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실, 다채로운 활동으로 거듭난다
학교급식실, 다채로운 활동으로 거듭난다
  • 박준재 기자
  • 승인 2024.06.30 2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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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육청, '학교부엌' 사업으로 교육공동체 밥상 지원
요리강좌와 영양수업은 물론 식생활교육 동아리 활동도

[대한급식신문=박준재 기자] 학교급식실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학교 공간의 하나이면서 엄격한 식품위생법을 적용받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는 공간이었다. 특히 조리실은 위생상의 문제로 더욱 철저히 외부인을 통제해 온 곳이기도 하다. 

다만 급식을 하지 않는 시간대는 넓은 공간과 각종 조리기구 등을 두루 갖췄다는 점에서 훌륭한 교육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지역의 한 교육청이 학교급식실을 요리강좌 및 식생활교육의 장으로 활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교육청이 진행한 '학교부엌'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부모들이 요리 실습을 하고 있는 모습.
부산교육청이 진행한 '학교부엌'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요리실습을 하고 있는 모습.

부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하윤수, 이하 부산교육청)이 올해 10월 말까지 학생·학부모·교직원·지역주민 400여 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학교부엌’ 사업을 운영한다. 학교부엌은 교육공동체가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조리법을 배워 건강한 먹거리를 공유하자는 취지의 사업으로, 학교공간과 설비를 적극 활용하는 요리강좌이다.

해당 사업 대상은 지역간 교육격차 해소 추진 학교 중 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5개 학교이며, 한 학교당 4회에 걸쳐 1회 20여 명이 참여한다. 그리고 이곳 학교부엌에서는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계절별 밑반찬 요리실습을 실시한다. 요리실습에는 전문 조리강사가 직접 학교를 찾아가 김치·나물·볶음(조림) 3가지 반찬에 대한 조리법을 알려준다.

부산교육청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학교 내 식생활관(학생식당) 설치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당장 올해부터 급식을 운영하는 공립학교 중 영양·식생활교육 활성화에 의지를 가진 2개 학교를 선정하고, 학교당 3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해 식생활관을 설치할 예정이다. 지원되는 예산 3000만 원은 시설·설비뿐만 아니라 교육 기자재, 조리기구, 영양교구 구입·실습에 활용된다. 

무엇보다 이 같은 식생활관 조성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그간 기준 없이 조성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영양(교)사 근무공간에도 체계적인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식생활관의 활용도 다양해진다. 기본적으로 급식 시간에는 식당으로 활용되지만, 급식 외 시간에는 ▲영양수업 및 영양·식생활 관련 동아리 활동(식생활문화부, 건강요리부 등) ▲밥상머리 식사예절교육 및 영양상담 ▲학부모 및 지역사회 연계 식생활교육 및 연수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즉 급식 시간 외에는 ‘유휴 공간’일 수밖에 없었던 학교급식실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부산교육청은 이번 사업을 추진하며 장기적으로 영양(교)사와 조리사를 영양·식생활교육 전문가로 양성해 식생활관에서 이뤄지는 조리실습 등의 역할도 맡긴다는 복안이다. 또한 외부인 출입이 일체 금지됐던 학교급식실에 외부인 출입이 일부 허용되면서 위생관리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급식 종사자들로 하여금 위생관리 지침 준수를 더욱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부산교육청 인성체육건강과 관계자는 “학력 격차가 심한 학교는 대부분 저소득층이 많은 학교로 영양불균형뿐만 아니라 영양 격차로 인해 비만율도 높다”며 “저소득층일수록 가족밥상을 잘 차려먹지 못하고, 아침·저녁을 못먹는 경우도 많아 학교 식사에 대한 요구를 거세게 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 프로그램은 가정의 조리능력 향상을 길려 궁극적으로 가족 전체의 식생활 수준을 높이고 건강관리에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윤수 교육감은 “이번 학교부엌 사업을 통해 영양 취약계층에 건강한 식습관 형성은 물론 가족밥상머리교육 지원 체계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식생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성장기 아이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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