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학교급식, ‘공동구매 중단 선언’
인천 학교급식, ‘공동구매 중단 선언’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2.12.07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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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육청 “가격 경쟁 없어지면서 공동구매 취지도 무색”
식자재협동조합 “물가 폭등 상황 등 현재 가격도 낮은 편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인천시교육청(교육감 도성훈, 이하 인천교육청)이 2020년부터 진행해온 ‘학교급식 우수 식재료 공동구매사업’(이하 공동구매)을 내년에는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인천 학교급식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지나치게 높았던 ‘식자재 단가’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급식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인천교육청은 지난달 관내 학교에 ‘학교급식 우수 식재료 공동구매 사업 종료 안내’ 공문을 하달하고, 공동구매를 2023년 2월 28일까지만 운영한다고 밝혔다.

인천교육청은 2019년 일부 불량 공급업체가 납품 과정에서 학교 측에 과도한 대응을 일삼자 이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 일부 품목에 대해 식자재 공동구매를 시범 도입했다. 그리고 2020년 1학기부터 급식에서 주로 사용하는 식용유, 참기름, 고추장 등 22개 품목의 식자재 공동구매를 시작했다.

지난 2018년 인천 모 식자재 공급업체가 학교 납품 과정에서 과도하게 횡포를 일삼으며 물의를 빚자 당시 인천지역 시민단체가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업체의 ‘횡포’는 인천지역 식자재 공동구매의 시발점이 되었다.
지난 2018년 인천 모 식자재 공급업체가 학교 납품 과정에서 과도하게 횡포를 일삼으며 물의를 빚자 당시 인천지역 시민단체가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업체의 ‘횡포’는 인천지역 식자재 공동구매의 시발점이 되었다.

당시 시범사업에 참여한 학교는 62개였으나 공동구매가 점차 영양(교)사들에게 호평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1년 공동구매가 정규사업으로 전환되면서 200여 개 이상의 학교가 참여했다. 그런데 올해 업체 선정 입찰에 인천학교급식우수공산품협동조합(이하 조합)이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결국 인천교육청은 조합 측이 제시한 가격으로 수의계약을 진행하고, 학교급식에 식자재를 공급하면서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운영 과정을 검토했다. 그 결과 인천교육청은 당초 공동구매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판단, 내년부터 공동구매를 시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대한급식신문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올해 공동구매 가격은 타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기초가격(시장가격) 대비 납품가격을 나타내는 낙찰율은 2022년 기준 평균 96%에 달했다. 이는 시장에서 판매되는 100원짜리 상품이 경쟁입찰을 거쳐 평균 96원에 공급된는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인천교육청은 ‘가격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인천교육청의 이번 결정에 대해 조합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합 고위임원은 “인천교육청이 낙찰율과 높은 단가를 문제로 삼으며 조합의 독점을 핑계로 내세우지만, 입찰과 공급과정에 있어 어떠한 불법·편법도 없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최근 물가 폭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조합의 가격은 합리적인 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조합원끼리 입찰하는 등 ‘경쟁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해도 인천교육청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지나친 행정편의주의”라고 반발했다.

일선 영양(교)사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공동구매를 통해 식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온 영양(교)사들은 공동구매 이전 발생했던 공급업체와의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반대로 그간 시장가격만큼 높은 가격이 낮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인천영양교사회 한 임원은 “좋은 품질의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서 영양(교)사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며 “불성실업체를 제재할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입찰체제로 돌아가면 급식 운영이 다시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또 다른 영양교사는 “공동구매의 장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특정 업체가 ‘독점’하는 형태는 긍정적이지 않다”며 “단가와 조건을 조정해 어떠한 형태로든 경쟁이 이뤄질 수 있을 때 다시 공동구매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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