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 '대세'된 경로당급식, 만약 식중독 발생한다면...
[나침반] '대세'된 경로당급식, 만약 식중독 발생한다면...
  • 이수정 부천시어린이·사회복지급식관리지원센터
  • 승인 2024.07.0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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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부천시어린이·사회복지급식관리지원센터장
이수정 센터장
이수정 센터장

7월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이제부터는 단순한 더위가 아닌, 그야말로 ‘찜통더위’가 시작되고, 무더위와 함께 찾아온 장마 탓에 불쾌지수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어린이집의 급식실에서 일하는 조리원들은 덥고 습한 지금의 시기에 식중독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조리된 음식이 쉽게 변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리원들은 무더위와 장마가 시작되는 무렵에는 식재료나 조리 도구 등을 한번 두 번 더 살피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직원들은 지난 10년간 식중독에 대비하는 조리원들의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어린이집에 꾸준히 위생관리 지침을 전달하고, 또한 교육과 홍보를 통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식중독은 성인에 비해 신체 발달과정에 있는 영·유아들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때문에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유치원·어린이집 급식실 종사자에게는 식중독 예방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식중독 예방의 중요성이 영·유아 만큼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연령대는 또 있다. 고령의 노인들이다. 기저질환이 있고신체능력이 약화된 노인들에게 식중독은 영·유아 이상으로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필자는 지난 5월 보건복지부가 ‘주 5일 경로당 점심 제공’ 정책을 처음으로 발표했을 때 매우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이전에도 정부는 경로당에 양곡비와 냉난방비 등을 지원해오고 있다.

그래서 경로당의 어르신들은 서로 돌아가면서 식사를 준비하며 함께 식사하는 ‘공동식사’를 해왔다. 게다가 국가에서 더 많은 쌀과 반찬 등 식재료를 지원한다면, 공공급식 수준의 체계를 갖출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면도 있다. 하지만, 반면에 단순히 식재료만 더 준다고 어르신에게 양질의 식사를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도 들었다.

또 다른 문제는 경로당에 대한 지원이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로 이원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중앙정부는 쌀을 지원하지만 부식비로 사용해야 하는 운영비는 지방자치단체 몫이다. 한 마디로 쌀은 정부가, 반찬은 지방자치단체가 주는 것이다. 쌀이 필수 식재료이긴 하지만 균형잡힌 영양소섭취를 위해서는 반찬이 더 중요하다.

이에 따라 경로당급식의 지역 간 격차도 우려된다. 지방자치단체가 경로당에 지원하는 운영비 규모에 따라 경로당급식의 질이 달라질 것이기에 때문에 개선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영·유아 못지않게 식중독의 고위험군인 노인들이 무더위와 장마 시기에 직접 조리할 경우 식중독에 노출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급식전문인력 투입이다. 급식을 안전하게 관리할 영양사와 조리를 도울 조리인력이 필요하다. 급식 전문인력은 경로당급식의 질을 높이고 안전성을 확보하는 필수조건이다. 급식 전문인력은 급식운영에만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어르신들의 건강을 관리하고 개인 건강상태에 맞는 식사 관리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경로당의 식수 인원이 적은 탓에 기존의 어린이집처럼 경로당급식의 관리를 어린이·사회복지급식관리지원센터(이하 센터)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 센터의 예산 및 인력은 경로당급식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경로당급식을 전담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반드시 배치해야 한다.

경로당급식은 이제 엄연히 공공급식의 한 분야가 됐다.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당급식이 균형잡힌 식단과 안전한 관리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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