2023년 영양교사 선발인원, 지난해 ‘반토막’
2023년 영양교사 선발인원, 지난해 ‘반토막’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2.10.1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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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총 313명 선발… 지난해 절반도 안 되는 637명
‘사전예고인원보다 적은 최종선발인원’… 관행 깬 첫 사례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2023년도 영양교사 선발인원이 2022년 대비 절반 이하로 대폭 감소해 짙은 아쉬움이 나온다. 학교급식법에서 규정한 ‘1교 1영양교사 배치’가 완료되지 않았고, ‘영양교사제도’ 도입과 함께 영양교사로 전환된 이른바 ‘1세대 영양교사’들의 정년퇴직도 다가오고 있어 실제 정원이 더 필요함에도 줄어든 것이라 일부에서는 ‘조만간 극단적인 대책이 필요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국 교육청, 2023년 교사 임용 공고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지난 5일 일제히 ‘2023년도 중등교사, 보건·사서·전문상담·영양·특수(중등)교사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 시행계획’ 공고를 발표했다. 공고에 따르면, 2023년도에 선발되는 영양교사 규모는 총 313명이다. 이 같은 선발인원은 지난해와 대비된다. 2022년도 선발인원은 역대 최대규모인 637명이었다.

2020~2023 영양교사선발인원변화.
2020~2023 영양교사선발인원변화.

2022년에 비해 대다수 교육청의 선발인원이 크게 줄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경기도다. 경기교육청 선발인원은 2022년 134명에서 2023년 36명으로 ‘급감’했다. 

덕분에 영양교사 선발인원 전국 1위는 올해 처음으로 바꼈다. 지난 10년간 줄곤 경기교육청이 1위였으나 올해는 서울과 경북이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서울교육청의 선발인원은 2022년 27명에서 2023년 44명으로 늘었고, 경북교육청도 41명에서 44명으로 늘어났다.

선발인원이 소폭 증가한 몇몇 지역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선발인원 감소세가 뚜렷했다. 2022년 108명을 선발했던 전남교육청은 2023년 25명에 그쳐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크게 감소했다. 

2022년 56명을 선발한 충남교육청은 2023년 13명으로 줄었고, 56명을 선발한 경남교육청도 2023년에는 12명만 선발한다. 18명을 선발했던 제주교육청은 2023년도에 단 4명만 선발한다.

사전예고인원에 턱없이 부족한 정원

무엇보다 경기교육청의 사례가 어떤 의미를 지닐지에 관심이 쏠린다. 경기교육청이 최종인원 확정 전 교육부에 보고한 사전예고인원은 102명이었다. 하지만 이에 1/3 수준의 정원만 받은 셈이다. 

이처럼 최종선발인원이 사전예고인원보다 줄어든 지역은 경기교육청이 유일하다. 나머지 지역은 사전예고인원과 동일하거나 약간 늘어난 수준으로 배정됐다. 

경기교육청을 제외한 사전예고인원과 최종선발인원이 크게 차이나는 지역은 인천이다. 인천교육청은 11명을 사전예고했으나, 최종선발인원은 두 배가량 늘어난 27명으로 확정됐다.

교육청 관계자들은 이 같은 사례가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간 교육청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보고하는 사전예고인원은 정부가 통상 ‘인정해주는’ 관행이 강했으나 이번 경기교육청의 사례로 그 같은 관행이 처음 깨진 것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영양교사 정원과 관련해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의 배정 결과에 따를 뿐, 특별히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정년 맞을 ‘1세대 영양교사’ 대비해야

이번 선발인원을 두고 교육청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여러 의견이 나온다. 특히 ‘아쉽다’는 반응과 함께 정권 교체가 선발인원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그 배경에는 영양교사와 보건·사서 등 비교과교사 선발인원 대폭 감소가 자리잡고 있다.

영양교사를 비롯해 보건·사서·전문상담 등 비교과교사는 2022년 3024명에서 2023년 1190명으로 60%나 줄어든 반면, 중등 교과교사는 2022년보다 11.1%(488명)가 늘어난 4898명을 뽑는다. 

보건교사는 2022년 798명을 선발했지만, 2023년은 388명(49.6%) 줄어든 395명을 선발하며, 사서교사도 2022년 215명에서 173명(80%)이나 줄어든 42명을 선발한다. 전문상담교사 역시 246명만 선발해 2022년(801명)보다 555명(69.3%)이나 줄었다.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는 법령에 명시된 비교과교사 배치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이들에 대한 선발인원을 크게 늘려왔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보건교사의 경우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1교 2교사 배치’를 원칙으로 하면서 선발인원이 더욱 늘었다. 학교 배치율이 각각 15%, 37%에 불과한 사서교사, 상담교사도 마찬가지. 문제는 이번 비교과교사 선발인원 감축이 교육부의 증원 요청을 행정안전부가 묵살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선발인원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일선 영양교사들은 “타 비교과와 다르게 영양교사는 선발인원을 늘려야 할 이유가 명확하다”고 입을 모은다. 

충남의 한 교육청 관계자는 “2007년과 2008년 국민영양관리법에 의해 전환된 이른바 ‘1세대 영양교사’가 2000여 명이고, 그 당시 그들의 평균연령은 40대 중반이었다”며 “명예퇴직 등으로 이미 숫자가 줄었다 해도 아직 몇백 명 이상의 영양교사가 퇴직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 당국은 이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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