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 식수 고민 8년, 물 만큼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단체급식 식수 고민 8년, 물 만큼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 정지미 기자
  • 승인 2014.05.09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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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청소하지 않으면 비위생적인 정수기 관리… 제품 곳곳에 운영자 입장 반영

‘얼굴 있는 급식’을 위한 기업 탐방 ④

유독 단체급식 분야는 식·기자재 관련 업체들의 정보와 활동을 쉽게 알기 힘들다.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아도 입찰 등을 통해 납품할 수 있다는 일부의 인식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일반 소비자가 아닌 다수의 취식 인원이 최종 소비자이지만 B to B 형태의 거래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기업 활동을 해온 특성도 있을 것이다.
이에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당당하게 얼굴을 드러내고 단체급식 관계자들과 만날 수 있는 기업을 만나보고자 한다. 
▲ (주)다빈워텍 박길재 대표이사

단체급식 대용량 스팀 살균정수기(이하 단체급식 정수기) 전문 제조업체인 다빈워텍은 1990년 삼호주방이라는 상호로 주방기구 제조를 시작했다.

당시 제품개발에서부터 영업도 직접 했던 박길재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단체급식 정수기의 필요성을 확신하게 됐다. 당시를 회상한 박 대표는 “1996년 당시 많은 급식소에서는 물을 끓여 보온물통에 넣어 운영하는 형태였다.

그런데 다수가 이용하다 보니 주변이 항상 지저분했다”며 “그냥 무심코 떠올린 생각이 현재의 다빈워텍이 된 셈이다”고 말했다.

물론 단체급식 정수기를 개발하기까지 급식현장의 상황과 이용자들에게 대한 세밀한 관찰과 연구·개발이 필요했다. 이에 박 대표는 학교급식을 표준으로 설정했다고 한다.

박 대표는 “당시 학교는 보통 1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한꺼번에 보온물통으로 몰려와 물을 마시는 상황이 빈번하다고 듣고 현장을 확인했다. 특히 중학교는 보온물통을 들어 올려 뚜껑을 열고 기울여 마시는 등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데 또 하나의 문제는 컵을 보관하는 장소였다. 다수가 컵을 사용하다 보니 관리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당연히 위생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2003년 한 학교 행정실장에게서 ‘컵 없이 물을 먹을 수 있는 식수대는 만들 수 없냐’는 질문을 받게 됐다.

당시 학교는 정수기의 일반세균 과다 등의 수질 문제가 부각돼 학교 내 일반 정수기가 철수되는 상황이었다. 이후 박 대표는 2004년 단체급식 정수기를 출시해 학교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때 다빈워텍은 5억원에 상당하는 단체급식 정수기 100대를 무상으로 전국 학교에 보급했다.

박 대표는 “회사 운영하는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회사가 전남 광주에 위치한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라 생각해 공격적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후 1년이 지나서야 제품에 대한 문의가 왔고 2006년 회사를 서울로 옮기며 본격적으로 단체급식 납품에 매진할 수 있었다.

현재 다빈워텍은 학교급식 뿐만 아니라 산업체 등 다양한 곳에 납품하고 있다. 박 대표는 “2만명의 근로자가 있는 한 조선소에 300대가 들어가 있는데 만족도가 대단히 높다. 그전에는 2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컵과 이를 보관하는 기구가 필요했고, 컵만 씻는 인력이 2명이 필요해 급식운영에 많은 애로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학교급식 보급률은 30%대로 낮은 상황이었다. 이유에 대해 박 대표는 “학교급식 뿐 아니라 전체 단체급식 분야를 아울러 생각해 보면 ‘문화적 차이’때문인 것 같다. 컵이 아닌 입으로 물을 먹는다는 것이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덧붙여 “서울의 경우는 아리수 사업으로 학교에 정수기를 놓을 수 없다. 하지만 학교 현장을 가보면 교무실에 정수기를 따로 놓고 집에서 물을 떠오는 실정이다”며 “안전한 수돗물이라고 하지만 단체급식은 위생이 가장 중요시 되는 만큼 이런 규제는 완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공장 구석구석을 직접 안내하며 제품의 작은 부분까지도 자세하게 설명하는 박 대표는 말 끝 마다 ‘단체급식 이용자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하기 때문에 이렇게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서울로 회사를 옮긴지 7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 이직한 직원이 단 한 명도 없는 부분을 제품보다 더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항상 직원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회사 운영을 위해 근로자였을 당시 하루도 빠짐없이 작성한 일기를 아직도 읽는다는 박 대표에게서 다빈워텍 제품에 대한 신뢰를 확인할 수 있었다.
   
▲ ❶ 물이 나오는 통로 부분과 물이 떨어지는 부분에 고일 수 있는 물을 위해 구멍을 만들고 경사를 준 다빈워텍 제품.
   
▲ ❷ 쉽게 얼룩이 지는 스테인리스 기구의 특징을 고려해 항균 및 살균필름을 전 제품에 적용.
▲ ❸ 숙련된 장기 근속 직원이 내부 부속을 장착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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