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제 장학사’ 로 고통받는 영양 장학사
‘임기제 장학사’ 로 고통받는 영양 장학사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06.08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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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호 경기도의원, ‘임기제 장학사 개선 정담회’ 개최
최대 피해자 ‘영양 전공 장학사’, “임기제 선발 없애야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영양 전공 장학사들을 옥죄고 있다는 ‘임기제 장학사’ 에 대한 비판이 매우 거세다. 특히 임기제 장학사 제도의 부작용이 확인되면서 일선 교육청이 전체적으로 임기제 장학사 선발을 줄이는 와중에도 영양 전공 등 비교과 임기제 장학사만큼은 계속 선발하고 있어 교육청이 문제 해결을 하려는 ‘시늉’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급식신문 354호(2023년 2월 27일자 참조)>

경기도의회 황대호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경기도교육청임기제장학사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지난달 23일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교육청 임기제장학사제도 개선을 위한 3차 정담회’를 열었다. 임기제 장학사 제도의 불합리함에 관심을 가진 황 의원은 지난해부터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임태희, 이하 경기교육청)에 이 문제를 적극 질의하면서 협의회와 함께 정담회를 열어왔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3차 정담회에서는 임기제 장학사가 타 지역에 비해 가장 많음에도 차별과 불합리한 규정은 경기교육청이 가장 많다는 지적이 연이어 나왔다.

20년 이상 근무경력을 가진 영양교사가 일선 학교를 찾아 조리 종사자들에게 교육을 하는 모습
20년 이상 근무경력을 가진 영양교사가 일선 학교를 찾아 조리 종사자들에게 교육을 하는 모습

가장 큰 문제는 임기제 장학사로 근무한 경력이 교감 승진 경력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기교육청은 ‘경기도교육공무원 인사관리 세부기준’의 교감 전직기준에 ‘교육전문직원 경력 5년 이상 근속한 자’라고 명시하고 있다. 

원래대로라면 임기제 장학사 3년 근무 후 교사로 돌아가더라도 추후 다른 교육전문직원 시험에 통과해 2년만 근무하면 교감 승진자격이 주어진다. 그런데 경기교육청은 여기에 ‘근속’이라는 규정을 추가함에 따라 사실상 임기제 장학사가 근무한 경력을 경력으로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 게다가 임기제 장학사 임기 종료 후 2년간 교육전문직 시험 응시가 제한되는 점도 문제점 중 하나. 

결국 교감 승진을 원하는 일반 교사들이 임기제 장학사를 선택하면 교감 승진까지 최소한 10년(임기제 3년+응시제한 2년+일반 장학사 근속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더 이상 임기제 장학사를 선택하는 교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날 협의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지역내 임기제 장학사는 66명이나 되지만 대부분 올해 8월이면 임기가 종료되고 9월 1일부터는 6명만 남는다. 이 같은 임기제 장학사의 불합리함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국 모든 교육청이 겪고 있는 문제다. 

임기제 장학사의 부작용을 인지한 교육청이 임기제 장학사 선발을 꾸준히 줄이고 있지만 영양 전공 장학사는 조금 다르다. 전국 교육청이 임기제 장학사 선발을 줄이는 와중에도 영양과 보건 등 비교과 전공 장학사만큼은 여전히 임기제로 선발하기 때문이다. 

대한급식신문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교육청에 임용된 19명의 영양 전공 장학사 중 15명이 임기제 장학사다. 

이들의 보장된 임기는 평균 3년에서 5년이며, 대부분은 3년 정도 근무하거나 경우에 따라 1년 혹은 2년까지 연장하기도 한다. 

영양 전공 장학사는 협의회에서 제기하는 불합리 규정에 더해 ‘승진 불가능’이라는 부당함까지 겪어내야 한다. 초·중등교육법에서 규정한 ‘장학관’ 승진 대상에 영양교사는 제외돼 있기 때문. 임기가 만료된 장학사는 다시 일선 교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현재 지속적으로 선발되는 비교과 장학사 중에서도 보건 장학사 다음으로 숫자가 많음에도 보건 전공 장학사는 승진이 가능한 반면 영양 전공 장학사는 승진이 불가능하기에 사실상 ‘임기제 장학사’ 제도로 인한 최대 피해자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영양교사는 “영양교사 숫자가 올해 6500명을 넘어섰고 학교마다 1명씩 배치되어 학교급식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데도그 막중한 역할을 교육당국이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영양 전공 장학사를 임기제가 아닌, 일반 장학사로 선발하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결국 교육감의 의지”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양 전공 장학사는 “(대한급식신문의) 임기제 장학사에 대한 언론보도를 보면서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며 “재능과 전문성을 갖춘 영양교사들이 영양 전공 장학사로 많이 들어와야 전체 학교급식이 발전할 수 있을 텐데 지금은 후배들에게 영양 장학사 시험을 권하기 미안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대한급식신문과의 면담에서 “여러 차례 정담회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교육청에 전달했고 개선답변을 받아냈음에도 지난 1년간 이뤄진 개선조치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이번 정담회에서도 강력하게 개선을 요구해 올해 안에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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