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관심 커진 ‘대학급식’, ‘공공급식’의 한 영역 
[기획] 관심 커진 ‘대학급식’, ‘공공급식’의 한 영역 
  • 박준재·정명석 기자
  • 승인 2023.04.12 1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식품부 ‘천원의 아침밥’ 사업, 호평 속에 올해 대폭 확대 
“아직 개선과제 있지만, 장기적 측면에선 무상급식 검토 필요” 

[대한급식신문=박준재·정명석 기자] 대학생들에게 저렴하게 한 끼 식사를 제공하자는 취지의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큰 관심을 표하면서 예산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더 큰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학교 무상급식 전환과정과 비교하면서 장기적으로 대학급식도 무상급식화될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이하 농식품부)가 시행하는 천원의 아침밥은 2017년 쌀 소비 진작을 위해 시작한 사업으로, 아침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들에게 저렴하게 아침식사를 제공해 궁극적으로 쌀 소비를 확대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고려대학교 학생식당에서 대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선 모습
고려대학교 학생식당에서 대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선 모습

몇 년간 진행된 이 사업은 지난해부터 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고물가로 대학생들이 정상적인 식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자 대안 중 하나로 천원의 아침밥이 떠오르게 된 것.

특히 1000원짜리 식사에서는 보기 힘든 수준의 식단이 제공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천원의 아침밥을 이용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무려 98.7%의 응답자가 ‘사업이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정치권도 이 사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는 지난달 29일 경희대학교 천원의 아침밥 현장을 찾아 사업 필요성에 공감하고, 사업 확대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도 지난 5일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학생식당을 방문해 “이 사업이 더 많은 대학에서 시행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도 일정 부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농식품부도 사업을 더 확대하는 추세다. 올해 이 사업에 참여하는 대학은 41개, 책정 예산은 7억2800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6일 농식품부는 예산을 15억8800만 원으로 늘리고, 추가 참여대학 신청과 기존 대학의 수혜 인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천원의 아침밥은 학생들이 1000원만 내면 농식품부가 1000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대학이 부담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따라서 기존 예산 7억2800만 원이라면 홍보비와 운영비를 제외하고 69만여 명의 대학생들에게 아침밥을 제공할 수 있었는데 예산이 두 배 이상 늘면서 수혜 대상도 150만 명으로 늘었다.

이처럼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직 해결할 과제도 있다. 먼저 실제 수혜를 받는 대학생이 극소수라는 점이다. 농식품부는 150만 명이 대상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150만 명이라는 수치는 ‘1식’ 기준이다. 즉 올해 11월 30일까지 전체 대학생에게 150만 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150만 식을 연간 평균 수업일수인 160일간 제공한다고 가정하면 1일에 9300식이며, 이를 당초 계획상 지원 대학 41곳보다 조금 늘린 50개 대학에서 제공하려면 1개 대학당 187식에 불과하다. 한 대학에 수천 명에 달하는 재학생 중 하루 단 187명만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

물론 모든 학생이 아침식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물가로 힘들어하는 대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취지라면 수혜 대상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대학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크다. 천원의 아침밥은 사실상 대학 의지에 달렸다고 봐야 한다. 학생 부담과 정부 지원금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대학측이 담당해야 하기 때문. 하지만 해당 예산은 대학 측에 큰 어려움 없는 규모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수도권의 한 급식 관계자는 “대학급식 단가를 5000원으로 계산했을 때 1일 200명의 재학생에게 천원의 아침밥을 주기 위해 대학이 연간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9600만 원”이라며 “급식단가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포함해도 1억5000만 원이 넘지 않아 매년 수백억 원의 예산을 사용하는 대학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금액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 복지는 결과적으로 대학의 책임이자 의무이기에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말고 대학이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급식 관계자는 대학 ‘무상급식’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학교 무상급식이 추진된 과정을 보면 대학급식도 장기적으로 무상급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공공성이 있으면서도 학생 복지정책 성격이 강한 대학급식도 엄연히 ‘공공급식’의 한 영역인 만큼 멀지 않은 시점에 무상급식 논의가 시작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