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화,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이젠 제대로 가야 한다’
한식 세계화,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이젠 제대로 가야 한다’
  • 김선미 기자
  • 승인 2013.01.04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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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말하는 2013년 한식 세계화‘ 이렇게 해야 한다’

 

▲ "식문화 변화시키는 방향성 필요 … 국민 공감대와 연구개발은 필요" <농촌진흥청 기능성식품과 김행란 과장>지난 한식 세계화 사업은 한식의 우수성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기관의 노력이 활발했다. 한식은 채식위주의 식단이기 때문에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연구를 통해 명확하게 밝혀낸 점들이 가시적인 성과다. 지난 5년간은 한식의 이미지나 인지도를 높이는 기초 작업을 한 기간이었으며 서서히 식문화를 변화시키는 한식 세계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앞으로 한식 세계화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식 세계화 사업을 바라볼 때 연구개발은 꼭 필요한 부분이다. 표준 조리법 마련을 위해서도 원재료에 대해 지역별, 품종별, 원산지 등에 대해서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다.

 

 

한식 세계화, 진단 그리고 방향 한식 세계화 사업은 2005년부터 국가 이미지 제고 및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2006년부터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부처가 돼 추진 중이다. 2008년부터 3차례의 포럼을 통해 한식 세계화 원년을 선포했고 2009년부터 한식 산업화·세계화 추진전략 발표 후 한식 세계화 추진단이 출범했다. 이어 2010년에는 한식 세계화 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한식재단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의 부재와 예산 대비 성과 부진의 비판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한식 세계화를 진단하고 전문가를 통해 앞으로의 방향을 들어봤다.

한식 세계화는 음식을 포함한 한국문화의 세계 전파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탈리아 및 프랑스 등은 자국 음식의 세계화에 성공해 경제적 이익을 창출했다. 이처럼 한식 세계화는 경제적 의미와 함께 한국이라는 국가의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현재까지 정부는 한식 세계화 사업을 위해 5년간 769억 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막대한 예산에 비해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 “해외 중심의 발상 자제 … 국내 체험형 관광 접목”<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 김미자 교수>한식 세계화는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 때문에 한식 세계화를 위한 방식은 다양해 져야 한다. 한식 세계화 사업을 무조건 해외에서 해야한다는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 등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식을 알리고 홍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체험형 관광이 증가하면서 음식이 관광의 주요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의 망똥축제, 일본 신 요코하마 라면 박물관, 캐나다 온타리오 축제에서 단풍시럽 만들기, 독일 버섯세미나 여행은 버섯 요리법을 습득할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위의 사례 모두 지역을 대표하는 먹을거리를 상품화해서 자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홍보했다는 점이다.

 

로드맵 부재, 예산사용 부적절
익명을 요구한 한 조리학과 교수는 “800억 원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이 책정된 사업임에도 명확한 마스터플랜이나 장기적인 로드맵이 마련돼 있지 않은 채 분위기에 휩쓸려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플래그쉽(최고급, 일류) 한식당 개설사업 등으로 예산만 낭비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실제로 뉴욕에 식당을 매입한 후 민관 공동 투자방식으로 사업비 50억 원을 반영해 추진하다가 무산된 플래그쉽 한식당 개설사업은 이후 불용예산을 한식재단 홈페이지 등 연구용역 사업에 다급히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식재단 홈페이지 개편에만 10억 원이 넘는 예산이 소요되는 등 사업 운영에 따른 과도한 예산 사용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지속적·체계적 조리사 교육 미비
물론 정부는 한식 세계화 사업을 위한 ‘5대 전략(▲인프라 구축 ▲R&D 확대 ▲인력양성 ▲기업투자 활성화 ▲식문화 홍보)을 중심으로 9대 중점과제(▲법·제도 마련 등 한식산업기반 구축 ▲한식 요리명장 양성 ▲스타 한식당 육성 ▲한식 체험기회 확대 ▲한식 세계화 R&D 확대 ▲국산 식재료 공급 활성화 ▲한식 이미지 제고 ▲한식 문화 알리기 ▲한식 브랜드 100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에 대해서도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정부는 한식종사자 재교육과 정규교육을 통한 미래 인재 육성을 계획했다. 이에 따라 스타 요리사 등 종사자 교육(연간 250명) 및 한식조리 특성화 학교 지정(2개 대학, 2개 전문대학, 1개 특성화고)을 통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 "한식 조리사의 역할 수행 중요 … 맛의 현지화 위한 방안 필요" <한식당 바달비 손승달 대표이사>한식 세계화는 결국 한식을 조리하는 조리사가 중심이 돼야 하며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조리인력의 고급화가 시급하다. 정부에서는 한식의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한식 박물관 같은 기설을 만들어 전통한식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계승할 수 있는 기본을 형성해 줘야 한다. 또한 예비 조리사 등이 아닌 현직 한식 조리사들을 대상으로 고급 인력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이것이 바탕이 돼야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식 세계화가 이뤄 질 수 있다. 그리고 고유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되 현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상업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손맛에 따라 음식의 맛이 좌우되므로 한식의 표준 조리법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효율적인 동선과 주방기기와 인력구성 등 주방의 표준화를 갖추는 것이 더 시급하다.

