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영양교사로 근무하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면 영양(교)사는 ‘멀티플레이어’여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급식은 단순히 밥 한 끼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요소가 하나하나 모여 만들어지는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만큼 급식 운영을 총괄하는 영양(교)사들에게는 ‘멀티태스킹’적인 능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성장발달 단계에 적합한 균형 잡힌 급식 제공을 위한 영양 관리 기준 준수 ▲안전하고 우수한 식재료 선택과 구매 ▲건강하고 맛있는 조리 ▲식중독 예방을 위한 위생관리 ▲기구 관리 ▲작업 관리 ▲인력관리 ▲급식비 관리 ▲학생·학부모·교사들의 민원 관리 ▲학교 구성원과의 갈등 조율 등 당장 떠오르는 업무의 종류만 나열해도 이 정도다.
잠시 언급한 것만으로도 벌써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이 모든 업무를 영양(교)사들은 매일 해내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영양(교)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지식과 경험, 그리고 새로운 정보다.
좋은 예가 영양교육이다. 이 같은 영양교육은 트렌드이기도 하다. 하나의 정제된 교재와 학습 방법이 있다고 해서 계속 그 한 가지만을 고수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팝콘 브레인’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짧고 자극적인 영상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란 끊임없는 연구의 대상이 된다.
급식에 기본이 되는 식단과 메뉴도 마찬가지다. TV와 유튜브, SNS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먹방’과 ‘쿡방’은 이제 대세가 된 지 오래며, 최근에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다. 문제는 이를 손쉽게 접한 학생들이 급식에서도 이 같은 기호도와 만족도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유행을 무작정 따라가는 것은 문제겠지만, 그렇다고 아예 외면할 수만 없는 것도 현실이다.
여기에 최근 다문화 사회로 진입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세계음식에 대한 요구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환경 속에 놓인 학교급식은 어떻게 건강한 트렌드를 담아낼 수 있느냐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고민이 필요하다.
이뿐만 아니라 ▲영양상담 기술 ▲변화하는 영양 관리기준 숙지 ▲안전하고 건강한 조리 방법 연구 ▲완성도 높은 조리 실현을 위한 새로운 급식기구에 관한 기능 습득 ▲자동화되는 위생 관리 시스템에 대한 연구 등 변화하는 급식환경 속에서 늘 새로운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매번 서울에서만 열렸던 우수급식·외식산업전(이하 급식전)이 올해 부산에서도 열린다.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이번 급식전은 그야말로 부산과 경남·울산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 대구·경북지역에서 근무하는, 멀티태스킹이 필요한 많은 영양(교)사들에게 좋은 정보 취득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라는 말이 있다. 현재 지식으로만 교육급식을 관리한다면 점점 더 다양해지는 학교급식에 대한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수요자들의 많은 요구를 담아내긴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각 지역의 교육청은 영양(교)사들에게 최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연수를 개설하고, 또 영양(교)사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영양(교)사들 역시 그런 기회를 적극 활용하며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여 급식에 반영하는 등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이제 단체급식도 여러 분야의 정보를 습득해 하나의 창의적 완성품인 급식으로 만들어내는 ‘융·복합’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급식 현장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선·후배, 동료 영양(교)사들이 ‘새로운 정보와 지식’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