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국내 감염자가 9월 15일 현재 1만 명을 넘어섰다.지난 5월 첫 환자가 나온 지 4개월 보름만이다. 또 9번째 사망자까지 나온데 이어 당초 걱정했던 대로 개학 이후의 학교를 중심으로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2명 상의 학생이 감염된 학교도 벌써 260여 곳에 달하고 있다.
신종플루가 이처럼 극성을 부리자 정부 부처를 비롯해 각 ·도 공공기관과 기업, 학교 등에서 손소독기 등 위생시설 설치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위생 및 살균제품 제조업체들은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손소독기를 제조하는 기업들은 넘쳐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벅찬 모습이다.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는 것이 제조업체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나노전자의 최용석 과장은 “손소독기는 품절상태이고, 공기살균기도 연초보다 2~3배 정도 많이 팔려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주로 호남 등 지방을 중심으로 판매가 활기를 띠고 있다”면서 “신종플루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각 지자체와 지방 교육청, 학교들이 긴급예산을 편성해 물품을 구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긴급예산 투입 위생 제품 구입 봇물
실제로 서울시의 경우 신종플루 감염예방을 위해 최근 손소독기 설치에 2억4,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 바 있으며 부산시교육청은 이달 초 고막체온계와 손세정제 등의 구입을 위한 긴급예산 5억3,000만원을 편성, 일선학교지원에 나섰다. 대전시도 학교 신종플루 대책반 운영과 함께 교육청 차원의 예산 2억원을확보해 손 씻기 시설과 핸드 드라이어 등 구입을 서두르고 있다.
전북도와 전북도교육청은 각각 예비비 4억원과 20억원을 투입해 손 소독기와 소독제, 체온계 등을 구입할 방침이다. 덕분에 위생 제품 및 기기의 특수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살균보관고 선도업체인 HK의 이서경 홍보과장은 “전처리실과 배식실, 세척실, 조리실용 등 모든 제품의 매출이 매월 20% 안팎으로 신장하고 있다”면서 “8월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3배나 늘었고, 9월 들어 더 늘었다”고 덧붙였다. 세기시스템의 김도경 홍보팀 대리는 “손 세정젤과 알콜은 매월 2~3배씩 판매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손소독기는 주문이 많이 밀려있다”고 밝혔다. 화신주방 김태균 부장도 “손소독기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판매호조 한동안 이어질 듯
물과 공기 관련 소독 및 살균기기의 판매도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살균소독수 생성장치 ‘바이오사이더’를 판매중인 한국코스믹라운드의 김남주 주임은“문의도 활발하고 조금씩 판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살균ㆍ소독ㆍ잔류농약 제거ㆍ탈취 등 4가지 기능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CTS코리아의 신명범 대표도 자사의 ‘오존수살균 세정장치’의 판매호조에 고무돼 있다.
디앤디전자의 영업부 이대순 대리는 “방학을 전후해서 부품 교체 및 서비스를 위해 전국을 순회점검하고 있는데 지방 교육청과 학교에서의 재구매와 추가구매가 늘고 있다”면서“신종플루 감염 걱정 때문에 꼭 필요한 아이템이라고 판단했는지 단가가 비싸도 적극적인 구매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자외선 살균기 전문업체인 선경산업은 올해 매출목표 80억 초과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권미선 과장은 “칼과 도마 소독기 등은 단체급식소에서 반드시 비치해야 하는 품목인데다 HACCP기기 전문 생산업체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위생관리가 필요한 학교와유치원, 식품회사 등에서 우리 회사 제품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도 빠질 수 없는 위생용품 중 하나. 코스모스웨이의 경우 투명 재질로 만든 ‘마스케어’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이종만 차장은“급식업체·식당 등 위생업체들이 단체로 구매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다가오는 추석 연휴가 신종플루의 대유행 여부를 가릴 기점으로 보고, 이번 주에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종플루 감염확산으로 온 나라가 불안과 긴장감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이들 바이러스 예방 및 차단기능의 위생 제품ㆍ기기들의 판매는 한동안 상승무드를 탈 것으로 보인다.
글_박상일 기자 psi@fs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