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식생활, ‘한식’만으로도 충분
저탄소 식생활, ‘한식’만으로도 충분
  • 김나운 기자
  • 승인 2023.02.01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연구원, 채식문화와 한식의 차이 5가지 선정
“채식주의와 구분되면서 독자적인 특징 가져 저탄소 식생활과 부합”

[대한급식신문=김나운 기자] 최근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이들이 내세우는 ‘저탄소 식생활’이 한식과 맞닿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불 사용 최소화, 미생물 활용 등 한식이 가지는 5가지 특징이 현대 채식주의와 구분되면서도 식물 중심의 식생활을 가졌다는 것이다.

세계김치연구소 박채린 책임연구원은 ‘한식=채식’이란 이미지가 서구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을 계기로 서양의 채식주의와 구분되는 한식 문화의 특징 5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한식이 가진 특징이 채식주의와 구분되면서도 식물 중심의 식생활인 ‘저탄소 식생활’과 비슷한 특징을 지녔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식이 가진 특징이 채식주의와 구분되면서도 식물 중심의 식생활인 ‘저탄소 식생활’과 비슷한 특징을 지녔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 책임연구원이 꼽은 한식문화의 첫 번째 특징은 식재료의 다양성이다. 식재료의 범위가 밭에서 재배하는 채소부터 야생의 초목의 잎, 열매, 씨앗, 버섯 등은 물론 바다에서 채취하는 해조류까지 그 범위가 넓다는 것이다.

둘째는 불의 사용을 최소화하며 미생물을 활용한 발효 음식이 한식의 맛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보통 음식의 간을 맞추는 역할을 한식에서는 장(醬)이 맡고 있다. 불 대신 미생물의 활동을 이용해 음식의 풍미·물성·영양 구성을 바꾸는 발효는 상대적으로 탄소배출이 적다. 발효과정에서 각종 기능성 물질이 추가 생성되므로 영양상의 가치도 높다.

셋째, 다양한 음식을 한 상에 차려놓고 먹는 반찬 문화다. 반찬 문화는 채식 위주의 식단이 부를 수 있는 영양상의 불균형과 단조로운 맛을 보완하고 먹는 재미와 흥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넷째, 한국 유교의 소선(素膳, 상을 당하거나 제를 지낼 때 일정 기간 생선과 고기를 금하는 것)과 불교의 공양(供養, 공물을 바치는 것) 정신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한국적 생명관을 담고 있는 한식은 서구의 채식주의와 차별된다.

다섯째, 극단적 채식이 아닌 고기·어패류를 먹는 플렉시테리언, 붉은 살코기와 어패류는 먹는 페스테리언 등 세미 채식주의자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식물 기반의 음식이다. 동물성 식품인 젓갈이 소량 들어간 김치는 페스테리언에게 최적의 음식이다.

박 연구원은 논문에서 “한식은 식물을 기반하되 발효 음식과 이를 활용한 음식의 비중이 높아 생태환경친화음식이라 할 수 있다”며 “콩 발효 음식이 음식의 간을 맞추기 위한 용도로 대부분 조리에 사용되는 것도 돋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베지테리언 음식으로서 한식의 가치와 개념 정립을 위한 제언- 채식주의 운동의 역사적 전개 과정을 중심으로)는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