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의 모든 것, ‘맛봄’에서 만나요
학교급식의 모든 것, ‘맛봄’에서 만나요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4.10.02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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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 경남교육청 학교급식연구소 ‘맛봄’]
경남교육청, 5년간 추진한 학교급식연구소 맛봄 올해 4월 개소
식생활 체험·조리연수에 더해 식품안전 검사장비와 기능도 갖춰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경상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 이하 경남교육청)이 지난 4월 학교급식연구소 ‘맛봄(소장 양경숙)’을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진전초등학교 여항분교에 개소했다. 5년간의 추진 끝에 문을 연 맛봄은 질 높은 학교급식을 지원하고, 지속가능한 식생활 실천 문화를 선도하자는 취지로 설립된 경남지역 학교급식 전문기관이다. 특히 다른 교육청이 설립한 학교급식 전문기관과 유사하면서도 경남교육청만의 학교급식 철학이 반영된 곳이기도 하다. 대한급식신문이 맛봄을 찾아 경남 학교급식 철학을 살펴봤다.

- 편집자주 -

경남교육청이 맛봄 설립을 처음 결의한 시기는 2019년 10월이다. 경남교육청은 당시 (가칭)식품안전·영양체험관 설립 기본계획을 수립해 건립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부산광역시교육청이 운영하는 ‘부산영양교육체험관’을 벤치마킹하는 등 추진에 박차를 가했다. 

경남 어디서나 접근 용이한 지역 선정
설립 당시 가장 큰 관건은 맛봄의 위치였다. 관할지역의 넓지 않은 부산에 비해 경남은 동쪽과 서쪽으로 길게 구성된 지역 특성을 고려해 경남지역 어디에서도 접근이 용이할 수 있도록 중앙에 위치한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을 설립지로 낙점했다. 이어 1999년 학생 수 감소로 폐교된 뒤 민간시설로 활용되어온 진전초등학교 여항분교를 리모델링하기로 하고 113억 원을 투입해 대규모 공간을 조성했다. 

텃밭을 돌보고 있는 아이들.
텃밭을 돌보고 있는 아이들.

이렇게 설립된 맛봄의 면적은 1만1368㎡에 달하며, 영양체험실을 비롯해 조리실습실, 대강당, 식품안전분석실, 급식홍보관, 북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영양체험실은 아이들이 자주 방문하는 편의점 형태로 꾸미거나 키오스크 형식을 빌려 특정 음식의 열량·영양소 함량과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특히 가공식품 섭취가 탄소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놀이(자전거 타기)와 연결해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시스템은 인상 깊었다. 

제철 농산물을 심고 수확하는 대규모 텃밭도 실외에 마련했다. 이미 올해 4월 맛봄을 찾은 아이들이 한바탕 농산물을 심고 수확했으며, 10월 중에 상추와 옥수수 등도 수확한다. 

식생활 체험은 물론 조리실습도 가능
맛봄이 내세우는 주요 목표는 4가지다. ▲영양·식생활 체험 프로그램 운영 ▲학교급식 관계자 조리실습 및 직무 연수 ▲식품안전분석실 운영 ▲학교급식 정책 연구다.

먼저 올해 학생·학부모·교직원 등 교육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영양·식생활 체험을 진행한다. 1회 교육인원은 50명이며 ‘똑똑한 튼튼한 배려하는’ 식생활을 테마로 하고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에만 2029명의 학생이 다녀갔고, 교직원과 학부모도 162명이나 된다. 하반기도 20회에 걸쳐 식생활 체험이 이어진다. 1090명이 준비 중이며 가족 단위로도 18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영양체험 놀이마당 모습.
영양체험 놀이마당 모습.

식생활 체험과 함께 맛봄이 중점 추진하는 프로그램은 학교급식 관계자 연수프로그램이다. 덕분에 신규 조리 종사자들이 정식 발령에 앞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됐다. 교육내용도 조리실습 및 직무 연수뿐만 아닌 위생 및 역량강화 연수, 교육지원청 업무담당자 식중독 예방과정 등 폭넓게 운영된다. 조리 종사자 조리실습 및 직무 연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20회가 열려 864명이 교육받았다. 하반기에는 내년 3월 발령 예정자가 더 많아 1850명이 교육받을 예정이다. 다만 조리실습실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약간 줄어 1회 교육인원이 60명에 그쳤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양경숙 맛봄 소장은 “맛봄 설립 전에는 조리실습 공간이 없어 많이 아쉬웠다”며 “앞으로 맛봄에서는 기존 조리기술 교육뿐만 아니라 신메뉴 개발 및 세계·퓨전음식 조리실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조리 실무역량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안전 검사와 정책 연구도 맡아
다른 지역의 교육청들도 맛봄과 같은 유사한 학교급식 산하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맛봄만이 운영하는 차별화된 역할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학교급식 기구 미생물 검사나 방사능·중금속 검사를 진행하는 식품안전분석실 운영이다. 

일반적으로 고가의 분석장비와 인력을 갖춰 지방자치단체 산하 보건환경연구원이 운영하는데 맛봄은 이 같은 역할도 맡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방사능 검사 298건, 중금속 검사 129건을 시행했다.

또 다른 특징은 학교급식 정책 연구다. 이를 위해 생태 전환 학교급식 실천을 돕는 식단·조리법과 경남 학생 식생활 실태 분석 및 개선 방안을 연구하고, 영양·식생활교육 지원을 위한 교육 매체 개발·보급에도 나서고 있다.

이처럼 맛봄은 다른 지역과 달리 2가지 영역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양 소장을 비롯해 14명이 근무하고 있다. 다만 아직 준비기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식품안전분석실은 검사인력의 충원을 면밀히 준비하고 있으며, 정책 연구 진행을 위해 필요한 실태조사 등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식품안전분석실은 장비보다 검사인력 확보가 관건”이라며 “교육청 산하기관의 형태와 구조를 보며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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