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희] 영양사는 만능 엔터테이너?
[정미희] 영양사는 만능 엔터테이너?
  • 편집국
  • 승인 2012.11.0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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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희 제주 표선중학교 영양사


▲ 정미희 제주 표선중학교 영양사
3월 15일.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검수를 시작으로 급식준비에 들어갔다. 오늘은 중요한 공문보고가 있는 날이라 조리원들에게 개인위생과 안전사고 예방, 손 씻기, 안전수칙 이행 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는 영양사실에 들어와 공문 작성을 시작했다.

공문 작성에 몰두하고 있을 때, 조리사님이 급하게 영양사실로 들어오더니 오븐 작동이 되지 않는다며 봐달라고 했다. 오늘은 조기를 오븐에 구워 공할 예정이었는데 오븐이 작동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간은 10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배식은 12시부터이니…. 그때부터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A/S센터에 도움을 요청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한터라 우선 업체에 전화를 해서 원인을 물어보았다. 전화기를 들고 업체 직원이랑 통화하면서 이것저것 지시하는대로 해보았지만 오븐이 작동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계속 흘렀고 이대로는 ‘큰일이다’ 싶어 조기를 전판에 직접 굽기로 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라 나도 같이 급식준비를 도왔고 배식직전까지 조리원들은 쉴 틈 없이 작업해 배식을 겨우 끝내고 나서야 한숨 돌리며 점심식사를 하게 됐다.

이밖에도 지난 일들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한파로 수도배관이 얼어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소방서에 요청해 물을 공급 받았던 일, 갑자기 가스가 나오지 않아 가스업체를 불렀던 일, 전기가 갑자기 나가 살펴보니 과부화로 차단기가 고장 났던 일, 배기후드 모터가 고장 나 주말에 초과근무를 하며 배기 후드 설치 공사 작업 관리를 했던 일, 세척기 작동이 멈춰 세척기를 분해하고 조립했던 일 등 예기치 못했던 사건들로 급식소 기계·시설과의 전쟁을 치루고 있다.

이런 면에서 영양사는 본연의 급식업무 뿐만 아니라 위생, 배식관리, 조리인력관리, 사고예방 등 만능엔터테이너로서의 역할이 요구되는 것 같다. 그래서 방학기간을 이용해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접하게 하여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 대처할 수 있는 기질을 발휘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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