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을 느낄 수 있는 공간, 회사 구내식당
정(情)을 느낄 수 있는 공간, 회사 구내식당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8.10.11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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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 정 대 _동아제약 주임

저는 점심때면 어김없이 회사 구내식당에 갑니다. 출석률 100%에 가까울 정도죠. 흔히 시간과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 간혹 ‘메뉴 고르기 귀찮다’는 것을 이유로 구내식당을 이용한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저는 구내식당이 좋아서 그 곳으로 향합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동아제약 본사의 구내식당은 중식만 제공합니다. 선택의 여지를 없앤 한 가지 메뉴만 제공합니 다. 식판에 1식 4찬이 올라갑니다. 언뜻 생각해보면 참 볼 품없습니다. 제 친구들의 회사는 뷔페식으로 샐러드바가 있는 곳도 있습니다.

메뉴 걱정을 덜기 위해 구내식당에 갔는데 네 가지 메뉴 중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직장도 있 다고 하네요. 1식 7찬에 후식으로 과일에 오미자차 같은 음료도 나온다고 합니다.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런데 그런 진수성찬 같은 구내식당을 자랑하는 친구들은 한결같이 ‘그래봤자 단체급식이지. 맛이 별로야’ 등의 불만을 터뜨리곤 합니다. 그에 비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단체급식을 받는 저는 석식을 제공하지 않는 데 대한 아쉬움이 있을 뿐이죠. 왜일까요?

우리 구내식당은 먼저 음식이 맛있습니다. 담백하다고 할까요? 손맛이 느껴지는, 정성이 담긴 음식으로 생각됩니 다. 4찬밖에 되지 않아서 더 맛있게 신경 써서 만들 수 있는 건지 매일 다양한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꽤 맛있습니다. 배 식을 하는 영양사와 조리사도 정말 친절합니다. 그들은 항상 구내식당 이용자와 대화하는 것을 즐깁니다. 메뉴에 대한 불만이 나오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물어보고, 이번에 나온 메뉴의 특징이나 맛 등을 소개해 입맛을 돋웁니다. 이런 모습에서 저는 그들이 얼마나 단체급식에 정성을 쏟고 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정성이 들어가 있는데 맛이 없을 수 없죠.

작지만 구내식당 이용자를 위해 조용한 음악도 틀어줍니다. 벽에 그림도 걸어 눈도 즐겁게 해주는 등 매번 노력하 는 모습들을 구내식당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항상 곁에서 이용자를 위해 정성을 쏟는 모습이죠. 이런 자잘한 노력은 제게 정(情)으로 다가옵니다.

대표도 자주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많은 임직원이 구내 식당에서 중식을 먹습니다. 그래서 인지 구내식당은 가족 들이 옹기종기 모여 식사를 하는 공간으로 변합니다. 어디 서는 ‘군대 중식같다’라고 하지만 저는 구내식당 분위기가 좋고 편해 동료들과 선·후임들과 정을 나누는 공간으로 여 깁니다. 그래서 일까요? 여기저기에서 정이 넘치는 구내식 당을 일년이 넘도록 이용하지만 질리지 않고 항상 즐겁게 그곳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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