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조리실… 정규직 접고 비정규직 양산
‘위험천만’ 조리실… 정규직 접고 비정규직 양산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01.16 17: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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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교육청, ‘2024년부터 공무원 조리사 선발 폐지’ 발표
“재정 지출 줄이려는 것” vs “전문기관 용역 결과 따른 것”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경상북도교육청(교육감 임종식, 이하 경북교육청)이 2024년부터 조리직렬 지방공무원 채용을 전면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급식 현장에서는 계속 늘고 있는 조리사 ‘폐암’ 발생과 더불어 1급 발암물질 ‘조리흄’ 문제까지 조리업무의 위험성이 날로 심각해지는 가운데 이같은 조치는 최근 심화되는 급식 종사자 구인난을 더욱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9일 ‘2023년도 경북교육청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일정(안) 안내’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조리직렬 지방공무원은 ‘중기 지방공무원 조리직렬 정원조정계획’에 따라 2023년도까지만 신규 채용하고, 이후에는 교육공무직원으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북교육청이 2024년부터 공무원 조리사 선발을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사진은 지난해 경북교육청이 진행한 학교급식 조리사-조리실무사 교육 모습.
경북교육청이 2024년부터 공무원 조리사 선발을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사진은 지난해 경북교육청이 진행한 학교급식 조리사-조리실무사 교육 모습.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대한급식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결정의 배경에 대해) 조리직렬의 일원화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경북교육청연구원(이하 연구원)의 용역 결과에서 도출된 제안대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연구원은 경북교육청의 의뢰로 2021년부터 ‘학교급식 시설 조리사 직종의 효율적인 인력관리 방안 연구’을 실시해왔으며, 2022년 12월 22일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공무원 조리사와 공무직 조리사 직종의 일원화는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양질의 급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조리사 인력의 전반적인 운영 방향, 공공재정의 건전성 확보, 학교 근무의 특수성(예 : 방학 중 미급식), 구성원의 역할 만족도 등을 고려했을 때 공무직 조리사 직종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경북지역에는 2021년 기준 공무원 조리사가 298명, 공무직 조리사가 612명으로, 2018년부터 매년 일정 수준의 공무원 조리사를 채용해왔다. 특히 공무원 조리사는 일반 9급 공무원 선발과 동일하게 치러지며, 신분과 처우 역시 동일해 안정적인 학교급식과 발전 등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확대되는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경북교육청의 계획이 발표되자 학교급식 조리사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경북교육청이 ‘학교급식 종사자의 비정규직화’에 앞장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조리 종사자 구인난을 더욱 부추기는 행정을 펴고 있다는 것. 

경북지역의 한 공무원 조리사는 “연구원의 연구 결과와 ‘공무직 조리사로의 일원화’를 내세운 근거가 매우 빈약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결국 재정 지출을 줄이자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무엇보다 공무직 조리사의 직무만족도가 공무원 조리사보다 높다는 사실이 상식적으로 이해되나”라며 “경북지역의 높은 학교급식 만족도와 함께 전국 교육청들이 벤치마킹하는 여러 성과는 영양(교)사와 조리사들의 노력으로 빚어낸 것인데 우리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정책”이라고 성토했다. 

또 다른 학교 조리사는 “이제는 공식화된 폐암 산재와 더불어 1급 발암물질 조리흄까지 ‘목숨을 거는 근무 현장’이라는 오명으로 조리 종사자 구인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이런 마당에 신분과 처우가 보장되는 공무원 조리사 활성화는 고사하고, 되레 비정규직을 양산한다면 앞으로 급식소 조리실은 더욱 기피하는 업무이자 근무 공간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일원화 방향에 대해 교육청이 판단하기 어려워 전문기관에 용역을 맡기고 결론을 얻는 것”이라며 “개선점에 대한 의견은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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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키포키 2023-01-16 21:03:18
파업할때 도시락 그만 먹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