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교)사와 식재료 납품업체의 동상이몽!
영양(교)사와 식재료 납품업체의 동상이몽!
  • 장윤진 기자
  • 승인 2013.06.07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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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학교급식, 같은 꿈을 꿔야 가능하다

Special Research
우리 사회의 주요 관심거리로 자리매김한 단체급식은 다수의 취식인원에게 제공되는 특성으로 인해 안전과 위생을 가장 중요시 한다. 이에 단체급식 운영자는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식재료를 원한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터지는 불량 식재료 납품 및 급식비리 등으로 단체급식 운영자와 식재료 납품업체 사이에는 보이지 않은 벽이 존재하는 듯하다.


안전한 급식을 위해 가장 투명해야 하는 관계. 단체급식 운영자와 식재료 납품업체! 본지 창간 5주년을 맞아 학교 영양(교)사와 학교 식재료 납품업체 각 100명의 설문조사를 통해 이해와 상생을 통한 단체급식의 변화와 발전에 한 발짝 걸음을 옮겨 보고자 한다.

영양(교)사 식재료 납품업체에 바란다
“본인의 자녀가 먹는다는 마음으로 납품해 주세요”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국의 영양(교)사 100명의 근무 경력은 10년 이상이 42%로 가장 많았다. 이어 5년 이상~7년 이하 24%, 7년 이상~10년 이하 15%, 3년 이하 10%, 3년 이상~5년 이하 9% 순이다. 10년 이상 근무한 영양(교)사 중에는 20~30년 이상 근무자도 대다수 포함됐다.

식재료의 질 = 급식의 만족도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업체로서 가장 중요한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에 가장 많은 영양(교)사는 ‘제품의 질(31%)’이라고 답했다. 뒤이어 전문성-급식분야에 대한 이해도(24%), 도덕성(20%), 성실성(18%), 가격 경쟁력(6%)으로 나타났다.

또한, 어떤 기준으로 식재료 납품업체를 선택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70%의 영양(교)사가 ‘납품업체의 신뢰성’이라도 답변했다. 그 뒤로 상품의 인지도(22%), 납품 가격(5%), 동료 영양(교)사의 추천(2%), 기관 권유(1%)라는 답변이 나왔다.

이와 같은 응답을 통해 학교급식 운영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안정적인 식재료의 선택으로 확인됐다. 특히 설문에 참여한 대다수의 영양(교)사는 식재료의 질이 급식의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답했다.

납품업체 이미지 ‘보통’
그렇다면 영양(교)사가 가지고 있는 식재료 납품업체에 대한 이미지는 어떠할까? 가장 많은 64%의 영양(교)사가 ‘보통이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25%가 좋다, 11%가 나쁘다고 답했다. 아주 좋다, 아주 나쁘다는 답변은 없었다.

가장 많은 답변인 ‘보통이다’의 이유에는 ▲가격이 낮아 이용하지만 검수할 때 마찰이 많다 ▲좋은 곳, 나쁜 곳 반반이다 ▲사업의 영리만 생각하는 것 같다 ▲눈속임 하는 업체도 있다 ▲업체는 많지만 전문성 있는 곳은 적다 ▲배송에 대한 책임감만 있다 ▲100% 만족은 아니다 ▲업체 간의 경쟁으로 학교가 피해본다 등을 꼽았다.

한 고등학교 영양사는 “급식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납품업체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보통”이라며 “그 이유는 배송 기사의 높은 이직률이 원인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전문성이 생겼다 싶었을 때 다시 바뀌는 시스템이 빨리 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는 “전자입찰 이후 ‘1달만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업체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성실하지만 이익 너무 챙겨
‘좋다’는 답변을 한 대다수의 영양(교)사는 ‘성실성’과 ‘친절함’ 등을 이유로 꼽았다. 더불어 ▲시간을 잘 지켜서 ▲물품이 좋은 제품 ▲수의계약으로 지속적인 신뢰 축적 등의 의견도 나왔다.

한 여자고등학교의 영양사는 “현품 설명서대로 납품해줘서 좋다”면서 “물품 조달이 힘들 경우 사전에 연락해줘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반면 11%의 ‘나쁘다’는 답변의 이유로는 “이윤 목적이 너무 심하다”고 답하는 영양(교)사가 대다수였다. 또한, ▲G2B 업체들은 다 문제있다 ▲가격은 낮지만 제품이 질이 좋지 않다 ▲학교급식 시스템을 악용하는 곳이 있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한 중학교 영양사는 “최저가 입찰로 들어온 한 냉동식품 업체의 식품이 좋지 않아 교환을 요구한 적이 있는데 오히려 예정단가를 공개하라며 항의한 적이 있다”며 “정말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다른 중학교의 영양사는 “이익만 생각하고 영양사의 요구는 무시한다”며 “그러면서 자신들의 요구는 교육청에 민원을 넣어 관철시키는 등 불평불만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마찰, 식재료 상태 때문
납품업체와 업무 진행시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50%의 영양(교)사는 ‘식재료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라고 답했다. 그리고 29%가 발주한 식재료에 맞지 않게 납품될 때, 15%가 납품 및 교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 5%가 학교급식에 대한 이해도가 없을 때라고 답했으며 1%만이 납품 시 직원의 태도에 대해 지적했다.

즉, 상당수의 영양(교)사가 식재료 납품업체 직원 태도 보다는 질 좋은 식재료를 요구하며 식재료 품질이 좋지 않을 때 납품업체와 마찰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명감 갖고 정직하게
끝으로 납품업체에게 바라는 점이 무엇이냐는 주관식 답변에 ‘정직한 마음’과 ‘질 높은 제품’이라는 답변이 월등히 높았다. 또한, ▲철저한 위생 ▲신속한 반품처리 ▲대면 검수 ▲사전 연락 ▲온도 관리 ▲급식에 대한 이해도 ▲관련 서류 관리 ▲시간 엄수 ▲전문성 등을 요구했다.

