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영양교사 선발인원, 행안부가 짤랐다
내년 영양교사 선발인원, 행안부가 짤랐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2.10.24 11:2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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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423명 정원 증원 요구… 행안부, 달랑 145명만 반영
학교 현장 “비교과교사 감축이 정부 방침이라면 대책 세워야”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2023년도 영양교사 선발인원이 2022년도에 비해 ‘반토막’이 난 가운데 이번 인원 감축을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 이하 행안부)가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같은 조치가 현 정부의 의지로도 풀이되면서 예전처럼 교육공무직 영양사 혹은 기간제 영양교사 배치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본지 345호(2022년 10월 10일자) 참조>

권은희 국회의원(국민의힘)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가 행안부에 요청한 2023년도 비교과교사 증원 규모는 2571명이다. 하지만 행안부가 최종 승인한 증원 규모는 329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 정원 증원 요구에 행안부 사실상 ‘거부’ 

구체적으로 교육부는 행안부에 423명의 영양교사 정원 증원을 요구했지만, 행안부는 단 145명만 승인했다. 또한 전문상담교사는 769명 중 101명을, 사서교사는 220명을 요청했으나 단 한 명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건교사도 심각해 1160명 증원 요구에 83명만 반영됐다. 

2021~2023년도 비교과모집인원 현황. (자료 제공: 권은희 의원실)
2021~2023년도 비교과모집인원 현황. (자료 제공: 권은희 의원실)

각 교육청에서 9~10월경 공고하는 차기년도 교사 임용시험 선발인원은 행안부의 승인을 거쳐 확정된 정원 증가 인원에 퇴직자, 휴직자 수 등을 더해 결정된다. 교육부는 매년 5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교육청과 협의해 차기년도 임용시험 사전예고인원을 발표한다. 교육청은 신설학교, 기간제 교사 현황 등을 파악해 신규 정원 수요를 집계하고, 동시에 정년퇴임자와 명예퇴직 희망자, 휴직예정자 등도 파악한다. 

이처럼 영양교사 임용시험 선발인원을 결정해 발표하는 주체는 각 교육청이지만, 실제 관여하는 부분은 기존 정원 중 결원에 따른 인원뿐이며, 전체 정원을 늘리는 역할은 결국 행안부와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가 하게 된다.

즉 인건비와 각종 비용을 정부 예산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지출 결정권을 가진 행안부와 기재부가 교사 정원 증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영양교사 정원이 1000여 명 이상 늘어날 수 있던 것도 행안부와 기재부의 정원 증가 정책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이번에 대폭 감소한 선발인원은 사실상 ‘정부의 의지’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역 교육청의 한 영양전공 장학사는 “윤석열 정부에서 공무원 감축 기조를 내세우면서 공무원 선발인원을 줄이고 있는데, 이번 비교과교사 정원 감축도 같은 목적으로 보인다”며 “법령에 명시된 영양교사 배치기준을 무시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행안부는 선발인원이 아닌 기존 정원에서 증가되는 인원만 결정할 뿐 최종선발인원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며 “교육부 등 정부 부처와 협의해 결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영양교사 부족… 공무직 영양사 채용 가능성 ‘솔솔~’

사정이 이렇게 되면서 학교급식 현장에서는 당장 내년부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사전예고인원의 1/3 수준을 배정받은 경기도는 영양교사 확보에 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교육청은 지난 8월 발표한 사전예고인원에서 신설 학교와 퇴직자, 휴직자 등을 포함해 모두 102명을 선발한다고 밝혔으나 실제 반영된 인원은 장애 대상 3명을 제외하면 33명에 불과하다. 

정부가 앞으로 영양교사 선발인원을 계속 감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학교급식 관계자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경북교육청이 실시한 신규 영양교사 직무연수 모습.
정부가 앞으로 영양교사 선발인원을 계속 감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학교급식 관계자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경북교육청이 실시한 신규 영양교사 직무연수 모습.

문제는 2023년 경기도내 개교 예정인 유·초·중·고교는 총 18개이며, 2023년 2월 말에 정년을 맞는 영양(교)사는 10명이 넘는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휴직·퇴직 등 갑작스러운 영양(교)사 결원에 대응할 수 있는 인원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즉 학교급식은 영양(교)사 없이 운영될 수 없기 때문에 결원이 생겼는데 배치할 영양교사가 부족하면 부득불 기간제 영양교사를 배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경기교육청은 그동안 교육감 방침으로 2·3식 학교에 영양(교)사 2명 배치를 위해 노력해왔고, 실제로 3식 학교에는 대부분 2명씩 배치되어 있다. 하지만 정원 감소로 영양교사 부족이 현실화되면 기존 ‘2명 배치 원칙’을 고수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한 경기교육청은 전임 이재정 교육감 방침으로 교육공무직 영양사 채용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아직 교육공무직 영양사를 선발하는 타 지역은 교육공무직 영양사 배치를 늘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경기교육청의 한 영양교사는 “기간제 영양교사 확대와 2·3식 학교 영양교사 2명 배치 포기 모두 학교급식을 퇴행시키는 정책으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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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슈슈 2022-11-04 11:35:47
밑 댓글 보면 수업을 하지 않는 자는 교원 충원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데, 영양교사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일부는 맞는 말이긴 하다고 봅니다.
솔직히 학교에서 교육을 하기란 쉽지 않고 시간을 내주지도 않고.. 그냥 예전처럼 영양교사 명칭을 바꿨으면 좋겠어요. 임용 시험은 보는데 이름 명칭은 위생직?그런 것이었다고 들었습니다.
명칭 하나로도 욕을 너무 먹어요. 니네가 뭔 교사냐, 담임을 맡냐, 등하교 지도를 하냐등등으로...

그리고 진짜 슬픈게,, 영양교사 제대로 배치 안된 학교 많고 그 많은 업무를 한 학교에 한명이다 전담으로 하면서 너무 힘든데 그리고 2,3식 하는 학교에 한명밖에 없고.. 업무 과다에요. 영양교사가 아닌 다른 이름의 공무원으로 증원이 필요함을 너무 절실히 느낍니다.

도시가스 2022-10-31 09:35:53
수업을 하지 않는 자는 교원 충원하지 말아야 합니다. 왜 영양사, 상담사가 교원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2022-10-22 19:10:31
전문상담교사 배치 확대도 요청드리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