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가렵지 않아요”
“이제 더 이상 가렵지 않아요”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8.12.0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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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시설·유기농 식단…아토피 어린이 집중 관리

송파구 친환경 어린이집 2호인 잠실어린이집은 일반아동과 아토피, 장애아동을 위한 통합보육시설이다.
어린이집 내부는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 아토피 아이들에게 자극이 없는 환경을 제공한다. 게다가 유기농 재료를 이용한 특별 식단으로 아토피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교육받을 수 있다.아토피의 고통에서 자유로운 그곳, 구립 잠실 어린이집에 가봤다.


◆넓고 쾌적한 친환경 소재의 시설물

신천동 파크리오 단지 안에 있는 잠실어린이집은 연면적 993.17㎡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에 보육실 9개를 비롯해 수유실, 놀이방, 양호실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 새로 지은 지 얼마 안 됐는데도, 내부에 들어가는 순간 상쾌한 공기가 감돌았다. 널찍한 복도와 시원하게 탁 트인 천장, 큼직한 창문은 잠실어린이집이 통풍이 잘돼는 쾌적한 공간임을 한 눈에 보여줬다.

이곳 어린이집 내부는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 꾸몄다. 심해추출물을 이용한 규조토로 천장을 만들어 유해물질 흡착효과가 탁월하고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나다. 자연 목재로 만든 마루는 포름 알데히드 농도가 0.3ppm 미만이며, 벽은 인체에 무해한 천연 수성페인트로 칠했다. 가구도 자작 나무로 만든 친환경 가구로 아이들의 건강을 지 켜준다.

김혜영 원장은 “화장실에 배치된 물비누도 친환경 제품으로 아이들의 건강과 관련된 사소한 것까지도 신경썼다”며 “자극에 민감한 아토피 어린이들을 위해 실내온도도 항상 선선하게 유지한다”고 말했다.

잠실어린이집 정원은 140명으로 이 가운데 아 토피 어린이와 장애아는 각각 30명과 9명이다. 교사 12명과 장애아 담당 교사 1명, 영양사, 간호사 등을 포함해 총 21명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별도로 인근 아토피전문 소아과와 결연해 지속적인 교육과 자문을 받을 방침이다.

◆아토피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 식단 관리

아토피는 환경과 식생활이 함께 개선돼야 치료 될 수 있기에 잠실어린이집은 아토피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 식단을 짠다. 아토피 증상이 있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특별히 피해야 할 음식 5가지씩을 조사해, 공통 사항을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한다. 그 자료를 바탕으로 식단에 반영해 아토피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토피 어린이들만 따로 식단을 짜는 것은 자칫 소외감을 줄 수 있어, 피해야 할 재료를 대체식품으로 공동 식단을 짠다. 그래서 모든 아동들이 함께 어울리며 먹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날 점심 메뉴는 잡곡밥(쌀, 보리), 청국장찌개, 진미채땅콩무침, 어묵볶음, 깍두기였다. 어른들 도 잘 안 먹는 청국장을 아이들이 즐겨 먹는 모습이 신기했다.

급식을 담당하는 이청림 영양사는 “청국장과 된장을 묽게 섞어,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아 아이들 이 잘 먹는다”며 요리비법을 귀띔해줬다.

가온반 성연우 양(7세)은 “청국장은 집에서는 안 먹어봤지만 여기서는 잘 먹는다”며 “집에서 편식했었는데, 유치원에서는 다 맛있어요”라고 말하고는 맛있게 깍두기를 집어먹었다. 아름반 최정윤 양(6세)은 “청국장 국물이 맛있어요”라며 연신 국을 떠먹었다. 최 양은 “다리와 팔, 겨드랑이에 아토피가 있는데, 여기 오니까 덜 가려워요”라고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이날 오전 간식은 삶은 밤과 우유, 오후 간식은 오미자차와 인절미로 간식도 웰빙식품이었다.

◆아토피 어린이들을 돌봐주는 나이팅게일

잠실어린이집에는 특별한 나이팅게일이 있다. 바로 아토피 어린이들을 개별 관리·지도해주는 간호사 선생님이다. 신선호 간호사는 아침 등원 시, 아이들의 기분을 관찰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토피 어린이가 기분이 괜찮은지, 등원을 거부하는등 예민한 상태인지 체크한다. 표현을 잘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현관에는 투약의뢰서를 넣어두는 작은 상자가 있다. 각 반별로 구분된 상자 속에 학부모들이 자녀가 먹어야 할 약과 시간을 기입해 놓으면, 그에 맞춰 간호사들이 꼼꼼하게 아이들 약을 챙겨준다. 또한 그날 아이들이 먹은 식단을 체크해 알레르기 반응은 없었는지 진단하고 영양사와 상의해 다음 식단에 반영한다.

점심 급식 후 아이들이 낮잠 자기 전에 각 반을 돌아다니며 보습 로션을 발라준다. 신 간호사는 “아토피는 보습이 중요하다”며 “낮잠 자기 전에 보습 로션을 발라주면, 아이가 가려움증 없이 편안하게 잠들 수 있다”고 했다. 신 간호사는 아토피가 보통 생후 6개월부터 시작된다고 전했다.

특히 활동을 시작하는 3~4세 때 전신으로 퍼지기 때문에 이때 관리가 중요하단다. 야외활동을 한 날에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2번 정도 보습 로션을 발라준다며 보습제를 자주 발라주는 것이 아토피 치료에 중요하다고 했다.

신 간호사는 “로션을 바를 때, 어린아이라도 수치심을 느끼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이 보지 못하도록 개별적으로 발라준다”며 아이의 작은 감정까지 생각했다. 이외에도 학부모와 상담을 통해 아토피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과 주의사항 을 알려줘, 유치원과 가정에서 아토피 치료가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 잠실어린이집 - 이청림 영양사

“간식까지 꼼꼼하게 건강식으로 챙기죠”

양·한방병원에 영양사로 근무한 적이 있기 때문에 건강식품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잠실어린이 집에서 일반 아동뿐 아니라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까지 책임지다 보니, 간식까지도 꼼꼼하게 건강식으로 챙기고 있습니다.
달걀 노른자, 돼지고기 등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은 개인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토피 유발 음식리스트는 일반적인 내용이라, 식단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때문에 개별적인 조사를 통해 식단에반영하고 있어요.

특히 아토피 어린이의 경우, 기름기 많은 음식인 튀김류는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식단을 짤 때 튀김류는 피하고,찜이나 삶기로 담백하게 조리합니다. 간혹 튀김을 할 경우에는 일반 식용유보다 산화도가 낮은 팜유를 쓰는 등 최대한 건강을 생각합니다.

음식의 기본이 되는 식재료를 구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신선도입니다. 어린아이들이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가공식품은 피합니다.간식은 찐 감자, 찐 고구마 등 자연식품을 애용합니다. 아토피 어린이들에게는 특별히 유통기한이 더 짧고 가공하지 않은 유기농 우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전통차도 간식에 많이 넣고 있습니다. 겨울철 감기를 예방하는 오미자차라든가 유자차, 모과차, 허브차 등 몸에 좋은 차로 간식을 짭니다.

채소의 경우에는 아토피에 걸린 어린이뿐 아니라 일반 아동들도 눈에 보이면 잘 먹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못먹는다고 빼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먹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자는 으깨고, 당근은 자잘하게 썰어 섞는 방식으로 조리하면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잘 먹게 됩니다. 옆에서 잘먹는다고 칭찬해주면 그 효과는 배가 되어 아이가 신나하며 더 잘 먹습니다.

글 _ 이제남 기자 2jenam@paran.com 사진 _ 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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