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고교 석식 도시락, ‘일단 멈춤’
동작구 고교 석식 도시락, ‘일단 멈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4.06.17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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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학교급식은 반드시 학교 내 조리가 원칙” 문제 제기
동작구 “학교에서 재요청 시 언제든 사업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서울 동작구(구청장 박일하)가 독자적으로 추진했던 고등학생 대상 석식 도시락 제공 사업이 잠정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조치는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 이하 서울교육청)이 학교급식 관련 규정 위반 및 위생 공백 우려 등을 우려해 내린 사업 중단 권고 때문이다. 동작구 측은 사업 중단이 아닌 ‘유보’ 상태라며, 학교 측이 요청하면 언제든지 사업 재개를 추진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이다. 

동작구가 고교생 대상 석식 도시락 제공 사업을 잠정적으로 유보하기로 했다.
동작구가 고교생 대상 석식 도시락 제공 사업을 잠정적으로 유보하기로 했다. 사진은 동작구 관내 수도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도시락을 먹고 있는 모습.

대한급식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동작구는 지난달 27일부터 관내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석식 도시락 및 식재료 구입 비용 등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이틀만인 지난달 29일 사업을 중단했다. 

앞서 동작구는 수도여자고등학교와 영등포고등학교 학생 90여 명을 대상으로 9000원짜리 석식 도시락을 4000원에 제공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동작형 고등학교 석식 도시락 지원 사업’이라고 불리는 이 사업은 학교별로 석식을 운영하기 어려워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식사를 제공하지 못하게 되자 학교 측이 동작구에 대책 마련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즉 학생들이 식사를 거르거나 인근 편의점 등에서 자체 해결하는 상황에 대한 대안 차원으로 마련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동작구는 자체 예산을 투입해 석식용 도시락 구입비 지원에 나서 9000원인 도시락 비용 중 5000원을 제공하고, 학생은 4000원만 부담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동작구는 도시락 제조를 위해 설립한 ‘대한민국 동작주식회사’에서 한식 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딴 경력단절여성 등 8명을 4인 1조로 구성해 조리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동작관악교육지원청(교육장 김영화, 이하 동작교육청)이 사업 재검토를 권고하면서 이틀만에 중단됐다. 서울교육청의 학교급식 지침서인 ‘학교급식 기본방향’에 따르면, 학교급식은 반드시 학교 내 조리시설에서 조리되어야 한다. 여기에 대한민국 동작주식회사는 식품위생법에서 명시한 ‘식품 제조·가공업체’로 등록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동작교육청의 이 같은 지적은 위생 공백을 막기 위해 실시되는 ‘이동급식 금지 원칙’에 해당된다. 특히 단체급식소에 식품을 납품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집단급식소 식품판매업’으로 등록되어야 하는데 이런 신고 절차도 아직 완료되지 않은 것. 

다만 일부 해석이 엇갈리는 부분도 있다. 서울의 한 영양교사는 “석식은 학교급식법에서 정한 ‘학교급식 범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아직 위생 관리가 완전하다고 볼 수 없는 부분도 있어 법적인 절차를 더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동작구는 교육청의 지적을 받아들이면서도 ‘사업 폐기’가 아닌 ‘일시 중단’임을 명확히 했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대한급식신문과의 통화에서 “교육청 권고가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애초에 대책 마련을 요청해온 학교 측에서 교육청 측 의견에 부담을 느껴 더 이상 사업 추진을 원치 않고 있다”며 “동작구는 지적 받은 업체 등록 절차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존 2개 학교는 물론 다른 학교에서 언제든지 도시락 사업을 재요청하면 사업을 재개할 의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도 “서울교육청은 기본적으로 자치단체 사업을 강제로 막거나 제지할 뜻은 없다”며 “위생관리 문제와 지침 위반 등이 해결되면 이 사업을 제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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