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선] 똑같은 일이지만 …
[김민선] 똑같은 일이지만 …
  • 편집국
  • 승인 2012.10.08 11: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민선 신라중학교 영양사

▲ 김민선 신라중학교 영양사
해가 뜨기가 무섭게 새벽 일찍부터 일어나 딸아이 등교준비 챙기고 7시가 되면 집을 나선다. 아침식사는 차에서 간단히 핑거푸드로 섭취한다. 8시40분 까지 등교하는 딸아이는 나의 근무시간 때문에 7시50분 쯤에 일찌감치 보낸다.

엄마로써 아이를 방치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너진다. 학교마다 출근시간이 다 같을 수는 없지만 일부 초등학교는 8시30분까지 출근하기도 한다. 부러움이 생긴다. 그 정도 출근시간이면 딸아이를 빨라도 너무 빠른 등교를 재촉하지 않아도 될 텐데…

8시전에 근무처에 출근을 해서 검수를 시작한다. 매일 물건의 상태를 꼼꼼히 챙겨 반품과 교환을 한다. 하루라도 물건이 내 맘에 꼭 들게 들어오는 날이 없다. 검수를 끝내고 나면, 오늘 조리할 조리방법 등 레시피에 관해 아침조회를 실시하고, 간단한 운동이 끝난 후 작업을 시작한다.

작업 중 조리원들이 안 다치고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음식의 맛과 조리방법에 대해 일일이 체크를 해 줘야한다. 오늘은 별일 없이 하루가 무사히 잘 지나갈 수 있을까하고 언제나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오늘은 컵 식혜가 들어왔는데 오전에 들어올 때 검식을 못해봤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 검식을 실시했더니 상한 식혜가 몇 개 있었다. 눈 앞이 깜깜해진다. 이대로는 배식을 진행 할 수 없다.

빨리 실장님께 이 상황을 보고 드렸더니, 같은 가격의 식혜 말고 다른 제품을 내라고 하셨다. 업체 몇 군데에 전화를 돌려 감귤주스를 확보 후 기안을 올렸다.

무사히 배식이 끝내고 한 숨을 돌린다. 오후에는 밀린 서류 작업과 일지 등을 작성한다. 퇴근시간도 일부학교는 4시30분이면 퇴근을 한다던데… 어쩌면 모든 영양사들의 하루 일과와 같은 일상. 불만은 없다.

단,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으로 같은 일을 할 땐 모든 것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뀌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