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하는 노인들, 더 빨리 늙는다
‘혼밥’ 하는 노인들, 더 빨리 늙는다
  • 김나운 기자
  • 승인 2023.01.17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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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경희대병원 연구팀, 노인 2072명 분석
“‘혼밥’으로 인한 우울감이 큰 원인” 정책적인 프로그램 필요

[대한급식신문=김나운 기자] 혼자서 밥을 먹는 '혼밥' 노인들은 노쇠 속도가 빠르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송윤미 교수·박준희 임상강사와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 공동연구팀은 2016∼2017년 ‘한국 노인노쇠코호트’(KFACS) 연구에 참여한 70~84세 노인 2072명을 대상으로 식사 유형에 따른 노쇠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혼밥을 하는 노인의 노쇠화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더 빠르게 진행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홀로 지내는 노인들이 누군가와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사회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정책제언도 나왔다.
혼밥을 하는 노인의 노쇠화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더 빠르게 진행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홀로 지내는 노인들이 누군가와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사회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정책제언도 나왔다.

연구팀은 ‘혼밥 노인’과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있는 노인의 노쇠정도를 비교 분석했다. 노쇠란 체중 감소, 근력 감소, 극도의 피로감, 보행속도 감소, 신체 활동량 감소에 이르는 5가지 지표 중 3개 이상의 지표가 평균의 하위 20%에 속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노인들은 연구를 시작할 때는 노쇠에 해당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있다가 2년 후 혼자 식사하게 된 그룹(136명)의 노쇠발생 위험은 계속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있는 그룹(1583명)에 비해 6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혼밥 노인’은 특히 노쇠 진단의 5가지 지표 중 체중이 감소할 위험이 약 3배 가량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 ‘혼밥 노인’이 극도의 피로감과 보행 속도 감소가 발생할 확률이 각각 1.6배, 2.8배 높아지는 특징이 관찰됐다. 노쇠 지표 중에서도 체중 감소(2.39배)와 근력 감소(2.07배)가 두드러졌다.

반면 연구 시작 때는 혼자 식사하다가 2년 후 밥을 함께 먹는 사람이 새로 생긴 그룹(136명)에서는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비율이 줄어드는 등 ‘혼밥’ 때보다 일부 노쇠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혼밥 노인’의 노쇠 위험이 높아지는 원인으로 영양결핍과 사회적 고립 뿐 아니라 우울감을 제시했다. 줄곧 혼자 식사하면서 생긴 우울감이 영양결핍과 고립을 불러 결국 노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홀로 지내는 노인들이 누군가와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사회적인 프로그램을 조성하는 등 정책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식구(食口)란 단어 뜻 그대로 끼니를 함께할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더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 연구”라며 “만약 함께 식사하다가 홀로된 부모님이 계신다면 혼밥에 따른 우울감이 있는지 등을 더욱 주의 깊게 살펴야 건강한 노후를 보내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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