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향한 대구 학교급식비 환수, 교육청 ‘勝’
법정 향한 대구 학교급식비 환수, 교육청 ‘勝’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4.06.0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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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대구시의 교육청 상대 급식비 보조금 환수 조치는 위법
“대구시장·교육감 두 대표 존재, 자기 상대로 소송 제기한 것 ‘각하’”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학교급식 특정감사로 촉발된 대구광역시(시장 홍준표, 이하 대구시)와 대구광역시교육청(교육감 강은희, 이하 대구교육청)의 갈등이 대구교육청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됐다. 법원이 대구시의 무상급식 보조금 환수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구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채정선)는 지난달 29일 대구교육청이 대구시를 상대로 낸 무상급식 보조금 환수 통지 처분 취소소송에서 “대구시가 대구교육청에 내린 급식비 보조금 환수 조치는 위법하다”며 “당사자들이 보조금 환수 통지가 적법한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다툰 결과 대구교육청의 집행 내역이 급식비 보조사업 계획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학교급식 특정감사로 빚어진 대구시와 대구교육청의 갈등이 결국 대구교육청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다만 “지방자치단체로서 대구시는 하나의 법인이고, 사무 영역에 따라 대구시장과 대구교육감 두 대표가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곧 자기가 자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과 다름없어 권리 보호의 이익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사안의 위법성과는 별개로 소송 자체는 각하했다.

 

애초 소송 제기 당시부터 교육감의 원고 적격성 문제가 제기된 터라 각하 결정이 어느 정도 예상된 상황에서 중요 쟁점이 대구시의 무상급식 보조금 환수 조치가 적법한지였는데 법원은 대구교육청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6월 홍준표 시장 당선 직후 대구교육청과 함께 9월 19일부터 10월 21일까지 관내 100개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급식 운영 전반에 대해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대구시는 2019년과 2020년 대구교육청이 집행한 무상급식 보조금 일부가 과다 계상돼 결과적으로 대구시가 보조금을 과다 집행했으므로 이에 해당하는 22억 원가량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구교육청은 정상적으로 급식비가 집행된 것은 물론 환수해야 할 보조금은 없다고 맞섰다.<대한급식신문 348호(2022년 11월 17일자) 참조>

대구시가 지적한 부당집행 사례는 초·중등 급식비에서 미집행된 예산을 고등학교 급식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애초에 무상급식비는 자치단체와 교육청의 공동 분담으로 구성된다. 무상급식비가 1000원이라면 교육청이 600원을, 광역·기초자치단체가 400원을 부담하는 식이다. 지금과 달리 2019년과 2020년은 초·중등과 고등학교 급식비 분담 비율이 달랐다. 초등학교는 자치단체 부담이 높은 반면 고등학교는 교육청 부담이 더 높았다. 

이런 가운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식 중단 사태가 빈번해지면서 사용 못한 무상급식비가 남게 됐고, 이 현상은 초등학교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이에 대구교육청은 남은 초등학교 급식비를 고등학교 급식비로 사용했다. 

이처럼 분담 비율이 다름에도 대구교육청이 동일한 분담 비율을 적용해 대구시의 무상급식 보조금이 더 많이 사용됐으므로 이에 해당하는 22억8600만 원을 대구교육청에서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원고(대구교육청)의 정산으로 원고 자기부담금 집행이 낮아지지 않았고, 피고(대구시) 주장대로 학교급별 분담 비율에 따라 계산할 경우보다 더 많은 이익을 받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한다”며 대구교육청의 정산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지방보조금 관리기준에 의하면 사업목적 범위 내에서 일부 항목의 경비를 조정하더라도 피고 승인이 필요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며 “대구교육청이 불가피하게 사용 못한 초등학교 급식비를 고등학교에 사용한 것도 타 교육청의 사례와 비교했을 때 문제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급식 관계자들은 교육청에 운신의 폭을 넓혀주는 판결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무상급식비를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이 함께 분담하지만, 실제 책임지며 운영하는 주체는 교육청이기 때문에 교육청이 더 적극적으로 급식비를 사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수도권의 한 영양교사는 “지방자치단체들은 무상급식비를 분담하지만, 긍정 평가와 홍보 효과는 교육감이 독점한다고 여기고 있다”며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급식 운영 간섭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번 판결로 교육청의 급식비 집행이 옳다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한급식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법원 판결에 대한 추후 조치에 대해 아직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도 “판결문을 검토한 뒤 대구시의 대응에 따라 향후 대책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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