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총선' 공약 흐름…공공급식의 '영토 확장'
[이슈] '총선' 공약 흐름…공공급식의 '영토 확장'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4.04.03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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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경로당 평일 점심'
국민의힘 '대학생 천원의 아침밥'
녹색정의당 '지방대학 반값 밥상'

경로당급식·천원의 아침밥, "취지 좋으나 충분한 논의 필요"
'대학급식'도 이제 '공공급식'… "큰 의미 지닌 공약일 수도"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이하 총선)가 오는 4월10일 치러진다. 각 정당과 후보들은 4년 전과 사뭇 다르게 열띤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권자가 후보자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바로 '공약(公約)'이다. 후보자가 당선되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어떻게 활동하겠다는 약속이다. 대한급식신문은 단체급식과 관련된 공약을 제시한 3개 정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녹색정의당)의 공약의 의미와 실현 가능성을 살펴봤다.  

- 편집자주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4월10일 치러진다. 그러나 각 정당에서 내세운 단체급식 관련 공약이 매우 빈약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4월10일 치러진다. 그러나 각 정당에서 내세운 단체급식 관련 공약이 매우 빈약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경로당급식' 체계화 가능할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공약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로당 평일 점심' 제공이다. 민주당은 "현재 중앙정부의 경로당 지원은 양곡비와 냉난방비에 불과하다"며 "운영비를 지원해 점심급식에 필요한 부식과 취사 비용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노인 비율이 높은 보훈단체 등의 시설을 대한노인회 지회에 포함시켜 점심급식 대상에 넣겠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그러면서 경로당급식을 위해 노인 일자리 등 재정 일자리 참여 인력을 경로당급식 도우미로 배치하는 것과 단계적으로 주말·휴일 손쉽게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바우처 지원 계획도 세웠다. 다만 민주당은 구체적인 소요예산과 예산 확보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 이하 복지부)가 제공하는 '노인복지시설 현황'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경로당 숫자는 모두 6만8180개다. 노인복지시설을 규정하는 노인복지법상 경로당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최소 20명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경로당 이용 노인은 최소 140만 명에 달한다고 볼 수 있다.

민주당 공약대로 모든 경로당에 급식을 제공한다고 가정하고 1식당 급식단가를 5000원으로 계산하면 1일 70억 원이 소요된다. 1년 365일 중 주말을 제외하고 260일 급식을 제공한다고 가정하면 1조8200억 원이 필요하다. 연간 학교급식 식품비 예산이 4조 원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무척 큰 예산 규모다.

급식 종사자 인건비도 관건이다. 1식 단가가 5000원일 경우 인건비가 포함된다면 식품비가 낮아져 급식의 질이 우려되고, 반대로 인건비가 포함되지 않으면 막대한 추가 예산 확보가 불가피하다. 특히 급식 대상자가 모두 노인이란 점에서 효율적인 식단 작성과 적정한 영양, 세밀한 위생·안전 관리 등을 위해 영양사를 필히 배치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영양사단체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노인급식의 필요성과 체계를 '공공급식' 관점에서 논의해야 할 시기가 됐다"며 "다만 세부적인 계획 없이 공약만 발표하면 '공약(公約)'이 아닌 '공약(空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원의 아침밥', 고등학생도?

국민의힘이 제시한 공약 중 단체급식과 연관된 공약은 단연 '대학생 천원의 아침밥(이하 천원의 아침밥)'이다. 학생이 1000원만 부담하면 정부지원금 1000원과 대학 지원금이 더해진 아침 식사가 제공되는 사업이다. 국민의힘은 천원의 아침밥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으나 대학 부담이 너무 크다며 기존 정부 지원 2000원을 4000원으로 인상하고, 사업 참여 희망 대학 전체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일부 국민의힘 후보는 천원의 아침밥을 고교까지 확대한다고 밝혀 관심을 받기도 했다. 박정훈 송파갑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27일 "우선 송파갑 지역의 고교 3학년에 해당하는 9개 학교, 1930명을 대상으로 관련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교생들은 1000원만 내고 송파지역 고교급식 평균단가인 5053원 중 4000원을 정부가 부담하는 것이다. 박 후보는 이 사업으로 송파구에서만 연간 16억8000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강미령, 이하 농식품부)가 2017년 시작한 천원의 아침밥은 2023년 큰 관심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2024년 천원의 아침밥에 참여한 대학은 186개로 늘었다. 식수인원 역시 전년 대비 2배인 450만 명분으로 확대됐고, 소요예산 역시 2023년 25억 원에서 93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국민의힘 공약대로 천원의 아침밥 정부지원금이 4000원으로 늘어나면 총 소요예산은 196억 원으로 늘어난다.

천원의 아침밥은 이미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업이어서 지금보다 식수인원이 더 늘어나도 큰 무리 없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사업 추진 의지가 워낙 강한 탓에 예산 확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교생까지 천원의 아침밥을 확대하는 것은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학교급식법을 적용받는 고등학교가 간편식이 아닌 급식을 먹기 위해서는 조리실이나 급식 종사자가 동원될 여지가 크다. 그러나 아침급식은 애초 학교급식법 범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별도 논의 없이 아침급식에 조리시설이나 급식 종사자를 활용하면 현행법 위반이다. 특히 이런 경우 아침급식이 점심급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높다.

서울의 한 영양교사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급식을 제공하겠지만 법령 위반은 물론 위생 공백의 우려 때문에 아침급식을 무리하게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학급식'도 '공공급식'으로

녹색정의당이 내건 공약 중 눈에 띄는 것은 '지방대학의 반값 밥상'이다. 녹색정의당은 "학자금, 취업난, 주거난으로 컵밥, 흙밥 등으로 때우는 청년 건강이 우려되며, 이는 미래 국가의 경제·사회적 비용으로 되돌아온다"며 "지방대학부터 친환경쌀과 먹거리로 반값 밥상을 차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교급식을 넘어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물론 모든 공공기관에 친환경쌀과 먹거리를 공급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녹색정의당이 내건 공약은 사실상 '대학의 공공급식화'라고 볼 수 있다. 국민의힘이 공약한 '천원의 아침밥 지원금 2배 인상'과 다른 점은 대학에서 이뤄지는 모든 급식에 국가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친환경쌀과 식자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어서 2010년대 초반 확대되기 시작한 학교 친환경 무상급식과 유사해 보인다.

다만 학교 무상급식 역시 수년간 시행착오를 겪다 현재 단계에 이른 터라 대학의 공공급식화는 당장 이뤄지기 쉽지 않아 보인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4년제 대학교은 207개, 전문대학은 136개다. 공약에서는 지방대학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구체적인 소요예산 규모를 특정하기 어렵지만, 연간 수천억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지역의 한 급식 관계자는 "초·중·고에 이어 유치원과 어린이집 무상급식 제공이 논의되고 있는데 엄연히 고등교육기관인 대학도 얼마든지 무상급식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공공급식의 영역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녹색정의당 공약이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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