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돌봄서비스 위해 양질의 급식 밑바탕되어야” 지적
[대한급식신문=박준재 기자] 정부가 중점과제로 추진하는 ‘늘봄교실’의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양질의 돌봄서비스’를 위해서는 ‘양질의 급식’ 제공이 밑받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늘봄교실이 종료되는 오후 8시까지 이용하는 이른바 ‘야간 늘봄’을 신청한 아동들을 위해 제대로 된 저녁 한 끼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이주호)는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주호 부총리 주재로 브리핑을 열고, 지난 3월부터 시작한 늘봄교실 운영 통계를 공개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공약 중 하나였던 늘봄교실은 학부모들의 자녀 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자녀를 학교에 돌봐주는 정책이다.
‘확대일로’ 걷는 늘봄교실
당초 교육부의 계획은 2023년에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1학기에 전국 2000개 학교에서 늘봄교실을 시행한 후 2학기부터는 전국 모든 학교로 확대하겠다는 것이었다.
교육부가 브리핑을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학기 늘봄교실을 운영 중인 초등학교는 목표치인 2000개보다 많은 2838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 초등학생도 13만6000명에 이른다.
강득구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도 지난 10일 늘봄교실 참여자에 대한 세부 현황을 발표했다. 강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 13만6000명 중 늘봄교실만 신청한 아동은 7만878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늘봄교실이 종료되는 시간인 오후 8시까지 운영되는 야간 늘봄을 신청한 아동은 5176명(경기지역 제외)에 달했다.
이 같은 야간 늘봄 신청자는 서울지역이 1783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지역도 1045명이나 됐다. 야간 늘봄을 운영하지 않는 울산과 인천지역에는 1명의 신청도 없었다. 특히 이번 자료에서는 집계되지 않은 경기지역의 야간 늘봄 신청자까지 더해지면 1만여 명에 육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의 한 교육청 관계자는 “야간 늘봄 신청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늘봄교실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고, 운영프로그램도 덜 알려져 학부모들이 선택하지 않는 것일 뿐, 늘봄교실 수요는 2학기에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간 늘봄, 급식이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야간 늘봄에 대해 급식 관계자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급식 제공이 필수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 실제 오후 8시까지 돌봄서비스를 받는 초등학생들에게 석식 제공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현행법에 따르면, 석식은 학교급식법에서 정한 ‘급식의 범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석식 제공을 위해 급식설비와 시설 등을 활용하거나 급식 종사자들을 동원할 수 없다. 따라서 절대다수의 지역은 석식을 인근 편의점이나 식당, 도시락 전문점에서 식사를 사오는 ‘매식(買食)’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일단 교육부도 급식 제공의 중요성과 개선의 필욧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주호 부총리는 지난 3일 진행된 브리핑에서 “(방학 중 돌봄 추진사항을 묻는 질문에) 방학 중 돌봄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급식과 관련된 부분”이라며 “교육청마다 간편식 제공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늘봄교실이 방학 때도 충실히 운영되려면 급식은 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교육부에서는 지속적으로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늘봄교실 전체 신청 인원이 8만 명에 가까운 것은 학부모들의 돌봄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며 “늘봄의 양적 확대보다 늘봄의 질 향상에 초점을 두고 인력 수급과 공간 부족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양질의 식사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도 논의되어야 늘봄교실 도입의 취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