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식혜인데, 혈당을 조절한다
달달한 식혜인데, 혈당을 조절한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4.05.22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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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혈당 상승 막는 성분 함유한 보리 ‘베타헬스’ 개발
갈변 현상 적고 소화 촉진 도움 주는 보리 ‘혜맑은’도 선봬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쌀알로 만드는 우리나라 전통식품 ‘식혜’는 단체급식소에서 자주 애용하는 후식 메뉴 중 하나다. 어떤 메뉴와 조합해도 무난하게 잘 어울린다는 점도 있지만, 엿기름을 활용한 건강한 단맛이라는 ‘웰빙 음식’의 이미지도 커 단체급식 현장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최근 정부가 쌀알이 아닌 보리로 ‘보리식혜’를 만들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보리 품종은 혈당을 조절하는 성분도 함유하고 있어 당뇨 가족력 또는 당뇨를 관리해야 하는 이들에게 희소식으로 전해진다.

일반보리와 혜맑은 식혜 비교.
일반보리로 만든 식혜와 혜맑은 품종으로 만든 식혜.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이하 농진청)이 국내 보리 품종 중 베타글루칸 함량이 가장 많은 기능성 겉보리 ‘베타헬스’ 품종과 식혜 제조에 적합한 엿기름용 겉보리 ‘혜맑은’ 품종을 개발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국내에서도 곡물 소비 트렌드가 건강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변화되면서 기능성 작물로 알려진 보리가 혼반용은 물론 식혜, 새싹보리 등으로도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보리의 용도별 특성을 살리면서 재배 안정성까지 두루 갖춘 품종의 개발에 나선 끝에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먼저 베타헬스는 베타글루칸 함량 14.2%로 국내에서 육성된 보리 품종 중 가장 높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베타글루칸 고함유 품종인 ‘베타원’보다도 약 2% 많은 수치다. 베타글루칸은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섭취 후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막아 당뇨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기능 성분이다. 특히 빨리 소화되는 급소화성 전분 함량이 41%로 낮고, 체내 소화 효소에 분해되지 않는 난소화성(저항) 전분이 55.7%로 높아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급소화성 전분 함량이 높으면 식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해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된다. 반면 난소화성 전분 함량이 높으면 식후 혈당 변화가 안정적으로 관리돼 식후 2시간 사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해 인슐린을 평소보다 과도하게 분비하는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할 수 있다.

농진청 연구진은 베타헬스를 섭취한 실험 쥐의 혈당 수치가 30분 뒤 132.6mg/dL에서 240분 뒤 59.0mg/dL으로 73.6mg/dL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 같은 수치는 쌀(102mg/dL), 밀(107.6mg/dL)과 비교해 변화 폭이 가장 적은 수치로, 베타헬스의 베타글루칸 성분이 혈당 수치를 조절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보리 품종 혜맑은은 표준 품종인 ‘혜양’과 비교해 색깔 변화에 원인 물질인 프로안토시아니딘 함량이 0.0099mg으로 낮아 갈변 현상이 적게 나타난다. 또한 식혜를 만들었을 때 표준 품종의 탁도는 1.06이지만, 혜맑은 품종의 탁도는 0.58 정도로 낮아 식혜의 색깔을 탁하지 않고 맑게 만들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효소의 작용으로 전분이 분해되는 활성 정도를 측정하는 ‘효소 역가’ 수치가 460WK에 달해 식혜 제조에 적합하다. 식혜 제조에 꼭 필요한 엿기름의 주요 특성이기도 한 효소 역가는 높을수록 효소의 활성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소화 촉진에 도움을 준다. 

이번에 농진청이 개발한 새로운 보리 베타헬스와 혜맑은 품종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을 통해 기술이전을 체결해야 분양받을 수 있다. 현재 산업체 5곳이 기술이전을 마친 상태며, 업계에서는 품종 증식과 제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기영 농진청 작물육종과장은 “최근 소비경향에 부합할 수 있도록 개발된 기능성 및 가공적성 우수 신품종 보리를 통해 농가의 소득 창출은 물론 보리의 가치가 더 널리 알려지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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