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영양간식 ‘밤’
겨울철 영양간식 ‘밤’
  • 김소형 한의학 박사
  • 승인 2012.01.0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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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바람을 가로지르며 길을 걷다 보면 고소하고 달콤한 군밤 냄새가 따뜻하게 전해질 때가 있다. 맛과 영양에서도 야무진 밤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겨울철 대표 영양 간식이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대보름날 생밤을 씹어 먹으며 부스럼이 나지 않기를 기원했다. 이는 겨우내 부족했던 영양분과 비타민C를 보충하는 의미로, 조상들의 지혜가 녹아 있는 고유의 풍습이다.

9~10월경에 수확하는 햇밤에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다. 특히 밤에는 피부미용ㆍ피로회복ㆍ감기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비타민 C가 견과류 중에서 가장 많이 들어있어 생밤 10개를 먹으면 비타민 C의 하루 필요량을 모두 섭취할 수 있을 정도다. 비타민 C는 알코올의 분해를 도와주므로 연말 술자리 안주로 생밤을 먹는 것도 좋다. 또한 생밤은 차 멀미로 인해 속이 메슥거릴 때 달래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장거리 여행을 앞두고 멀리가 걱정된다면 간식거리로 생밤을 챙겨보자.

동의보감에서‘밤은 가장 유익한 과일로 기를 도와주고 장과 위를 든든하게 하며 신기를 보하고 배고프지 않게 한다’고 했다. 밤에 들어 있는 당질은 소화가 잘 되는 양질의 것으로, 위장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밤을 불에 구우면 과육이 부드러워지므로 배탈이 나거나 설사가 심할 때에는 군밤을 천천히 씹어 먹으면 도움이 된다. 이때 밤의 속껍질도 같이 먹는 게 좋다. 밤의 속껍질에는 ‘탄닌’이라는 성분이 있어서 설사나 출혈을 멎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다만, 변비가 있거나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오히려 변을 막고 열을 가두는 성질이 있으므로 적당한 양을 섭취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균형 있게 포동포동 살이 오른 아이를 보면 ‘토실토실 밤토실 같다’고 이야기한다. 성장 발육기에 있는 어린이, 특히 이유식으로 밤을 먹으면 토실토실 살이 찐다는 것은 근거가 있는 이야기다. 실제로 밤 속에는 칼슘과 철, 칼륨 그리고 뼈가 되고 피가 되는 무기질이 골고루 들어 있으며, 당질이 많은 밤이 소화되고 몸 안에서 활용될 때 필요한 비타민 B₁이 쌀보다도 거의 4배나 더 들어있어 어린이 이유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몸이 쇠약한 사람이나 밥맛을 잃은 사람이 밤을 먹으면 식욕도 되살아 나고 혈색이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영양만점인 밤은 맛도 뛰어난데, 달달하면서도 고소한 식감은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해 밥을 짓거나 빵과 같은 간식거리를 만들 때 다양하게 사용된다. 밤은 전분이 많아 가열을 해도 영양소 손실이 많지 않다.

밤은 피부미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요리하고 남은 밤의 껍질 율피는 피부를 위해 버리지 말자. 율피는 멜라닌 색소형성을 억제해주는 작용을 하므로 율피를 잘 말려 가루를 내어 물이나 꿀과 같은 액체에 잘 개어 발라주면 화이트닝 효과를 볼 수 있다. 밤은 최고의 건강식이며, 피부관리에도 도움을 주지만 보관할 때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상온에 그냥 두면 벌레가 생기고 표면이 건조해져 과육이 딱딱해지므로 비닐팩에 밀봉해 냉장 보관하면 2개월 정도 보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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