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학교급식 한 길 “빵으로 보답하는 것이 마지막 목표”
15년 학교급식 한 길 “빵으로 보답하는 것이 마지막 목표”
  • 정지미 기자
  • 승인 2014.03.21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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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때 회사 운영 못해도 학교급식 외 눈 돌리지 않은 이유 ‘품질’

‘얼굴 있는 급식’을 위한 기업 탐방 ①

유독 단체급식 분야는 식·기자재 관련 업체들의 정보와 활동을 쉽게 알기 힘들다.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아도 입찰 등을 통해 납품할 수 있다는 일부의 인식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일반 소비자가 아닌 다수의 취식 인원이 최종 소비자이지만 B to B 형태의 거래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기업 활동을 해온 특성도 있을 것이다.
이에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당당하게 얼굴을 드러내고 단체급식 관계자들과 만날 수 있는 기업을 만나보고자 한다.
  

 

▲ (주)참조은SF 박재현 대표이사

2001년부터 지금까지 학교급식만 고집해온 (주)참조은SF가 지난 2월 28일 본사이자 국내 유일의 ‘학교급식 전용 베이커리 공장’ 준공식을 했다. 29개 대리점을 통해 전국 학교에 220여 가지 식품·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는 참조은SF의 박재현 대표이사를 만나 공장 곳곳을 탐방하고 학교급식에 대한 박 대표만의 고집과 사연, 그리고 목표를 들어봤다.

630평 110억 예산이 소요된 충남 공주시에 위치한 공장은 그야말로 프리미엄을 붙일만 했다.
공장 로비에서부터 각 층을 이동하는 공간은 리조트 시설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조명 그리고 원목 계단과 난간이 인상적이었다.

모든 공장시설은 직원 외 누구도 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설계됐고 모든 바닥재는 제약회사에 사용하는 최고급으로 벌레가 살 수 없는 항균성 바닥재로 시공했다. 천장 또한 항균 우레탄 판넬을 사용해 이음새가 거의 없어 향후 먼지발생을 방지했고 청결구역과 준청결구역 경계지점에는 스피드 도어로 위생을 강화했다.

“가장 중점에 둔 사항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말에 박 대표는 공장장 외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기계실을 공개했다.

박 대표는 “최근 지하수로 인한 급식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급식은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공장 전체의 물은 역삼투압 UV살균 방식의 R/O Water System을 거쳐 제품 생산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공장을 탐방하는 동안 박 대표는 연신 ‘우리 직원들을 위한’이라는 단어를 유난히 많이 사용했다. 휴식을 위한 통유리로 된 온돌방, 남녀 직원의 사용 특성을 고려한 샤워실의 수도꼭지 하나까지 직원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남달랐다.

이유를 묻자 “직원들이 행복해야 좋은 제품이 학교급식에 납품될 수 있다. 그리고 한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직원들이 잘 돼야 한다”고 답했다. 덧붙여 “우리 직원들 다음은 대리점 사장님들이 잘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참조은SF는 동종업계에서 마진율이 높기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사업초기보다 지금은 더 많은 마진율을 대리점에 돌려주고 있다. 그리고 학교에 납품 후 생기는 제품 손상에 대한 부분도 본사가 전적으로 감수한다. 만약 조리과정에서 조리원의 과실로 생기는 제품 손상도 포함된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대리점은 학교급식 현장과 바로 마주치기 때문에 대리점이 곧 참조은SF의 이미지를 결정 짓는다. 본사의 손해가 있더라도 학교급식 운영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학교급식 현장의 실정과 종사자들의 입장에서 회사 운영의 방침을 설명한 박대표에게 “향후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말을 잊지 못하고 잠시 고개를 떨군 박 대표는 떨리는 목소리로 “참조은SF가 만든 빵으로 결식 아동을 도울 수 있는 후원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유에 대해 지난 시간 두 번의 위기에 대해 설명했다. 한 번은 만두파동, 또 한 번은 박 대표 개인에게 찾아온 뇌경색이다. 지하 사무실에서 7900만원으로 시작한 사업은 두 번의 위기로 더욱 단단해 졌다고 생각하는 박 대표는 “죽음을 생각한 순간도 있었기에 지금의 참조은SF는 하늘이 좋은 일 하라고 준 기회라고 생각한다. 학교급식으로 시작한 만큼 반드시 학교급식에 환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유기농 빵 생산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밝혔다. “현재 학교급식에 납품되거나 유통되고 있는 빵은 냉동된 빵이다. 이에 참조은SF가 100% 유기농 우리 밀을 사용한 친환경 빵을 만들고자 한다”며 “보통 친환경과 유기농이 붙으면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아니다. 기업들이 비쌀것이라는 소비자의 인식을 이용해 높은 가격을 붙이는 것인데 참조은SF가 이런 부분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5년간 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사업방향으로의 확대를 제안 받기도 했지만 오직 학교급식만을 고집했던 참조은SF. 학교가 방학을 하면 참조은SF도 3개월간 수익 없이 개학을 준비하며 급식 전문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달려왔다. 이제 참조은SF는 학교급식을 넘어 전문 푸드서비스 사업으로의 확대를 꿈꾸고 있다. 

▲ ❶ 1년 365일 가동되는 270평 규모의 냉동창고

 

▲ ❷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물을 정화하는 R/O Water System

 

▲ ❸ 냉동탑차가 제품을 상·하차 할 수 있는 도크와 지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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