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무상급식 갈등…“이제 국가가 책임져야”
이어지는 무상급식 갈등…“이제 국가가 책임져야”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4.07.05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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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급식 예산 분담 놓고 자치단체-교육청 ‘줄다리기’
“늘어나는 무상급식 대상 감안, 국가 차원에서 지원 필요”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학교 무상급식 예산 분담을 놓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급식 관계자들은 “15년 가까이 쌓아온 무상급식 체계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할 때가 됐다”고 입을 모으면서 결과적으로 국가가 아이들의 급식을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 의정부시(시장 김동근)는 지난달 17일 올해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임태희, 이하 경기교육청)이 책정한 학교급식비 분담금 149억 원 중 120억 원만 교부하겠다고 경기교육청에 통보했으며, 경기교육청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의정부시 이외에도 2024년도 본예산에서 약속된 분담금보다 학교급식비를 적게 편성한 경기도 내 기초자치단체는 7곳에 달한다. 고양시와 부천시, 안산시, 시흥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심지어 의정부시는 지난달 “급식종사자 인건비 편성은 법령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무상급식비 분담 거부에 다른 기초자치단체의 동참도 촉구하기도 했다.

지자체 재정난, “급식비 부담 커”

지난해 11월에는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 이하 인천시)와 인천광역시교육청(교육감 도성훈, 이하 인천교육청)이 2024년도 급식비 분담을 놓고 진통을 겪다가 가까스로 합의했다.
합의 결과 인천시는 2739억 원의 전체 급식비 중 식품비 450억 원과 급식종사자 인건비 309억 원을 부담하고 인천교육청은 식품비 729억 원과 인건비 1049억 원을 부담키로 했다. 이는 기존에는 인천교육청이 전체 급식비 중 43%를 부담했지만 2024년부터는 50%로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무상급식비 분담을 놓고 갈등을 빚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2023년 상반기에만 충북, 전남, 세종에서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급식비 분담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긴 협상 끝에 일단 합의에 이르기는 했으나 갈등의 불씨는 언제든지 다시 타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갈등의 배경은 역시 세수 감소에 따른 재정난이다. 연간 예산 규모가 1조 원이 되지 않는 자치단체에서 수백억 원의 급식비를 부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자치단체에 비해 교육청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내국세의 20%가량이 의무적으로 편성되기 때문에 예산이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또한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하 기금)’의 규모 차이도 있다. 그동안 17개 교육청이 적립해놓은 기금 규모는 약 23조 원에 달한다. 큰 폭의 국가 세수 감소로 인해 교육청 재정도 크게 감소하면서 2024년도 본예산에서 6조 원가량의 기금을 끌어다 사용했지만 여전히 자치단체에 비하면 상황이 나은 편이다.

여유로워 보이는 교육청 곳간도 ‘빨간불’

그러나 여유로워 보이는 교육청 곳간도 점점 위험신호를 내고 있다. 기금은 한정된 예산이고 지금처럼 세수가 부족하면 결국 바닥을 드러낼 것이기 때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교육청이 적립한 기금의 당초 사용한도는 총액의 50%였다. 일종의 ‘비상금’ 성격인 기금의 고갈시 대안이 없기 때문에 법령으로 사용한도를 정해놓은 것이다. 그런데 세수 부족으로 가용예산이 부족해진 시·도교육청은 올해부터 기금의 사용한도를 최대 70%까지 확대하는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즉 예산이 부족해 기금을 더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는 뜻이다.

의정부시를 비롯한 여러 지방자체단체가 교육청과 무상급식비 분담비율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무상급식을 국가가 전면적으로 책임을 지고 예산을 투여해야 한다는 국가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무상급식비 분담비율 합의 후 처음으로 어린이집 급식현장 공동방문에 나선 김영환 충북도지사(사진 왼쪽)와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의 모습.
의정부시를 비롯한 여러 지방자체단체가 교육청과 무상급식비 분담비율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무상급식을 국가가 전면적으로 책임을 지고 예산을 투여해야 한다는 국가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무상급식비 분담비율 합의 후 처음으로 어린이집 급식현장 공동방문에 나선 김영환 충북도지사(사진 왼쪽)와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의 모습.

또 다른 문제는 무상급식비 적용대상의 확대다. 대표적인 분야가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이다. 학교급식법 적용대상이 유치원까지 확대되도록 개정된 후 전국 자치단체는 공립유치원부터 무상급식비를 지원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상당수 지역은 사립유치원까지 확대하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정부 정책으로 추진되는 유보통합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합쳐지면 어린이집에도 무상급식비를 지원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2023년 기준 유치원 무상급식비로만 4300억 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까지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 이보다 3~4배 이상의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상급식은 국가의 책임” 논의시작할 때

물가 폭등과 인건비 상승 등 내적인 요인과 급식비 분담 갈등 등 외적인 요인이 합쳐지면서 위태로워지는 학생들의 급식을 더 이상 자치단체와 교육청에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보편적 복지’의 대명사가 된 학교급식 예산 부담을 국가가 예산을 투입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의 한 영양교사는 “무상급식은 복지사업인 동시에 농업인과 공공기관, 정치인, 식품업계, 학부모 등 수많은 구성원이 참여하고 있는 ‘공공산업’”이라며 “산업의 가치와 목적을 생각하면 이제 국가가 나서서 이 산업을 발전시켜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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