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사랑유치원
동대문구 사랑유치원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10.03.0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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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와 식재료 직거래 안전한 ‘우리 식단’ 농장체험·현장학습 통해 급식 중요성·식생활 개선 ‘일석이조’

‘아이들에게 먹이지 말아야 할 음식을 먹이지 않는 것이 급식의 기본’이란 모토로 원생들의 식생활 개선을 유도하고 있는 사랑유치원. 사랑유치원은 농장체험 등 현장학습을 바탕으로 급식에 사용되는 식재료의 소중함을 아이들에게 일깨워줌은 물론 농가와의 직거래를 이용한 식재료 공급을 통해 안전한 급식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사랑유치원의 식생활 교육 노하우를 살펴본다.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위치한 사랑유치원의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아이들은 깨끗이 비워진 식판을 앞에 두고 귤을 후식으로 먹고 있었다.
“오늘 반찬은 생선조림이랑 도토리묵, 깍두기에 된장국이에요. 생선조림이 제일 맛있었어요.”

7살 이현민 군은 많이 먹어서 빨리 어른이 될 거라며 환하게 웃는다.

◆식재료, 농가에서 직접 공급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요즘 아이들은 자기입맛에 맞는 음식에만 익숙해지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햄버거, 라면 등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 증가로 최근 10년새 소아청소년비만율은 2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맞벌이부부의 증가로 아침을 거르고 유치원으로 발길을 옮기는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의 영양상태 불균형은 심화되고 있다.사랑유치원은 이 같은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음식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다. 대신 아이들이 먹기 꺼려 하지만 몸에 좋은 나물, 시래기 등 전통식재료를 활용한 제철 메뉴를 주로 제공하고 있으며 조미료와 설탕을 일체 사용하지 않은 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비록 점심 한 끼를 제공하고 있지만 교사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올바른 식생활 교육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사랑유치원의 주요 식재료는 충남지역의 농가에서 직거래로 공급되고 있다. 대규모로 농사를 짓고 있는 지인과의 공급협약을 통해 쌀을 비롯한 감자, 양파, 깨, 마늘, 고춧가루 등 싱싱하고 안전한 농산물이 공급되고 있는 것. 현지 농가에서는 사랑유치원에 공급되는 식재료를 재배하는 논과 밭이 따로 있어 매년 안정적으로 아이들에게 건강한 급식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있다.

◆맞춤형 식습관 개선 ‘괄목’

원생들 개개인에 대한 식습관 개선 교육도 눈에 띈다. 각 반별로 아이들의 잔반을 점검해 비선호 음식을 교사들이 직접 확인함으로써 이후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아이들이 해당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특히 점심식사 전 간식으로 매일 오전 10시경에 볶은 멸치와 콩을 우유와 함께 섭취토록 하고 있는데 이는 아이들의 성장을 견인하는 탁월한 요소로 확인되고 있다.
조경숙 사랑유치원 원장은 “가정에서는 영양가가 풍부한 콩과 멸치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습관으로 만들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라며 “매일 같은 시간에 또래 아이들이 함께 먹는 유치원의 특성은 이를 가능하게 해 줄 뿐 아니라 점심을 먹을 때의 포만감도 덜어줘 식사량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원생들이 졸업할 때쯤이면 타 아이들보다 신장 등 성장속도가 월등히 좋은 것이 확인되고 있어 타 유치원 원장을 만날 때면 적극적으로 권장한다는 것이 조 원장의 설명이다.이와 함께 오후 늦게까지 유치원에 남아 있는 종일반 원생들을 위해 4시쯤 제공되는 간식으로 수제비나 호박죽, 팥죽 등 손이 많이 가 가정에서 조리하기 어려운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영양상태를 극대화하고 있다.

◆당일 구매재료 당일 소진 원칙

식재료의 안전한 사용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사랑유치원은 당일 아침 구매한 식재료는 당일 소진한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위생적인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120명의 원생이 먹을 식재료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조 원장은 3년째 사랑유치원에서 근무 중인 조리사와 매일 점심식사를 하면서 식재료의 적정량을 파악할 뿐 아니라 안전한 급식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조 원장은 “입학상 담을 하다보면 냉장고 문을 열어보는 학부모를 만나기도 한다”며 “학부모들의 아이들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위생수준 유지는 기본”이라고 강조했다.사랑유치원은 급식을 통한 식생활 교육은 물론 원생 개개인별로 상자텃밭을 가꾸도록 함으로써 먹을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효과적으로 인식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개인별로 고추나 배추, 토마토 등을 심고 키워 직접 급식으로 먹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먹을거리에 대한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된다.

인/터/뷰 조경숙 사랑유치원 원장

지난 2005년부터 6년째 사랑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 조경숙 원장은 ‘원생들에게 좋지 않은 음식을먹이지 않는 것’에서부터 식생활 교육은 시작된다고 교육철학을 설명한다.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줘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는 마음이 크죠. 그러다보니 인스턴트 음식에 익숙해져 정작 몸에 좋은 음식을 먹지 않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비록 점심 한 끼를 제공하고 있지만 몸에 좋은 음식에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유치원 급식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조 원장은 싱싱한 제철 식재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주변환경도 사랑유치원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10분 거리에 청량리 경동시장이 자리 잡고 있어 일주일에 수차례 새벽 장을 보러 나갑니다. 이제는 단골가게들이 생겨서 신뢰를 바탕으로 질 좋은 식재료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조 원장이 주변 환경의 도움만으로 급식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조 원장은 개인적으로 서울 인근에 직접 친환경농산물을 재배할 수 있는 농장을 분양받아 아이들을 위한 체험교육장으로 활용함은 물론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급식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친환경농장에서 아이들이 직접 기른 농산물로 김장을 하고 반찬을 만들면서 아이들의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도 배가되는 효과가 있죠.”특히 조 원장은 유치원급식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확대될 때만이 안전성은 물론 영양까지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서울시내 유치원 1/3 가량에 오븐기가 도입된 것이 유치원급식 지원의 전부입니다. 급식비는100% 수익자부담이죠. 식재료나 인건비에 대한 지원을 실시해 안전한 급식재료가 유치원에 공급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글_ 이진욱 기자 lju@fsnews.co.kr 사진_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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