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점심때면 어김없이 회사 구내식당에 갑니다. 출석률 100%에 가까울 정도죠. 흔히 시간과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 간혹 ‘메뉴 고르기 귀찮다’는 것을 이유로 구내식당을 이용한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저는 구내식당이 좋아서 그 곳으로 향합니다.
메뉴 걱정을 덜기 위해 구내식당에 갔는데 네 가지 메뉴 중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직장도 있 다고 하네요. 1식 7찬에 후식으로 과일에 오미자차 같은 음료도 나온다고 합니다.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런데 그런 진수성찬 같은 구내식당을 자랑하는 친구들은 한결같이 ‘그래봤자 단체급식이지. 맛이 별로야’ 등의 불만을 터뜨리곤 합니다. 그에 비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단체급식을 받는 저는 석식을 제공하지 않는 데 대한 아쉬움이 있을 뿐이죠. 왜일까요?
우리 구내식당은 먼저 음식이 맛있습니다. 담백하다고 할까요? 손맛이 느껴지는, 정성이 담긴 음식으로 생각됩니 다. 4찬밖에 되지 않아서 더 맛있게 신경 써서 만들 수 있는 건지 매일 다양한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꽤 맛있습니다. 배 식을 하는 영양사와 조리사도 정말 친절합니다. 그들은 항상 구내식당 이용자와 대화하는 것을 즐깁니다. 메뉴에 대한 불만이 나오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물어보고, 이번에 나온 메뉴의 특징이나 맛 등을 소개해 입맛을 돋웁니다. 이런 모습에서 저는 그들이 얼마나 단체급식에 정성을 쏟고 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정성이 들어가 있는데 맛이 없을 수 없죠.
작지만 구내식당 이용자를 위해 조용한 음악도 틀어줍니다. 벽에 그림도 걸어 눈도 즐겁게 해주는 등 매번 노력하 는 모습들을 구내식당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항상 곁에서 이용자를 위해 정성을 쏟는 모습이죠. 이런 자잘한 노력은 제게 정(情)으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