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정성 가득…외부인도 ‘북적’
맛과 정성 가득…외부인도 ‘북적’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8.12.0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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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메뉴로 인기…잔반 줄이기 ‘나마스떼의 밥그릇’ 캠페인도

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면서 경제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요즘, 얇아진 지갑의 직장인들이 저렴한 단체급식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과 방송의 중심가 여의도의 사정도 마찬가지. 23년 경력 조리장과 11년 경력 영양사의 정성이 들어간 MBC 구내식당(이하 단체급식소)은 MBC 직원뿐만 아니라 외부인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나마스떼의 밥그릇’ 캠페인도 최근 실시하고 있다. 맛과 정성, 그리고 뜻이 있는 MBC 구내식당을 찾아갔다.

 

 

오전 11시25분. MBC 단체급식소의 점심은 11시30분부터 시작되지만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방송용 장비를 들고 오는 사람부터 주변 금융 회사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단체 급식소를 찾았다.
여의도의 MBC 방송센터 지하 1층에 있는 MBC 단체급식소는 오픈형 공간으로 방송국 직원이 아니어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4,000원의 식비 역시 MBC 임직원과 외부인 모두에게 똑같다.

오전 11시40분. 점심을 시작한 지 10분밖에 안 지났는데 단체급식소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단체급식소는 보통 한식과 양식 두 가지 메뉴를 제공한다. 배식하는 메인 메뉴와 별도로 세 가지 이상의 반찬과 샐러드바를 제공하고 있어 식판에는 다양한 메뉴로 채워진다.방송국 근처 회사에서 왔다는 이희선 씨는 “주변에서 4,000원에 이렇게푸짐한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여기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전 11시50분. 여전히 단체급식소는 만원이다. 이런 와중에 식판 반납구 옆에서 조국환 단체급식소 조리장은 잔반을 많이 남긴 이용자에게 “다음부터는 드실 양만 가져가셔서 잔반을 남기지 말아주세요”라고 말했다.
이곳 단체급식소는 지난 8월의 ‘그린데이’ 캠페인에 이어 최근 ‘나마스떼의 밥그릇’ 캠페인을 연속 시행하면서 잔반 줄이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 ‘나마스떼의 밥그릇’으로 나눔의 미덕 실천

점심을 마치고 식판을 치우러 가던 한 이용자가 반납구 옆에 위치한 ‘나마스떼의 밥그릇’이라 불리는 저울 앞에 섰다. 국그릇에 모은 잔반을 저울왼편에 놓고, ‘40g’이 적힌 나무모형을 저울 오른편에 올려뒀다. 오른편이 아래로 내려가자 표정이 밝아졌다. 잔반이 40g 이하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용자는 왼편이 아래로 내려갔다. 조금 난감해하던 그는 이내 ‘나마스떼의 밥그릇’ 저울에 달린 모금함에 1,000원을 넣었다.
이처럼 현재 이곳 단체급식소는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나마스떼의 밥그릇’이라는 잔반 줄이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잔반도 줄이고, 자발적으로 내는 벌금으로 서남아시아 수해피해자들을 돕는 사랑의 자선활동을 겸하고 있다.
MBC 직원인 서지영 씨는 “잔반 무게와 상관없이 1,000원을 넣은 적이 있다”며 “잔반도 줄이고 사랑도 나눌 수 있기에 가끔씩 모금함에 1,000원을 낸다”고 전했다. 세 달째 계속되는 잔반 줄이기 캠페인을 통해 잔반량이 많이 줄어들었다. 실제 ‘그린데이 캠페인’이 시작되기 전 개인당 150g 정도였던 잔반량이 현재 80g 수준으로 줄었다. 일일 잔반량도 80kg 이상에서 현재 40kg 대로 줄었다.
이지영 영양사는 “지난 9월 초 일산 MBC 드림센터가 생기면서 이용자가 200명 정도 줄어든 것을 감안해도 잔반 총량이 크게 줄었다”며 뿌듯해했다.

◆ 23년의 맛과 정성이 담긴 식판

잔반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캠페인의 위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곳 단체급식소의 음식이 맛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연예인을 만날수 있다는 기대감에 구내식당을 자주 찾는 다는 한 여중생은 “음식 맛에 반했다”는 평을 남겼을 정도다.
이지영 영양사는 “음식이 맛있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며 “모두 회사의 아낌없는 지원과 실력 있는 조리사들의 정성 덕분이다”고 강조했다.
MBC는 단체급식소를 23년째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MBC가 임직원 복지차원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이윤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하루 세끼를 제공하며 식비로 걷는 4,000원(조·석식은 3,000원)은 전액 식재료 구입에 투입된다. 음식 맛의 기본인 식재료 자체가 신선하기 때문에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단체급식소가 문을 열 때부터 함께한 조국환 조리장은 “30여 명의 조리사가 대부분의 음식을 직접 만든다”며 “김치도 손수 담근다”라고 말했다. 맛의 비결은 조리사들의 실력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조국환 조리장은 모호텔에서 조리사로 일한 경력이 있고, 동료 중에 몇 명도 호텔 조리사 출신이란다.
MBC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하숙자 씨는 “주 3, 4회 단체급식소를 이용하고 있다”며 “올해 특히 샐러드바가 생겨 맛과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글 _ 김홍천 기자 syagerl@naver.com 사진 _ 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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