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업계 “수입 김치 방관하는 농식품부, 대책 세워야” 지적도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우리나라의 누계 김치 수입액이 1억 달러에 육박하며 역대 1~7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치업계에서는 사실상 수입김치의 99%가 저가형 중국산 김치인 현실에서 정부가 국산 김치 진흥사업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관세청(청장 고광효)이 제공하는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올해 1~7월 김치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9209만 달러)보다 6.9% 증가한 9847만 달러(약 1300억 원)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치는 같은 기간 동안 기록한 수치 중 역대 최대다.
기존의 최대 기록이었던 2022년 1~7월 기준 9649만 달러보다 200만 달러 가까이 많은 액수다. 수입량 기준으로 봐도 올해 1~7월 김치 수입량은 17만332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늘었다.
김치 수입량은 2003년까지만 하더라도 3만t이 채 되지 않았으나, 2019년 역대 최대인 30만6000t까지 크게 증가했다. 2020∼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외식 수요가 줄어 24만1000t까지 감소했다가 지난해 28만7000t으로 다시 증가했다.
김치 수입이 늘어난 주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오가고 있지만 국산 김치보다 평균 40% 이상 저렴한 중국산 김치의 가격 공세를 막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물가로 인해 국산 김치의 가격이 높아지자 중국산 김치 소비량이 늘어나고, 이는 다시 김치 수입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크게 위축됐던 외식 수요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회복되고 김치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저렴한 중국산 김치를 쓸 수밖에 없다는 환경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이하 농식품부) 관계자는 “배추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일반 식당과 단체급식소에서 중국산 김치를 더 많이 사용한 영향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치업계는 농식품부의 이 같은 안일한 인식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식자재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김치가 저렴한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 마치 국산 김치업체들의 잘못으로 인해 중국산 김치 수입량이 폭증한 것으로 보는 시선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며 “실제 물가가 너무 올라 국산 김치 가격을 더 올려야 함에도 김치업체들은 정부의 협조요청과 국민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가격 인상 폭을 최소로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산 김치는 중국산 김치와 애초에 가격경쟁을 할 수가 없는 구조임에도 정부는 ‘가격을 내려라’는 요구만 반복하고 있다”며 “국산 김치산업을 육성하고 진흥해야 할 농식품부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