한 고등학교 영양사는 “자사의 이익보다는 본인의 자녀에게 먹인다는 생각으로 사명감과 책임의식을 갖고 신선한 식재료를 납품해줬으면 한다”며 “영양사가 원하는 물건이 없다며 자사의 물건을 납품할 때는 너무 속보인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의 한 영양교사는 “발주한 식재료가 아닌 제품, 상태가 좋지 않은 제품을 포장만 신경써서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며 “반품 및 교환을 요구하면 서로 힘들기 때문에 처음부터 현품 설명서에 맞는 질 좋은 신선한 제품을 양심적으로 납품해줬으면 한다”는 식재료 납품업체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식재료 납품업체 영양(교)사에게 바란다
“소통을 바탕으로 이해력을 높인다면 급식 발전될 것”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국의 식재료 납품업체 직원 및 대표 100명의 근무 경력은 3년 이하가 42%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년 이상 21%, 5년 이상~7년 이하 15%, 7년 이상~10년 이하 13%, 3년 이상~5년 이하가 9% 순이다.

이윤보다는 학생들 건강이 우선
학교급식 납품 사업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에 가장 많은 납품업체에서 ‘이윤이 적더라도 아이들의 건강의 위해서(42%)’라고 답했다. 뒤이어 안정적 판로이기 때문(32%), 생각해 본 적 없다(10%), 이윤창출이 가능하기 때문(9%), 대량 납품이 가능하기 때문(7%)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교급식 납품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48%의 납품업체가 ‘급식 식재료의 단가’라고 답변했다. 그 뒤로 영양(교)사와의 관계(20%), 복잡한 철차(16%), 납품 후 관리(13%), 학교급식에 대한 정보부재(3%) 순이다.

영양(교)사 이미지 ‘보통’
학교급식을 운영하는 영양(교)사의 이미지에 대한 질문에 가장 많은 56%의 납품업체가 ‘보통이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23%가 좋다, 11%가 나쁘다, 7%가 아주 좋다, 3%가 아주 나쁘다고 응답했다.

가장 많은 답변인 ‘보통이다’의 이유에는 “이해는 되지만 너무 까다롭다”와 “좋은 분, 그렇지 않은 분 반반이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또한, ▲강압적인 영양(교)사는 어렵다 ▲적당한 반품은 수용되지만 도가 지나칠 때가 있다 ▲높은 권의의식 ▲심한 개인주의 ▲대기업 선호 ▲영양(교)사마다의 심한 편차 ▲부딪힐 일이 없다 ▲낮은 단가 책정 등의 이유로 나타났다.

한 수산식품 업체 대표는 “영양(교)사마다 물건을 보는 기준이 다르다”며 “같은 제품인데 어떤 학교는 ‘상급’, 어떤 학교는 ‘중·하급’으로 판정해 기준 잡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열정’ 높지만 ‘이기적’이다
‘좋다’는 답변을 한 대다수의 납품업체는 ‘직업에 대한 열정’과 ‘친절함’ 등을 이유로 꼽았다. 더불어 ▲원칙만 지키면 서로 좋다 ▲친해지면 좋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까다로운 요구에 힘들기도 했지만 영양(교)사도 고충이 높은 직업”이라며 “서로 이해하고 기분 좋게 일한다면 더 좋은 급식이 학생들에게 전달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11%의 ‘나쁘다’는 답변의 이유로는 “이기적”이라는 답변이 월등히 높았으며 ▲아랫사람처럼 대하는 태도 ▲계약과 다른 요구사항 등의 의견도 나왔다.

7%, 아주 좋다… 3%, 아주 나쁘다
영양(교)사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이 없었던 ‘아주 좋다’와 ‘아주 나쁘다’가 10%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아주 좋다’라는 답변의 이유로는 ‘성실하고 착해서’라는 이유가 가장 높았고 기타 의견으로는 ▲맛있게 먹어줘서 ▲원칙에 맞는 업무 처리 등을 답했다. 반면 ‘아주 나쁘다’고 답변을 한 납품업체는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며 “어떤 날은 일부러 시비를 거는 듯한 느낌도 든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업체의 관계자는 “본인 할 말만하고 전화를 끓은 경향이 있어서 기분이 나쁠때가 있다”고 전했다.

마찰, 업무 이해 못해줄 때
영양(교)사와 업무 진행시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33%의 납품업체는 ‘무리하게 요구하는 납품 시간’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식재료 품질, 반품 요구, 규정과 원칙에 공동으로 22%가 답했으며 1%만이 복장 등 위생 요구라고 답했다.

한 축산유통 업체 관계자는 “한 차량으로 4~7개 학교를 가야하는데 영양(교)사가 요구하는 시간대가 동일하다”며 “학교의 상황도 이해하지만 우리의 입장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즉, 상당수의 납품업체에서는 업무상 생기는 현상에 대해 학교 측에서 고려해 주길 바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해도 높여달라
끝으로 영양(교)에게 바라는 점이 무엇이냐는 주관식 답변에 ‘융통성’과 ‘현실적인 발주’라는 대답이 많았다. 또한, ▲원할한 소통 ▲화내지 말 것 ▲부당한 반품처리 ▲식재료에 대한 이해도 ▲영양(교)사 간의 통일성 ▲시장 조사 등으로 답했다.

한 유통센터 관계자는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을 모양이나 색깔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반품이 들어 올 때가 있다”며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다른 납품업체 대표는 “늘 화가 나 있는 모습”이라며 “서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데 말 걸기가 무서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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