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리무김치’가 아닌 ‘총각김치’가 표준어인 이유
‘알타리무김치’가 아닌 ‘총각김치’가 표준어인 이유
  • 정명석 기자
  • 승인 2022.11.1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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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렬 청주대학교 겸임교수, 총각김치 명칭 기원 연구 결과 발표
1959년 여성 월간지 ‘여원(女苑)’에서 첫 등장…이전엔 다양하게 불려

[대한급식신문=정명석 기자] 알타리무로 만든 김치에 총각김치라는 이름 붙은 재밌는 이유를 담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총각김치란 명칭은 1959년 11월 김장철에 여성 월간지 ‘여원(女苑)’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다. 그 이전엔 동일 또는 유사하게 만든 김치를 넝쿨김치나 알타리무 김치 등으로 불렸다.

김홍렬 청주대 호텔외식경영학과 겸임교수는 김치 중 하나인 총각김치의 명칭이 언제, 어떤 이유로 만들어지고, 확산·보편화해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추적 조사했다.

‘총각김치’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한 자료 ‘여원(女苑) 1959년 11월호’.
‘총각김치’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한 자료 ‘여원(女苑) 1959년 11월호’.

‘총각김치’라는 이름은 ‘여원(女苑) 1959년 11월호’에서 처음 등장했다. 하지만 그 이후 자료에서도 크게 등장하지 않다가 1961년 11월호 여원에서 그 이름이 다시 등장했고, 같은 해 11월 7일 신문에서 ‘총각김치’가 쓰이기 시작해 1970년대에는 대중적인 명칭이 됐다.

이어 대중가요 노래 가사에 담기면서 자연스럽게 ‘총각김치’란 말이 일상 용어화됐다. 1988년엔 총각김치가 알타리무와 알타리무 김치란 원래 명칭을 대신하는 표준어로 자리 잡게 됐다.

처음엔 총각김치란 음식명은 김치 재료인 무의 생김새를 빗댄 ‘총각의 성기를 닮은 김치’란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사회적 분위기에서 도덕적인 비난을 고려한 순화과정을 거쳐 ‘총각의 머리 모양을 한 무로 담근 김치’로 통용됐다.

김 겸임교수는 논문에서 “성적(性的) 의미를 담은 은어였던 총각김치는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싱싱하고, 이해심 많고, 똑똑하고, 외국까지 다녀온, 돈 많은 남성’ 즉 최고의 신랑감이란 이미지로 포장됐다”며 “실제론 본능적 욕구를 자극하는 뜻을 가진 유쾌한 은어였다”고 지적했다.

해당 연구 결과(‘총각김치’ 명칭의 시작과 확산, 그리고 보편화 과정 고찰: 음식문화 콘텐츠 관점을 연계하여)는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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