 

또한, 일본 핫토리 및 미국 드렉셀대 등 국외 유명 요리학교에 한식강좌를 개설하고 국외 한식당 종사자 및 재외공관 조리사를 대상으로 조리 및 스토리 등을 교육했다. 그러나 이런 교육이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실적 위주의 운영이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었다.

조리사 배제된 사업계획 지적
경력 30년의 한 한식 조리사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사업에서는 한식 조리사가 배제돼 있으며 교육 자체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어 “예비 조리사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활동 중인 한식 조리사를 중심으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대표 음식 부재 및 코스화 필요
한식은 주 메뉴와 다양한 반찬으로 구성돼 있어 가짓수가 많은 특징이 있다. 이에 나라별로 식자재 조달이 여의치 않다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한국조리인연합 강석홍 상임대표는“한국 고유의 맛을 유지하는 조리법의 표준화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한식을 대표할 수 있는 음식을 선정하거나 한식을 코스화해서 홍보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말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일본과 중국 국민이 선호하는 한식을 조사한 결과 각 나라별, 지역별로도 선호하는 맛과 음식의 종류가 달랐다. 이에 따라 한식 메뉴별 이미지, 음식 재료 품질 등을 어떻게 하면 현지에 맞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가 남겨졌다.

 

 

 

 

▲ "한식재단 자립성 강화해야 … 한식 세계화 대상 체계적 수립 필요" <한식재단 김홍우 사무총장>지금까지의 한식 세계화를 되돌아보고 한식세계화 촉진법(가칭)을 재정해 한식재단의 자립을 강화해야 한다. 최근 한식 세계화 사업을 위한 5대 전략 9대에 대해 지난해까지의 성과 평가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4월에 나올 이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한식 세계화의 사업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식 세계화 자체의 한식과 세계화 대상, 추진방안 등 체계적인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더불어 국내적으로는 지난해 구축한 인프라를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고 국외적으로는 한식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한 홍보사업에 역점을 둬야 한다.

 

그 외에도 한식에 대한 인식 제고, 스타셰프 육성, 한식의 콘텐츠 부족 등은 여전히 지적되고 있는 한식 세계화의 문제점이다. 현재 한식 재단에서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한 SNS의 활용해 홍보하고 있지만, 더욱 더 온라인 홍보를 강화해 국제적 네트워크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식 세계화는 추진 중에 있는 사업이다
경기대 조리학과 한경수 교수는 “한식 세계화는 단 시간에 끝내는 사업이 아니라 지속해서로 추진할 사업이므로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이제 첫걸음을 내디딘 사업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지금까지는 고비용 저효율의 사업을 진행했다면 이후에는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년에도 이어질 한식 세계화 사업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국이라는 이미지를 높이고 다양한 분야의 변화와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류 바람이 거센 오늘, 국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정부와 관계기관, 전문가들의 노력이 동시에 이뤄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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