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 ‘친환경수산물’, 이제 시대적 사명이다 
[나침반] ‘친환경수산물’, 이제 시대적 사명이다 
  • 전라남도 수산유통가공과  김현미 과장 
  • 승인 2023.06.04 1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라남도 수산유통가공과  김현미 과장 
김현미 과장
김현미 과장

수산업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몇 년 동안 일본 정부가 추진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가시화되면서 수산업계의 우려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은 원전 오염수가 바다로 방류되기 시작하면 우리 국민의 수산물 소비량은 급감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최근 국민 설문조사에서도 72%가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되면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아무리 일본 정부가 온갖 방법으로 오염수의 안전성을 부르짖어도 국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을 것이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셔보라고 요구했을 때 우리 국민들은 물론 정치인들과 일본 내 학자들도 자신있게 마시겠다고 나선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이런 모습을 목격한 국민들이 오염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수산물을 믿지 못하고, 먹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전라남도는 우리나라 수산물의 대표 산지다. 전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의 약 60%와 친환경 인증을 받은 수산물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천일염의 90%를 생산하고 있다. 즉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면 전남 어업인들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런 상황을 예견하고 있는 전남·부산·울산·경남·제주는 2020년부터 협의체를 만들어 공동대응에 나섰으며,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특별법’ 지원근거 마련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특히 전남은 오염수 방류 전·중·후 단계에 따라 대책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다.

필자는 작금의 상황을 보면서 ‘위기는 곧 기회’라는 격언을 떠올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친환경수산물’ 이야기다. 전남은 지난 2008년 전국 최초로 친환경 수산 실천을 다짐하는 선포식을 열었다. 그리고 양식어업인들은 친환경 수산의 필요성과 가치에 공감하고, 친환경수산물 생산·가공을 위해 노력해왔다.

대표적인 수산물이 김이다. 어업인들은 과거 김을 생산할 때 질보다 양 위주로 생산하며 제 값을 받지 못하는 때도 있었다. 그러나 전라남도를 필두로 ‘친환경수산물 생산’의 의지를 갖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 우리나라 김은 전세계에서 주목받는 수출 품목이 됐다. 세계 김 소비량의 70%를 우리 김이 차지하면서 연간 수출액은 6억5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처럼 ‘효자’가 된 김의 77%는 전남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런 성과의 바탕에는 전라남도와 어업인들이 함께 이뤄낸 친환경 수산 생산기반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라는 악재를 이겨낼 방법으로 친환경수산물 확대를 제안하고 싶다. 인증과정과 기준, 절차를 강화하고, 수산물 안정성과 해역별·품목별 방사능 검사 결과 등을 실시간으로 국민들께 알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수산물’이라는 신뢰를 줘야 할 때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장흥군 무산김은 전남에서도 주목받은 친환경수산물이다. 일찍부터 친환경 인증과 국제 유기인증을 받아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했던 무산김은 올해 초 획득이 어렵다는 국제 친환경 인증까지 받아 주목을 받았다.

이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을 수 없다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어업인과 수산 관련 단체·공무원 모두 힘을 모아 친환경 수산 체제로 전환하고, 오염수에 대한 대책 등을 꼼꼼히 준비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친환경수산물은 이제 시대적 사명이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