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숙성육
시간을 달리는 숙성육
  • 한명환 기자
  • 승인 2022.10.19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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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라디오파 이용해 단기간에 소고기 숙성효과 기술 개발
4주 걸쳐 얻는 숙성육 48시간 만에 얻을 수 있어… 숙성육 시장 확대 기대

[대한급식신문=한명환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이하 농진청)은 20일 기존 건식숙성과 유사한 효과를 단시간에 얻을 수 있는 ‘라디오파 소고기 연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건식숙성이란 일정 온도, 습도, 통풍이 유지되는 곳에서 2주에서 4주 가량 고기를 공기 중에 두고 숙성시키는 방법이다. 건식숙성된 소고기는 고기 속 효소가 단백질을 분해해 육질은 연해지고 맛이 풍부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건식숙성은 0~2°C, 습도 70~85%의 환경에서 오랜 시간의 숙성을 거치며 고기 표면에 건조된 부분이 두꺼워져 먹지 못하는 부위가 생기는 단점이 있다.

소고기 숙성 전(왼쪽)과 후.
소고기 숙성 전(왼쪽)과 후.

이에 농진청은 라디오파를 이용해 소고기들 효소 반응이 활발한 20~40°C까지 열을 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라디오파란 가장 긴 파장을 가진 전자기파를 부르는 명칭이다.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보다 파장이 긴 특징이 있어 소고기 안쪽까지 효소 반응이 활발한 온도로 가열할 수 있다.

라디오파로 소고기를 48시간 동안 연화시킨 결과, 고기의 질긴 정도는 약 20%가 줄었다 아울러 단맛과 감칠맛을 나타내는 아미노산은 건조 전 무게 기준 1.5배 증가했다. 이는 기존 방식으로 2~6주 정도 건식숙성을 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농진청이 개발한 라디오파 숙성장치.
농진청이 개발한 라디오파 숙성장치.

또한 소고기를 가열하는 도중 영하의 냉풍을 공급하는데 온도를 증식을 억제하고 고기 표면이 빠르게 건조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기술을 적용한 소고기는 표면이 얇게 건조돼 버려지는 부위 없이 모두 먹을 수 있다.

농진청은 이번 기술 개발로 그동안 업체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지던 소고기 건식숙성의 산업화 및 대중화 기반이 마련됐으며, 낮은 등급의 소고기에 적용 시 소비에 탄력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식품회사, 전문식당 등에서도 건식숙성육과 비슷한 품질의 고급육을 제조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해당 기술에 대한 산업재산권이 출원됐으며, 전문식당에서 사용하기 적합한 형태로 시제품이 제작된 상태다. 아울러 LG전자와 함께 일반 냉장고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공동연구 중이다.

손재용 농진청 수확후관리공학과장은 “이번 기술 개발은 숙성이 적용된 고급육을 산업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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