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교육 단축보다는 교육 질 제고위한 지원이 우선"
식품위생교육(이하 위생교육)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식중독 예방이다.
식중독 발생 건수는 매년 변동이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감소하다가 2021년 245건(5160명), 2022년 311건(5501명), 2023년 362건(8485명)으로 발생 건수 및 환자 수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에는 그 전년도보다 환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사실을 알 수 있다. 통계에서 보듯이 단체급식소의 식중독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높기 때문에 경각심과 더욱 세심한 관리가 강조되고 있다.
또한 국가 간 교류가 확대하면서 감염병의 국내 유입 및 확산의 위험은 항상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과 2020년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코로나19의 대유행 시기가 지나고 우리는 어렵게 일상을 다시 찾았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영양사는 급식 위생관리의 최전선에서 다시 긴장의 끈을 조여매고 있다.
2020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식중독은 환자의 일부가 용혈성요독증후군(일명 햄버거병) 양성 판정을 받아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이후 식중독이 발생할 경우 많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불안이 한층 커졌다. 그리고 최소 50인 이상에게 지속적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단체급식소는 영양사를 배치해야 한다는 제도개선과 이를 지키지 않는 단체급식소에 대한 처벌조항 신설로 이어진 바 있다.
단체급식소의 위생관리는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고 책임 또한 막중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위생법령 및 관련 지침은 수시로 제정되거나 개정되고 있다. 따라가기 힘들 만큼 쏟아지는 최신 정보를 알려주고, 또한 이를 현장 업무에 적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영양사에 대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위생교육은 필수다.
물론 위생교육도 사회적 요구와 현장의 눈높이에 맞추어 개선하고 변화해야 한다. 교육방법에 있어 교육생의 참여와 상호작용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내용에 있어서도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최신 정보로 구성하는 한편, 다양한 직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영양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맞춤형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을 운영하는 기관·단체의 끊임없는 노력과 고민은 당연히 전제되어야 한다.
국내 단체급식 이용자 수는 일일 약 1700만 명으로 이는 국민의 약 1/3 이상이 하루에 한 끼 이상을 급식으로 섭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행의 영양사 위생교육은 식중독 및 감염병 예방을 통한 국민 건강권 확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최신 식품위생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실무에 효과적으로 적용하는데 필수적인 시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위생교육의 연간 이수시간 단축은 현장의 실질적인 부담을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교육시간 단축이 심각한 위생문제가 발생할 경우 현장에서 이를 수습해야 할 영양사의 대응능력을 저하시킬 우려도 있다. 이는 또 더 큰 위생문제로 이어질 위험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영양사 위생교육은 국민의 생명 및 건강과 직결되어 있다. 시간 단축을 추진하기보다는 현재 수준의 위생교육 시간을 유지하고, 교육의 질을 제고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 대책을 먼저 내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