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사 거르고, 외식 잦을 경우 과일 섭취 ↓
[대한급식신문=강은정 기자] 현직 학교 영양사가 실시한 청소년의 과일과 채소 섭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 대한 연구에서 평소 식생활습관은 물론, 성별이나 가구소득 등도 과일과 채소 섭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8명이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주 3회 이상 아침 식사 ▲주 1회 미만 외식 ▲영양표시를 인지하는 경우 등은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표시는 단백질, 지방 등의 함량표시를 말한다.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거의 모든 영양소의 1일 권장섭취량을 충족하는 만큼, 청소년의 과일과 채소 섭취를 장려할 수 있는 구체적인 영양교육 프로그램과 효율적인 영양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윤보경 송파중학교 영양사와 계승희 씨(가천대 교육대학원)는 ‘한국 청소년의 과일 및 채소 섭취와 관련된 인구사회학적 특성 및 식생활 분석’ 논문을 지난 6월 한국영양학회지에 게재했다.
연구는 2016~2019년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실태조사에 참여한 12~18세 청소년 1676명을 대상으로 과일과 채소 섭취 실태와 이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인구학적 특성 및 식생활 관련 요인을 조사했다.
연구대상자는 ‘과일·채소 충족군’, ‘과일 충족군’, ‘채소 충족군’, ‘과일·채소 미충족군’으로 분류해 하루 영양소 섭취량을 분석했다. 기준은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에서 제시한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을 활용했다.
여학생은 과일, 남학생은 채소 섭취율 높아
청소년의 과일과 채소 섭취량을 조사한 결과, 과일과 채소를 모두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 비율이 무려 79.5%에 달했다. 반면 모두 충분히 섭취한 비율은 1.4%에 그쳤다.
또한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비율은 과일은 86.7%, 채소는 91.4%나 돼 청소년 대다수가 과일과 채소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비율이 높고,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과일 충족군은 여자 청소년이 18.5%, 남자 청소년은 6.0%에 그쳤다. 반면 채소 충족군은 남자 청소년이 9.3%, 여자 청소년이 4.8%로 남자 청소년의 비율이 높았다.
섭취에 영향을 미치는 식생활습관 조사에서는 ‘아침 식사 빈도’, ‘외식’, ‘영양표시 인지 여부’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아침 식사 빈도가 일주일에 3회 이상이면 3회 미만일 때보다 과일을 충분히 섭취할 가능성이 1.63배 높았다. 또 외식을 주 1회 이상 하면 주 1회 미만일 때보다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할 가능성이 감소했다. 즉 아침 식사를 하지 않고 외식이 잦을수록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다는 결과다.
특히 영양표시를 인지하는 경우는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보다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할 가능성이 4.06배나 높았다.
채소의 경우 특히 영향을 주는 요인은 ‘성별’과 ‘가구소득’이었다. 남자 청소년이 여자 청소년보다 채소를 충분히 섭취했고 특이하게도 가구소득이 ‘상’이나 ‘중’인 경우가 가구소득이 ‘하’인 경우보다 채소를 충분히 섭취할 가능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무료급식 프로그램에 저소득층 청소년의 참여율이 높은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청소년의 건강과 관련해 학교급식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일 및 채소 충족 시 거의 모든 영양소 100% 섭취
청소년의 과일과 채소 섭취량에 따른 영양소 섭취 정도를 조사했더니, 영양소 섭취율은 과일과 채소의 섭취 수준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칼슘과 철의 1일 섭취율은 과일·채소 미충족군과 과일 충족군에서 낮았으며, 비타민 A와 비타민 C의 1일 섭취율은 과일·채소 미충족군에서 가장 낮았다. 하지만 과일·채소 충족군은 칼슘과 비타민 A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영양소에서 1일 영양소 섭취 기준의 100% 이상을 섭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청소년이 과일과 채소를 모두 충분히 섭취하는 경우 거의 모든 영양소의 1일 권장 섭취량을 충족하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이를 충족하는 비율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면서 “청소년에게 과일과 채소 섭취를 장려할 수 있는 구체적인 영양교육 프로그램 방안은 물론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효율적인 영양정책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2021년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과 청소년이 과일과 채소를 1일 500g 이상 섭취하는 비율은 2017년 15.0%, 2018년 12.6%, 2019년 13.8%, 2020년 12.9%, 2021년 14.4%로 정부의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ealth plan 2030)’ 목표에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Health plan 2030은 오는 2030년까지 과일과 채소를 1일 500g 이상 섭취하는 인구비율(6세 이상)’의 목표를 41.0%로 정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