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급식, 당 섭취 인식제고 필요
어린이집 급식, 당 섭취 인식제고 필요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2.03.07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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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함량 감안한 메뉴 제공 및 영양사 인식 필요

 


 2005년 국민건강 영양조사에 따르면 5~9세 어린이 비만은 총 8.3%로 6.1%가 경도 비만, 2.2%가 중증도 비만이라 한다. 이들의 비만이 성인까지 꾸준하게 이어진다면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동맥경화, 지방간 등 주요 성인병에 조기 노출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어린이집 단체급식은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유아기에 형성된 식습관이 평생 식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본 연구는 경기도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비만의 주된 요인인 당 섭취량과 당함량을 분석했다. 연구자는 “지금까지 어린이들의 당 섭취실태 조사연구가 부족한 실정이었다”며 “본 연구가 어린이 식품안전 관리정책을 위한 기초자료로 제공돼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길 바란다”는 연구 취지를 밝혔다.

연구자 - 정홍래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본 연구는 경기도 지역 6개 도시 중 각 도시마다 100명 이상인 어린이집과 이하인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령대는 3~6세 어린이며 총 12개 어린이집의 60개 식단에서 여름철 식단 300건, 겨울철 식단 301건의 시료를 수거해 당 섭취량과 당 함량을 분석했다.

조사대상 어린이집은 다세대 주택단지에 소재한 곳이 2개소, 공단 주택가 3개소, 아파트 단지 5개소, 농촌지역 1개소, 직장어린이집 1개소로 분포됐다. 또한 영양사가 없는 어린이집은 6개소, 영양사가 있는 어린이집은 2개소였다.

􄦫 ‘당 함량 ↑’ 과일, 튀김, 볶음류 순
조사대상 식품군의 당류 함량은 과일류(5.05g/100g)가 가장 높았고 이어 기타류(3.47g/100g), 튀김류(2.92g/100g), 볶음류(2.31g/100g), 조림류(2.26g/100g) 순이었다. 특이사항으로는 보통 후식으로 제공되는 과일이 반찬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았고, 기타류는 요구르트가 당 함량이 상당량을 차지하며 두 번째로 높은 식품군에 꼽혔다. 튀김류는 단맛을 증가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설탕과 물엿을 첨가시킨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끼니 섭취량은 요구르트가 포함된 기타류(2.80g/끼니)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과일류(2.35g/끼니), 소스류(1.10g/끼니), 튀김류(0.74g/끼니), 일품식류(0.63g/끼니)가 끼니 섭취량을 주도했다.

􄦫 ‘당 섭취량 ↑’ 과일, 국, 조림류 순
당 섭취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식품군은 과일류(17.6%), 국 및 탕류(15.9%), 조림류(9.2%), 기타류(8.4%), 무침류(8.1%) 등이었다. 과일류는 제공횟수가 20회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끼니 섭취량(2.35g/끼니)이 가장 높아 1위에 들었다. 이와는 반대로 국 및 탕류는 끼니 섭취량이 0.40g밖에 되지 않았지만 제공횟수가 각각 106회와 1회나 돼 당 섭취량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국 및 탕류의 제공 횟수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계절별 당 섭취량은 여름철보다 겨울철이 많았다. 주요 당 섭취 음식으로 여름철에는 국 및 탕류, 조림류, 찜류 등이었고 겨울철에는 볶음류, 튀김류, 찌개류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 설탕 대신 올리고당 권장해야
WHO/FAO는 일일 당 섭취 기준량을 전체 섭취 열량의 10% 미만으로 규정짓고 있다.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 3~5세 섭취열량 1,400kcal에 빗대본다면 해당 어린이들은 하루 평균 35g 이상의 당류를 섭취하면 안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본 연구에서는 해당 어린이들이 한 끼니에 평균 2.22g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나 과잉섭취의 우려는 없었다. 하지만 평균 수치와는 별개로 끼니 당 최대 섭취량이 10.70g인 경우도 있어 무조건 안전한 수준이라고 규정짓긴 이른 모습이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농촌지역 어린이집 아이들의 당 섭취량이 도시지역 어린이집 아이들보다 현저하게 낮았다는 것이다. 농촌지역 어린이집은 조리 시 설탕이나 물엿 같은 단당류와 이당류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주로 올리고당을 사용했다. 이러한 결과를 봤을 때 아이들의 당 섭취량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올리고당 사용을 적극 추천할 수 있겠다.

또한 영양사 배치와 관련해 실제 당 섭취량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사가 배치되지 않은 수원, 화성, 의정부 지역의 어린이집은 각각 2.85, 1.49, 3.24g이었으며, 영양사가 배치된 동일지역 어린이집은 각각 1.64, 1.48, 2.55g을 기록했다. 이와는 다르게 영양사가 있는 구리, 안산은 각각 3.86, 2.17g, 영양사가 없는 동일지역 어린이집은 각각 2.25, 1.46g을 기록하는 반대 양상을 띠기도 했다. 영양사의 배치 유무와 상관없이 당 섭취량이 들쑥날쑥한 것은 해당 레시피에 대한 명확한 영양분석이 뒤따르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의정부와 구리의 당 섭취량은 여타의 어린이집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는데, 그 이유는 당 함유량이 높은 음식이 자주 제공됐기 때문이다. 구리의 경우 과일반찬이 많이 제공됐으며 의정부는 절임식품의 비중이 여타의 어린이집보다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당 과잉섭취를 방지하기 위해서 일부 절임식품과 과일 등의 제공횟수를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당에 대한 인식 제고 필요
위의 연구를 종합해 볼 때 현 어린이집 급식은 당 함량과 섭취량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다. 당 섭취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급식담당자들은 급식을 제공할 때 각 음식에 포함된 당 성분과 섭취량을 고려해 식단을 짜야 할 것이다.

또한 어린이집 영양사들은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당 함량 음식 제공이 굉장히 중요한 사안임을 인식하고 음식 조리 시나 개별 음식 제공 때 당 함유 조미료 사용 여부, 메뉴의 당 함량 수치 등을 꼼꼼히 체크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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