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장비 도입, 아이들 건강 챙기죠”
“첨단장비 도입, 아이들 건강 챙기죠”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5.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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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들의 행복 테이블 서울시 중구 동산초등학교

식재료와 조리법을 위생적으로 관리하면 아이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잔류농약이 식재료에 남아있다면 어떨까?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는 소량의 농약이라도 해로울 수 있다. 서울 동산초등학교는 잔류농약검사 기계를 이용해 채소와 과일의 잔류농약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 기준치 이상의 식재료는 바로 반품한다. 철저한 식재료 관리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동산초등학교 급식현장을 찾아가봤다.

▲ 동산초교는 영양교사가 직접당일사용할 농산물의 잔류농약을 검사한다.사진은 황명선 영양교사가 대파에서 추출한 시료를 시약품에 반응하는 모습

아침 검수 시간, 서울 동산초등학교(이하 동산초교) 황명선 영양교사가 대파에서 추출한 시료를 반응시킨 시험지를 잔류농약 속성검사 기계에 넣는다. 순간 ‘저해율 9%, 합격입니다’라는 표시가 뜬다. 당일 사용할 농산물의 잔류농약이 안전한 것으로 확인되면 신속하게 조리장으로 이동된다.

이날 급식에 사용한 대파, 상추, 깻잎, 사과 등은 잔류농약 검사에서 전부 합격해 안전하게 급식이 이뤄졌다. 동산초교가 도입한 장비는 ‘잔류농약속성검사법’을 채택한 것이다. 잔류농약속성검사법이란 농약이 신경전달효소를 저해시켜 유해 곤충으로부터 농작물을 구제하는 방법에서 착안, 신경전달효소의 저해 정도를 측정해 농약의 잔류량을 알아내는 방법이다.

정밀검사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전문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속성검사는 영양사가 10여 분 만에 간단하게 할 수 있어 당일 검사가 가능하다. 이처럼 동산초교는 채소나 과일을 먹는 날에는 식재료의 잔류농약을 직접 검사한다. 국가 기관이나 연구소 등에서나 할 수 있는 잔류농약검사를 초등학교에서 직접 시행하는 것.

이렇게 철저한 식재료 검수는 직접 눈으로 안전성을 확인한 먹을거리만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려는 학교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속성검사는 비록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매번 검사하려면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아이들 건강을 우선시하는 동신초교의 급식방침에는 변함이 없다.서울시 조례에 의하면 효소 저해율 50% 이상의 농산물은 유통 금지다. 이에 동산초교는 학생들이 먹는 것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효소 저해율 30%를 기준으로 삼아, 기준치 이상의식재료는 모두 반품한다. 효소 저해율 30%라는 수치는 친환경비료를 사용할 때 발생한 미생물에 의해서도 나올 수 있다. 때문에 효소 저해율 30%의 농산물은 유기농산물로 분류될 수도있다.

학생들 건강을 우선시한 급식

동산초교는 급식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대단하다. 그래서 식재료도 국산으로 대체할 수 없는 경우만 빼고 모두 국내산식재료를 사용한다. 특히 밀가루, 튀김가루, 고추장, 된장, 간장 등 기본적인 식재료를 100% 국산으로 사용한다. 설탕이나 소금도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황설탕, 구운 소금 등만 쓴다. 평소 오븐으로 굽는 요리만 아이들에게 제공하지만 가끔 튀김을 할 때면 포도씨유를 사용한다.

황명선 영양교사는 아이들이 잘 먹지 않는 채소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재료와 섞어 조리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의 손이 잘 가지 않는 샐러드는 베이컨과 섞어주고, 양상추는 튀긴 두부와 함께 땅콩을 갈은 소스와 버무려주면 잘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학부모들에게 “아이가 전에는 양상추를 싫어했는데, 이제 잘 먹게 됐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대한급식신문이 방문한 날, 점심 메뉴는 열무채소비빔밥&양념고추장, 감자양파국, 오렌지탕수육, 과일, 포기김치, 요구르트였다. 뜨거운 국과 밥 외에는 학생들이 각자 먹을 음식을 자율적으로 식판에 담는다. ‘먹는 양은 스스로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는 윤성로 교장의 교육방침에서 비롯된 것. 단, 나물류처럼 아이들이 편식하기 쉬운 반찬은 담임선생님의 지도로 배식한다.한편 매주 수요일은 ‘잔반 없는 날’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품요리로 급식에 대한 친숙도를 높이고 잔반도 줄이고 있다.

▲ 동산초교 급식실에는 생일석이 따로있다.사진은 생일 맞은 학생이 담임교사와 식사하는 모습

◆ 전교생 생일을 개인별로 챙겨

황 영양교사의 달력에는 전교생 552명의 생일이 빼곡히 적혀 있다. 학생들의 생일 당일에 개인별로 직접 축하해주기 위해서다. 동산초교 식당에는 생일석이 따로 있다. 생일을 맞은 학생만 앉을 수 있는 특별석이다.

생일을 맞은 학생은 담임교사와 함께 앉아 점심을 먹으며 축하 받는다. 특별 부식은 덤이다. 바로 우리밀로 만든 건강 쿠키. 매월 생일을 맞은 학생들을 한 날짜에 묶어서 축하해주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개인별로 축하해줘 아이들을 더욱 기쁘게 한다.

대한급식신문이 찾은 날은 1학년 2반 최정환 군의 생일이었다. 입학하고 처음 맞는 생일을 점심 특식으로 축하 받은 최 군은 연신 즐겁게 웃으며 담임교사와 식사를 했다. 장송옥 담임교사는 “생일은 부모님이 정환이를 낳아주신 날이니까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는 날이야”라며 “집에 가서 부모님께 큰 절을 올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군은 담임교사가 옆에서 챙겨주자 평소 편식하던 채소까지 먹으며 밝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글_이제남 기자 ljn@fsnews.co.kr 사진_김승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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