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엿, 설탕과 첨가물 없어도 정성으로 달콤한 맛을 냅니다”
“쌀엿, 설탕과 첨가물 없어도 정성으로 달콤한 맛을 냅니다”
  • 장윤진 기자
  • 승인 2013.11.08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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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2회 대단원의 막을 내린 전통식품 체험 … “또 만나길 기대”

■ 대한민국 식품명인에게 직접 배워요! ‘부모님과 함께 하는 전통식품 체험 행사’ ⑩⑪⑫

▲ 유영군 명인에게 직접 전통 쌀엿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참가가족의 모습

가족단위 체험을 통해 전통식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우리 전통식품에 대한 친밀감을 높여 각 가정의 소비확대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된 2013년도 ‘부모님과 함께 하는 전통식품 체험 행사’가 12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가 주최하고 본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난 6월과 7월에 4회, 9월과 10월에 4회로 총 8회로 예정됐으나 참가 신청이 쇄도해 하반기에 4회가 추가, 총 12회로 진행됐다.

마무리를 장식한 행사로는 제21호 유영군 명인의 ‘창평 쌀엿 만들기’와 제39호 유정임 명인의 ‘포기김치 만들기’, 제46호 김현의 명인의 ‘엿강정 만들기’가 한 번 더 진행돼 높은 호응을 받았다.

임금님 다과상에 오른 ‘쌀엿’
특히 지난달 13일에 이뤄진 창평 쌀엿 만들기는 전남 담양 창평면에서 3대를 이어 쌀엿을 만들어 온 유영군 명인이 진행했다. 유 명인은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방식을 고집해 일일이 손으로 엿을 만들며 지난 2000년 대한민국 식품명인으로 지정됐다.

체험에 앞서 유 명인은 “창평 쌀엿은 조선시대 양녕대군이 낙향해 지낼 때 함께 동행했던 궁녀들에 의해 전수된 것”이라며 “임금님 다과상에 오를 만큼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고 창평 쌀엿의 유래를 설명했다.

쌀엿 만들기 과정은 생각보다 여러 단계를 거친다. 먼저 깨끗하게 씻은 쌀로 고두밥을 만든다. 고두밥이 만들어지는 동안에는 엿기름을 씻어 엿기름물을 만들고 그 다음 완성된 고두밥에 엿기름물을 부어 식혜를 만드는데, 60~65℃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8시간 이상을 삭혀야 좋은 품질의 식혜가 만들어 진다.

그렇게 완성된 식혜는 밥알과 물을 분리하는 작업을 거친다. 그 다음 걸러진 물을 가마솥에 넣고 손으로 쉼 없이 저어가며 졸인다. 그렇게 한참을 졸이다 보면 끈적끈적한 갱엿이 완성된다. 이 갱엿을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늘려주는 작업을 하면 비로소 하얀 쌀엿이 완성된다.

창평 쌀엿, 치아에 붙지 않아
유 명인은 “힘들고 고되지만 좋은 품질의 쌀엿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완성된 쌀엿은 당뇨, 고혈압, 위장에 좋으며 특히 설탕이 아닌 올리고당이 주요 당류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먹어도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공이 크고 경도가 낮아 바삭거리며 부서지기 쉬운 특성 때문에 이와 잇몸에 붙지 않아 치아 건강도 해치지 않는다. 따라서 다른 쌀엿에 비해 구멍이 많아, 치아가 약한 어르신들이 먹어도 치아에 엿이 달라붙지 않고 먹기가 편하다”면서 “이는 만드는 과정에서 수증기를 쏘여가며 일일이 늘려주는 작업을 했기에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엿 늘리기’
이어 유 명인과 숙련자의 엿 늘리기 시연이 펼쳐졌다. 숯불이 가득한 화로 위에 젖은 수건을 깔고 명인과 숙련자가 마주 앉아 엿을 당기고 합치는 과정을 거치자 진한 갈색 빛이 돌던 엿이 흰색으로 점점 변했다. 명인은 능숙하게 한손으로 재빨리 늘어난 엿 위에 참깨를 뿌렸다.

쭉 둘러 지켜보던 참가가족들의 “와아”하는 감탄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완성된 엿은 그 자리에서 잘라 참가가족에게 선물로 전해졌다. 그리고 한 가족 당 갱엿 한 덩어리가 제공되고 본격적인 ‘창평 쌀엿 만들기’가 진행됐다. 온 가족이 짝을 이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엿 늘리기 체험이 이어지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첨가물 없는 전통식품, 맘껏 섭취
유독 해맑게 웃으며 체험을 하던 한양유치원 7살 권현진 양은 “너무 재미있고 신기하다”면서 “내가 마치 옛날 사람이 된 것 같다”고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였다.

권현진 양의 엄마인 염선아 씨는 “엿은 건강에 별로 안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체험을 해보니 설탕이나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우리 전통식품인 쌀엿은 아이들에게 오히려 유익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서울용마초등학교 3학년 이재학 군은 “생강이 몸에 좋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매워서 먹지 못했는데 엿에 들어있는 생강은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학 군의 아빠인 이철규 씨는 “많은 전통식품이 있지만 특히 엿은 집에서 만들기 힘든 식품”이라며 “도심 속에서 가족들과 전통식품을 만들 기회가 마련돼 매우 뜻깊었고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또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라도 전통식품 먹기와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야겠다”고 덧붙였다.

전통식품 만들기 체험 행사 현장스케치
 


   
▲ 명인과 수련자의 시범을 신기한 듯 바라보는 참가가족들
▲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우리 쌀엿은 구멍이 납니다”
▲ 우리가 만든 쌀엿, 맛있겠죠?
▲ 언니, 잘 읽고 맛있게 만들어줘~
▲ 엄마도 신나고, 아이도 신나고~
▲ 오빠, 치아에 해롭지 않다니깐 맘 놓고 먹자~
▲ 이제 우리는 명인에게 쌀엿 수료증 받은 어린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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