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걸쳐 얻는 숙성육 48시간 만에 얻을 수 있어… 숙성육 시장 확대 기대
[대한급식신문=한명환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이하 농진청)은 20일 기존 건식숙성과 유사한 효과를 단시간에 얻을 수 있는 ‘라디오파 소고기 연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건식숙성이란 일정 온도, 습도, 통풍이 유지되는 곳에서 2주에서 4주 가량 고기를 공기 중에 두고 숙성시키는 방법이다. 건식숙성된 소고기는 고기 속 효소가 단백질을 분해해 육질은 연해지고 맛이 풍부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건식숙성은 0~2°C, 습도 70~85%의 환경에서 오랜 시간의 숙성을 거치며 고기 표면에 건조된 부분이 두꺼워져 먹지 못하는 부위가 생기는 단점이 있다.
이에 농진청은 라디오파를 이용해 소고기들 효소 반응이 활발한 20~40°C까지 열을 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라디오파란 가장 긴 파장을 가진 전자기파를 부르는 명칭이다.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보다 파장이 긴 특징이 있어 소고기 안쪽까지 효소 반응이 활발한 온도로 가열할 수 있다.
라디오파로 소고기를 48시간 동안 연화시킨 결과, 고기의 질긴 정도는 약 20%가 줄었다 아울러 단맛과 감칠맛을 나타내는 아미노산은 건조 전 무게 기준 1.5배 증가했다. 이는 기존 방식으로 2~6주 정도 건식숙성을 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소고기를 가열하는 도중 영하의 냉풍을 공급하는데 온도를 증식을 억제하고 고기 표면이 빠르게 건조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기술을 적용한 소고기는 표면이 얇게 건조돼 버려지는 부위 없이 모두 먹을 수 있다.
농진청은 이번 기술 개발로 그동안 업체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지던 소고기 건식숙성의 산업화 및 대중화 기반이 마련됐으며, 낮은 등급의 소고기에 적용 시 소비에 탄력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식품회사, 전문식당 등에서도 건식숙성육과 비슷한 품질의 고급육을 제조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해당 기술에 대한 산업재산권이 출원됐으며, 전문식당에서 사용하기 적합한 형태로 시제품이 제작된 상태다. 아울러 LG전자와 함께 일반 냉장고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공동연구 중이다.
손재용 농진청 수확후관리공학과장은 “이번 기술 개발은 숙성이 적용된 고급육을 산업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