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명장과 한식을 논하다 ( 16)
다양한 국가의 메뉴들이 단체급식에 접목되는 오늘, 그래도 한식이 단체급식 메뉴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우리 민족은 한반도의 기후와 토양에 맞게 자라난 식재료로 만들어진 한식을 먹어왔다. 그리고 한식을 통해 우리만의 음식문화를 형성했다.
이에 한식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조상들이 발전시켜온 소중한 문화유산과도 같은 가치를 가진다. 대한급식신문은 2013년 한 해 동안 한식 조리인들의 목소리를 담아 성공적인 한식세계화와 한식의 날(10월 10일)제정 움직임에 동참하고자 한다. 베테랑 조리인들이 들려주는 한식의 멋과 맛 그리고 가치를 단체급식 관계자들에게 맛깔스럽게 전하고자 한다.
1989년 수양래에서 처음 한식을 접한 이후 오진암, 명월, 중화인민공화국 당산호텔 농촌 한정식, 이웃사촌을 거쳐 2007년부터 놀부 수라온 조리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한, 2011년부터 신흥대학교 호텔조리학과에 다니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어깨 너머로 배운 한과를 직접 만들어 이웃에게 나눠 주며 간간히 용돈까지 받았다는 김현동 실장. 그는 그때부터 요리에 남다른 재능이 있다는 말을 들으며 성장했다고 한다.
이후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조리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IMF라는 거대한 파도가 그를 휘감았다. 그렇게 그는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며 닥치는대로 많은 요리를 접하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당시 매일 눈물의 시간을 보냈다는 김 실장. 하지만 그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조리 실력이 눈부시게 발전했다”며 “오히려 안정적으로 생활하던 동료들이 도태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숨가쁜 시기가 지나고 이제는 진정한 한식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김 실장. 그렇기에 그는 “한식은 영양과 맛 등 결코 다른나라 음식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요리지만 세계화를 위해서는 간단하면서도 창의적인 레시피가 필요하다”며 “아직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무턱대고 세계로 뛰어드는 것은 이르다”고 냉정하게 전했다.
또한, 한식세계화의 문제점으로 ▲국민의 전문·고급한식 기피 ▲전문 한식인의 부재 ▲전문 한식인 양성 교육기관 부재 ▲복지후생 미약 ▲조리사 직업에 대한 인식저급 등을 꼽았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첫째, ‘정부의 지원’이라고 말한다. 이에 김 실장은 “한식세계화는 작은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반드시 있어야 하며 한식 홍보, 개발지원 등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둘째, 한류문화의 도움이 절실하다. 즉, 드라마를 이용한 한식홍보활동과 k-pop 콘서트장에서 홍보 및 시식행사를 진행해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면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셋째, 변호사, 검사, 교사 등 전문 직업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반면에 조리사를 포함한 기술자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미약도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훌륭한 문화유산인 한식이 세계로 나가 한국을 알리고, 전세계인이 건강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우리 국민부터 한식을 바로 알고, 한식을 만드는 조리사에 대한인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든든한 바탕이 있을때 비로소 한식세계화는 성공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현동 조리실장이 제안하는 단체급식 Tip
낙지볶음
재료 (100인 기준)
낙지 13.30kg, 양배추 3kg, 당근 0.30kg, 피양파 1kg, 풋고추 0.40kg, 대파 0.40kg, 고운고춧가루 1050kg, 미향 0.18kg, 진간장 0.02kg, 다진마늘 0.10kg, 이온물엿 0.02kg, 백설탕 0.01kg, 참기름 0.04kg, 볶음참깨 0.04kg, 순후추 0.10kg, 미생 0.01kg
만드는 법
1. 소금으로 주물러 씻은 낙지는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다.
2. 고추장, 고춧가루, 미향, 진간장, 다진마늘, 설탕, 소금, 물엿, 볶음 참깨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3. 식용유를 두른 팬에 양배추, 피양파, 당근, 홍고추, 대파를 센불에 재빨리 볶는다.
4. 양념장을 넣고 저어가며 매콤한 맛이 고루 어우러지게 잠깐 볶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