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한 자세로 본분을 다할 때 ‘안전’이 완성된다
청렴한 자세로 본분을 다할 때 ‘안전’이 완성된다
  • 안전보건공단 서울지역본부 이충호 본부장
  • 승인 2016.06.21 2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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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19세 젊은 청년이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사고로 4명이 목숨을 잃고 10명이 부상을 당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경북의 제지공장에서는 탱크를 청소하던 근로자 2명이 질식하여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우리 주변에 대형 사고를 겪을 때마다 정부와 기업은 재발방지와 안전수칙 및 매뉴얼의 정비, 각종 제도를 보완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사고원인에 따른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도 시간이 지나면 이를 관리할 능력과 실천 의지의 미흡으로 일터에서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사고의 원인을 안전업무의 외주화, 작업규정 및 안전수칙 미준수 등에서 찾고는 있지만, 이는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안전 우선에 가치를 두기 보다는 경제적 비용, 이윤 극대화, 시급성 등에 가치 기준을 두는 사회 풍조가 만들어내는 우리의 슬픈 현실인지도 모른다.

지난해 울산지방법원에서는 잇단 사망사고에 따른 재판이 있었다. 이날 재판을 담당한 판사는 우리나라의 사고 빈발에 가장 큰 원인으로 거론되는 ’위험의 외주화‘가 이 사건에도 모습을 드러냈다며 대기업이 위험한 작업을 헐값에 사내하청에 넘기고 하청업체는 안전관리보다 작업 일정에 치중하느라 사고를 내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에는 비용만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우리 모두가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변화시키기 힘든 오래된 잘못된 관습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우리 사회는 가치의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다시금 고민해야 한다. 안전은 청렴과 함께하지 않으면 그 실행력을 담보할 수 없다.

‘청렴’은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재물 따위를 탐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라 하고 ‘안전’은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이 편안하고 온전한 상태를 말한다.

‘청렴’과 ‘안전’의 두 단어는 서로 이질적인 개념으로 생각될 것 같지만 일터에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청렴의 자세로 맡은바 본분을 다할 때 비로소 ‘안전’이 실현될 수 있는 것처럼 안전은 청렴에 기초해야 그 완전성이 빛을 발할 수 있다.

단지 뇌물과 향응을 제공받지 않는다 해서 청렴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기업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지만 비용만 생각하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이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는 자세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또한 근로자 스스로도 주어진 안전장구를 갖추고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함은 당연하다.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재물 따위를 탐하지 않을 때 비로소 원칙이 바로 서고, 원칙이 바로 설 때 작업장에서의 안전이 확보될 수 있다.

전시도 아닌데 안전이 확보되지 않아 목숨을 걸고 일을 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생명과 안전보다 돈과 시급성을 우선 시하는 문화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산업 현장의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없다.

청렴은 재물 따위를 탐하지 않는 마음뿐만 아니라 원칙과 절차에 따라 일터에서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시 하는 가치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청렴과 안전은 함께 가야 할 가치인 것이다.

우리 모두가 청렴에 기초하여 맡은바 본분을 다할 때 비로소 일터에서의 안전이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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