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아트테라피 활용, ‘나만의 브랜드 샌드위치’ 등 아이디어 돋보여
[대한급식신문=박준재 기자] “네가 닮고 싶은 역사적인 인물이 있니? 있다면 그분을 채소와 과일로 표현해보면 어떨까?”
‘진로·인성교육’과 ‘영양교육’을 접목한 새로운 교육과정을 일선 영양교사들이 구성하고, 이를 책자로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이주호)를 비롯한 여러 교육청에서 영양교육 관련 책자를 발행한 바 있지만, 영양교육을 진로·인성교육에 접목한 책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교육감 서거석, 이하 전북교육청)은 지난달 24일 ‘푸드아트테라피’를 활용한 영양상담 책자 ‘내꿈을 펼쳐라’를 제작해 초·중·고교에 배포했다.
푸드아트테라피는 음식(food)와 예술(art), 치유(therapy)의 합성어로 식품을 이용해 내면을 표현하며, 음식이 주는 즐거움과 과정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치유를 이끌어내는 활동이다.
전북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영양교과연구회인 ‘푸드예술놀이 영양교과연구회’가 2년에 걸쳐 제작한 이 책자에는 주제별로 교수·학습과정안과 요리실습과정안이 담겼다.
특히 청소년들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재료를 활용해 자신을 이해하고, 진로 탐색 등을 통해 미래를 고민해 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제작됐다.
책자의 주요 구성은 ▲1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담긴 진로와 직업교육에 대한 이해 ▲2부 푸드아트테라피의 이해 ▲3부 푸드아트테라피를 활용한 진로·인성교육 프로그램과 총 8개 강좌로 이뤄졌다.
또한 2024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되는 2022 개정 ‘진로와 직업’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맞춰 ▲진로와 나의 이해 ▲직업 세계와 진로 탐색 ▲진로설계와 실천 3가지 영역으로 구성됐다.
이번 책자가 의미 있는 이유는 영양교육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진로교육과 효과적으로 엮었다는 점이다. 학생들에게 다소 딱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진로와 미래, 자기분석 등을 음식과 레시피로 풀어낸 것.
예를 들면 8차시 교육과정 중 첫 번째 활동인 ‘오이를 활용해 나를 소개하기’에서는 오이를 잘게 자르고, 그 오이 조각들로 이름 또는 얼굴 표정을 만든다거나 오이로 소망나무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오이의 색깔과 맛, 냄새를 접하고, 오이의 영양소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또한 본인 진로를 결정하고, 해당 진로에서 ‘롤모델’로 삼을만한 인물을 정한 뒤 롤모델과 함께 먹고 싶은 샌드위치를 만들어보는 교육과정도 있다. 이른바 ‘나만의 브랜드를 가진 샌드위치 만들기’다.
이 과정은 다양한 샌드위치용 빵과 속 재료에 대해 알아보고, 롤모델과 마주 앉아 먹었을 때 어떤 샌드위치가 가장 의미가 있을지를 상상해보는 것이다. 식빵과 치즈, 슬라이스햄, 방울토마토, 양상추를 기본적으로 준비하며, 소스 종류까지 학생들이 구성한다. 그리고 학생들끼리 짝을 지어 엮는 ‘모둠’을 이뤄볼 수도 있다.
마지막 단계는 자신의 꿈을 향한 성장계획표다. 영양교과연구회는 학생들이 막연하게 꿈을 꾸는 것보다 그 꿈의 시각화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성공의 열쇠’를 제시하도록 했다. 성공의 열쇠는 커피카루, 견과류, 초코볼 등으로 표현한다. 완성한 성공의 열쇠를 20년 후의 자신에게 보내는 격려 편지와 함께 붙여놓으면 최종 완성된다.
영양교과연구회는 인사말을 통해 “학생들의 자기 이해, 자존감 향상, 자기효능감 증진에 도움을 주는 푸드아트테라피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친숙한 식재료를 활용해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자연스럽게 끌어내 줄 것”이라며 “영양선생님들이 지난 2년간 학생들을 위해 고민하고 머리를 맞댄 결과를 마침내 책자로 출판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전했다.
서거석 교육감은 “푸드아트테라피는 학생들이 식재료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창의력을 발휘하며, 협력과 소통의 중요성을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책자가 학교 현장의 영양상담과 진로·인성교육에 적극 활용돼 우리 학생들의 진로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