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위기로 다가오는 ‘조리인력의 공백’
점차 위기로 다가오는 ‘조리인력의 공백’
  • 김기연·한명환 기자
  • 승인 2022.11.2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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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A학교, 조리인력 없어 급식 운영에 한계… 급기야 간편식 도입
직업 안정성 높다는 학교급식이지만… 지역과 형태별 선호도 격차 커

[대한급식신문=김기연·한명환 기자]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급식소 조리인력 공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조리인력에 대한 문제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근본적인 대안 마련조차 쉽지 않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대한급식신문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경기 양평군 A중·고교(이하 A학교)는 지난 10월 말부터 수능시험을 준비하던 고교 3학년을 제외한 모든 재학생에게 빵과 우유 등으로 구성된 대체식을 격일마다 제공한 것으로 확인된다. 

결국 대체식 제공이 늘면서 양평지역 학부모 카페 등을 중심으로 학교 측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급기야 주요 지역 언론들도 이를 보도하면서 사태가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조리인력 공백으로 시작된 악순환 

A학교는 양평지역에서 학생이 가장 많은 사립학교로 학생 수가 1363명에 달하며, 교직원까지 포함하면 실제 급식 인원은 1400명이 넘는다. 하지만 현재 이 학교에 근무하는 조리 종사자는 8명뿐이다. 당초 13명이 근무했으나 5명의 공백이 발생한 것. 

학교급식에 조리인력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은 수도권 한 학교급식소에서 조리 종사자가 조리업무를 수행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이 없음.)
학교급식에 조리인력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은 수도권 한 학교급식소에서 조리 종사자가 조리업무를 수행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이 없음.)

이 같은 이탈 흐름은 2~3년 전부터 꾸준히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학교 측은 퇴직 등으로 발생한 조리인력을 메꾸기 위해 최근까지 약 26번의 채용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어 채용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은 또 다른 악순환을 만들었다. 급식 인원이 많은 데다 점심은 물론 아침과 저녁 급식까지 필요한 A학교는 조리인력 공백이 지속되며 양평에서 ‘노동 강도가 제일 높은 학교’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고, 이는 다시 조리 종사자들의 근무 기피로 이어졌다. 

여기에 연쇄 퇴직과 외진 학교 위치도 문제로 대두됐다. 퇴직하는 조리인력이 다른 동료에게 동반 이직을 권하거나 퇴사자로 생긴 업무를 남은 조리인력이 도맡게 되면서 추가 퇴사로도 이어진 것. 게다가 외진 곳의 A학교 위치도 인력 수급에 어려운 요소로 부각됐다. 

이어지는 악순환에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도 쉽지 않은 형국이다. 교육지원청별로 ‘대체 인력’을 운영하지만, 최소 5명의 인력은 파견 자체가 어렵고, 이미 노동 강도가 높다는 소문이 퍼져 A학교 근무 자체를 기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급변하는 급식 환경에 대처해야

일선 학교급식 관계자들은 몇 년 전부터 감지됐던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조리업무는 노동에 비해 처우와 보상이 낮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신규인력 확충에 어려움으로 돌아온 것. 이 같은 흐름은 단체급식 업종 전반에 공통적인 현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그나마 학교급식은 직업 안정성으로 일반 산업체에 비해 사정이 낫다고 하지만, 같은 학교여도 지역 혹은 형태별 선호도 격차가 크다. 기왕이면 국공립을, 지방보단 대도시를 선호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A학교의 급식 운영도 큰 변화가 생긴 것으로 확인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역 내에서 급식 만족도가 높았지만, 조리인력 공백으로 반조리·가공식품을 많이 사용하게 됐다. 그런데 최근에는 사정은 더 나빠져 급기야 간편식 도입에 이르렀다.

A학교와 같이 반복되는 악순환은 자연히 젊은 조리인력 진입에 장벽이 됐고, 기존 조리인력은 노령화되면서 교육 당국도 또 다른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실제 노동 강도와 처우 수준을 개선하며, 신규 조리도구 도입을 확대하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으나 궁극적 대안이 될지는 미지수다.

일부 학교급식 관계자들은 A학교 사례가 향후 급변할 급식 환경의 시작으로 보고,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에 간편식 제공이 시작된 10월 이후 교육지원청 등에서 조리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없다”며 “A학교 외에도 조리인력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교가 더 있는데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경기도내 한 학교급식 관계자는 “코로나 전후 달라진 환경과 함께 급식의 패러다임도 급변하는 시대에 온 것 같다”며 “변하는 환경을 수용하면서도 학생들을 위한 급식 형태는 무엇일지 충분히 고민하고 대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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