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반짝거리며 날아다니는 반딧불은 아름답다. 이렇게 아름다운 반디는 청정지역에서 서식하는 환경지표곤충이다. 반딧골로 불리는 무주군은 매년 반딧불축제가 열릴 정도로 자연환경이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이다. 이곳 무주군의 학교 영양(교)사들이 모여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급식 레시피 개발에 나섰다. 환하게 빛나는 반딧불처럼 친환경 급식을 지켜나가는 ‘반딧골 건강지킴이’들을 만나본다.
지난달, 토요일에도 무주군의 학교 영양(교)사들은 분주하다. 매달 학교 영양(교)사 학습동아리인 ‘반딧골 건강지킴이’의 모임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은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로 모였다. 식탁 위에는 전라북도 무주군의 특산물인 ‘블루베리’가 가득 담겨 있다.
◆ 원산지 분명한 로컬 푸드로 아이들 건강 지켜
전라북도 무주군은 친환경농업지역으로 선정된 우수한 농축산물 산지다. 그러나 유통단계가 체계적이지 못해 지역농산물을 학교급식에 이용하기에는 납품단가가 다소 높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주군 학교 영양(교)사들이 모여 올해 4월 ‘반딧골 건강지킴이’를 만들었다. 원산지가 분명하고 신선한 로컬 푸드의 사용으로 아이들 건강을 지키고 지역경제도 살리자는 것이다.
반딧골 건강지킴이(이하 반딧골지킴이)는 정기적으로 모여 학교급식에 로컬 푸드의 이용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레시피를 개발한다.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모임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강창수 무주군청 계장이 무주특산물의 현황을 자세히 알려주는 외부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레시피 개발에는 무주군 농업기술센터의 ‘무주지역 반딧골 건강기술 요리 연구회’의 도움을 받고 있다.
◆ 매달 식재료 선정, 레시피 개발로 적극 활용
반딧골지킴이는 매달 제철식품을 골라 선정하고 학교급식에 적극 활용한다. 회원들은 학교에서 식재료 검수시 원산지 표시가 잘 보이도록 찍은 사진과 해당식품이 사용된 주간식단표를 온라인 카페에 올려 자료를 공유한다. 8월의 식재료로 인삼, 감자, 블루베리, 더덕 등이 선정됐다. 특별히 회원들은 기존의 학교 급식에 많이 활용되지 않는 블루베리에 주목했다. 블루베리잎을 활용한 차와밥, 블루베리로 만든 잼, 생크림 등을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연구 결과, 블루베리잎차는 눈에 좋고 몸의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보리차 대용으로 활용방안이 높았다. 윤현영 반딧골 건강지킴이 회장은 “아이들이 평소 집에서 먹던 로컬 푸드로 급식을 하면 원재료에 대한 거부감 없이 잘 먹는다”며 “지난달에는 무주 특산물인 참마를 활용해 마밥, 마샐러드 등 새로운 메뉴를 제공했더니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 섭취율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 학교·군청·농민이 협력해 지역 경제 살려
반딧골지킴이가 로컬 푸드의 활용방안을 논의할 때 우선적으로 제기된 문제는 유통이었다. 학교급식에 납품되는 식품이 무주지역 생산물인지 확인하기 어렵고 소량 구입의 문제도 있었다. 반딧골지킴이는 먼저 무주지역의 생산지 확인이 가능한 달걀, 찹쌀부터 사용을 늘렸다. 이와 함께 반딧불 유통사업단과 협의하여 원산지 확인과 공급 가격 문제를 풀었다. 시세를 적용한 단가를 유통사업단과 미리 협의한 후, 유통사업단이 농가에서 직접 구매해 학교 납품업체에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글_ 이제남 기자 ljn@fsnews.co.kr 사진_ 반딧골 건강지킴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