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숯불갈비, ‘어항 숙성’ 한우·한돈 일품
양평숯불갈비, ‘어항 숙성’ 한우·한돈 일품
  • 안유신 기자
  • 승인 2024.04.13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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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즙 손실’ 막고 ‘고기 풍미’ 더하도록 어항서 숙성
‘정’ 담은 음식으로 양평 개군면 사랑방 타이틀 얻어

[대한급식신문=안유신 기자] 물 맑고 산 좋은 양평군(군수 전진선)은 유독 맛집이 많다. 특히 서쪽 경계로는 북한강과 남쪽으로는 남한강이 흐르는 데다 산세가 웅장하고 계곡이 깊은 용문산도 자리 잡고 있다. 이래서일까 유독 산과 들, 강을 테마로 한 맛집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양평의 정’까지 담은 고깃집이 독특한 맛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싱싱함이 생명인 횟집 어항(수족관)의 장점을 축산물에 그대로 적용한 양평군 개군면 소재 양평숯불갈비(대표 최상규, 이하 양평갈비)가 바로 그곳이다.

양평숯불갈비 최상규 대표

이곳 양평갈비는 독특한 방식의 고기 숙성을 고집하고 있다. 활어 등을 싱싱하게 보관하는 수족관에 진공 포장한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잠수(?)’시켜 숙성하는 일명 ‘워터에이징’ 방식을 사용한다. 

이 워터에이징 방식은 1~3℃ 일정한 온도로 유지되는 수중 환경에서 고기를 숙성시키기 때문에 육즙 손실이 거의 없다. 특히 연도와 풍미는 물론 고기 변색과 지방의 산화도 덜해 고기가 연하고 부드러워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최 대표는 “고기를 수족관에서 숙성하는 것은 고기 맛을 더 좋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고기는 처음 도살하면 ‘사후경직’이 일어나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 질겨지는데 수족관 숙성을 하면 고기 육질이 부드럽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워터에이징 방식을 따르는 이유는 양평갈비 최 대표의 과거 이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본래 주방기기 업체를 운영하다 건강상 이유로 양평에 횟집을 차렸다고 한다. 그러던 중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이 생기면서 업종을 전환했다. 즉 주방기기 전문가로 활동한 시절과 횟집을 운영하며 쌓은 싱싱한 활어 관리 노하우를 육고기에 접목시킨 것. 

최 대표는 “본래 구리에서 주방기기 업체를 운영하면서 기업인으로 성공했다고 자부했으나 몸이 좋지 않아 부득이하게 양평으로 내려오면서 섬마을이라는 횟집을 차리게 됐다”며 “그런데 누구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가 닥쳐 여러 어려움이 생기면서 아들의 의견을 따라 고깃집으로 업종을 전환을 하게 됐다”고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이런 최 대표의 업종전환 시도는 과거 이력의 전문성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게다가 ‘물 맑은 양평’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로 만들어 내놓은 신선한 밑반찬은 손님들의 입맛과 발길을 잡기에 충분했다. 

시장에서는 ‘말만 잘하면 공짜’라 했던가, 양평갈비 최 대표는 인심도 너무 좋아 손님이 삼겹살을 시켰는데 ‘홍어무침’이 있으면 함께 나눠 먹자며 손님상에 내놓기도 하고, 지인이 가져온 ‘횟감’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양평갈비는 동네 사랑방이 돼 주민들은 물론 이곳을 아는 관광객들도 ‘제집’처럼 찾아오는 곳이다.

최 대표는 “저의 고향은 서울인데 어느덧 양평에 정착한 지 30여 년이 흘러 이젠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자연스레 양평이라고 한다”며 “그저 ‘사람의 삶이 정’이라 생각하다 보니 그 맘으로 살아온 것뿐인데 동네 주민과 손님들이 좋아해 주셔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겸연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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