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의 변신은 ‘무죄’
요리의 변신은 ‘무죄’
  • [나침반] 신지명 밀레니엄 힐튼 서울호텔 셰프
  • 승인 2022.12.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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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명 밀레니엄 힐튼 서울호텔 셰프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처럼 ‘요리의 변신 또한 무죄’다. 22년간 특급호텔 중식당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놓을 수 있는 ‘단체급식에 팁은 뭘까’하고 고민해보았지만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실제 급식과 호텔의 조리는 근무환경과 시스템, 그리고 시간과 장소적 제약 등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고객 만족’이라는 목표만큼은 한치에 오차 없이 동일하다.

이 같은 목표적 관점에서 메뉴는 많은 영양(교)사분들에게 고민되는 업무 중 하나인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고객들은 주간과 월간 등 메뉴에 매우 관심이 높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과 받는 입장의 차이랄까. 

이렇듯 매일 직업적으로 겪는 고민이다 보니 때론 개인적인 성향과 관심도에 따라 메뉴를 선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대한급식신문사 조리연구위원회 중식분과장으로 2015년부터 매년 ‘우수급식외식산업전’에서 중식 메뉴 시연을 맡아 진행해왔다. 그러면서 대다수 영양(교)사분들이 호텔식 등 색다른 메뉴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관심은 새로운 식문화와 트렌드를 메뉴에 반영해 고객 만족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단체급식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중식에 비추어 본다면 전통적인 중국요리인 탕수육, 자장면, 짬뽕 등에 국한된 메뉴는 고객 만족을 다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며칠 전 사내식당에서 기존 방식이 아닌 색다른 방식의 요리가 나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 적이 있다. 마파두부를 전통적인 두반장 소스가 아닌 고춧가루와 고추장으로 풍미있게 조리해 제공한 것이다. 

이를 볼 때 이제 급식에서도 색다르지 않은 탕수육과 자장면, 마파두부 등 전통적인 기존 방식에 포커스를 맞춰 음식을 제공하면 여러 문제로 고객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새로움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중식으로 예를 든다면 자장면을 만들 때 춘장으로 조리하지 않고 고추기름에 두반장, 대파, 다진 마늘을 넣어 향이 나게 살짝 볶은 방법을 추천할 수 있다. 

여기에 부재료인 표고버섯, 죽순, 피망과 파프리카를 썰어 굴소스를 넣고 다시 볶다 닭육수와 전분으로 농도를 맞춰 완성한 ‘사천자장면’은 기존 자장면과 다른 색다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우리에게 친숙한 탕수육도 마찬가지다. 설탕과 식초 등의 재료로 기존과 같은 소스를 만드는 것뿐만 아닌 춘장, 토마토, 커리 등 다양한 재료를 가미하는 방식으로 변화시킨다면 더 새롭고 재미있는 메뉴이자 메뉴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 될 것이다.

과거에는 전통을 중시해 헤드 셰프 입맛이 메뉴의 맛을 좌우했다. 하지만 이제는 고객의 개성과 취향을 적극 반영하는 등 변해가는 음식 트렌드에 맞춰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중식도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좀 더 디테일하게 소스를 다양화해 나간다면 고객 만족도는 상당히 향상될 것이다. 

과거 어른들의 전유물이었던 ‘마라탕’이 최근에는 중·고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매우 높다. 이처럼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고정관념과 정형화된 생각을 벗어나 영양(교)사분들의 다양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메뉴에 반영한다면 안전과 건강에 맛까지 더한 트렌디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소스와 양념, 그리고 조리법의 변화 등을 통해 ‘음식의 질’로 고객에게 다가선다면 바로 그것이 단체급식을 조금 더 발전시키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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