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병사, 불균형한 영양섭취로 이어져
우울 병사, 불균형한 영양섭취로 이어져
  • 류근창 기자
  • 승인 2013.11.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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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급식, 최대 4000kcal … 비타민C, 식이섬유 섭취 낮아

■ 육군 병사의 스트레스, 우울, 체질량지수와 영양소 섭취량에 대한 조사


공동연구자

최스미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교수 / 최선영 국군간호사관학교 간호학과 교수

 병사들은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집단의 통제를 받고 규칙적 생활을 한다. 그리고 훈련 및 운동 등의 많은 신체활동으로 열량 및 영양소 섭취량이 많다. 이런 이유로 군급식의 영양섭취 기준은 성인의 영양섭취 기준에 비해 높게 편성돼 있다.

본 연구를 통해 군급식의 현황과 병사의 군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나 우울이 영양섭취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고, 병사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확립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병사에게 있어 적절한 영양 상태와 영양소 섭취는 건강, 체력, 사기를 유지시키고 전투력을 최대로 발휘하도록 한다. 때문에 군급식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고 국민건강 향상에 기여하는 군의 기초가 된다.

하지만 보건복지가족부가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2005년 기준) 군복무 의무가 시작되는 20대 초반 남성의 경우 열량, 칼슘, 철분, 비타민A, 비타민B2 등의 섭취량이 기준권장량보다 낮다. 또한, 병사들의 스트레스나 우울이 식습관을 악화시키고 영양소 섭취량을 감소시키며 알코올 섭취량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우울이 있는 병사의 경우 체중이나 체질량지수가 기준보다 낮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생활환경의 변화와 대인관계의 어려움에 따른 스트레스나 부적응 때문에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식행동이나 영양소 섭취량, 영양상태가 변화될 수 있다.

병사 301명 대상 조사
본 연구는 강원도 소재 2개 부대에서 복무 중인 301명을 대상으로 병사의 체질량지수, 영양소 섭취량, 스트레스, 우울 등을 조사하고 그에 따른 병사 간 차이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으로 연령, 계급, 병과, 교육, 경제상태, 건강상태, 건강문제 유무, 생활습관, 식습관을 조사했다.

병과는 전투병과 비전투병으로 나눴고 교육수준은 고졸, 대재, 대졸 이상으로 나눠 조사했다. 경제상태는 월평균 가계소득에 따라 100만원 미만, 100~200만원, 200~300만원, 300만원 이상으로 나눴다. 또한, 건강상태는 매우 건강, 건강, 건강하지 않다로 구분했고 대상자의 생활습관을 파악하기 위해 흡연 상태와 다이어트, 운동 유무, 신체활동 수준 등을 조사했다. 이 밖에도 체질량지수, 영양소 섭취량, 스트레스, 우울의 정도를 조사해 연구를 진행했다.

우울 병사, 영양섭취 불균형
설문 결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고 응답한 대상자는 164명(54.5%)이었고 대상자 중 54명(17.9%)에게 우울이 있었다. 체중은 입대 전과 비교했을 때 비만, 저체중이 각각 42%, 90.5% 감소했고 정상체중이 33.1% 증가했다.

대상자의 평균 열량 섭취량은 군 영양섭취기준의 89.7%였는데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B2 섭취량이 각각 92%, 83.5%, 75.8%에 그쳤다.

한편 대상자가 군 영양섭취기준보다 많이 섭취한 영양소는 지방(123.2%), 비타민A1(147.6%), 비타민B1(115.2%), 비타민C(127.7%), 칼슘(105.7%)이었다. 반면 영양섭취기준에 비해 적게 섭취한 영양소는 식이섬유(75.8%), 비타민C(89.5%), 엽산(58.8%), 칼륨(72.3%)이었고 특히 나트륨 섭취량은 성인 섭취기준보다 4.3배 높았다.

계급 낮을수록 섭취량↑
또한, 스트레스가 많은 병사는 그렇지 않은 병사에 비해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운동을 적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이 있는 병사 역시 그렇지 않은 병사에 비해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으며 식습관 역시 나빴다. 그리고 계급이 낮을수록 영양소 섭취량이 많았는데 사후 분석에서 이병이 상병에 비해 모든 영양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조사 과정에서 입대 전에 비해 비만과 저체중이 있는 병사는 감소하고 정상체중의 병사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런 변화는 전투병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병사들의 체질량지수가 향상된 것은 정기적인 훈련과 신체활동량에 의한 것으로 전투병이 비전투병에 비해 과체중이나 비만의 비율이 낮았다는 점이 결과를 뒷받침한다.

군급식 열량, 성인보다 27%↑
군은 특수한 목적에 따라 병사의 체력 유지를 위해 열량 섭취기준을 일반 성인보다 약 27% 높은 3300kcal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육군 표준식단의 실제 열량 공급량은 3800~4000kcal이었다. 이는 군급식 기준보다 15~20%가량 높은 것이다.

특히 연구 대상자의 31.9%가 비만이거나 과체중이고 신체활동량이 적은 비전투병에게 비만이 많이 나타난 점을 고려할 때 실제 섭취기준량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아울러 비타민C 섭취량이 20대 남성 영양섭취기준의 89.5%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군급식에 야채나 과일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간식으로 보충하기도 어려운 군의 특성을 보여준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나트륨 섭취량의 경우 권장 섭취량보다 4.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속적으로 고염식을 유지하면 향후 식습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고혈압이나 위장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소금이 다량 함유된 식품을 제한하고 저염식을 적극 권장해야 한다.

과일, 야채 섭취 늘려야
조사 결과를 보면 병사들의 체질량지수는 전체적으로 양호했으나 비타민C, 엽산, 식이섬유, 칼륨 등의 일부 영양소 섭취량이 기준에 비해 부족했고 나트륨의 섭취량은 과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울이 있는 경우 식이섬유, 비타민C, 칼슘 등 일부 영양소 섭취가 불균형했다. 이런 결과를 통해 스트레스나 우울 등 심리적 요인에 대한 지속적 관심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또한,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한편 과일이나 야채는 충분히 섭취하도록 해 식이섬유, 비타민, 엽산 등의 영양소 섭취를 늘릴 필요가 있다. 향후 이런 연구 결과가 건강한 군급식 식단을 만들어가는 데 참고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 아울러 영양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병사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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