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의 웰빙식단…지역주민도 즐겨찾아
3000원의 웰빙식단…지역주민도 즐겨찾아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3.27 17: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Food Tech 서초구청 구내식당

단돈 3,000원으로 유기농 쌀밥에 6가지의 반찬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서초구청 단체급식소다. 서초구청 단체급식소 즉, 구내식당은 안전한 식재료로 만든 급식을 파격적인 가격에 제공해 서초구청 직원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 현장에 찾아가 직접 맛을 보고 왔다. 유기농 쌀로 지은 차진 밥을 꼭꼭 씹어 먹으니, 몸이 건강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반지르르 윤기 나는 유기농 쌀로 지은 밥 위에 각종 국내산나물과 달걀프라이가 올라간다. 달걀노른자의 모양이 그대로 살아 있어 침이 꼴깍 넘어간다. 오늘의 메뉴는 비빔밥, 달걀프라이, 배추된장국, 요구르트, 포기김치다. 추가식으로 두부조림도 나온다.
서초구청 구내식당에는 이렇게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식사를 하기 위해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복작거린다. 이곳을 이용하는 구청직원 외에 약 350명의일반인들이 그 맛의 소문을 듣고 찾아오기 때문이다. 구청직원은 2,000원, 일반인은 3,000원에 이런 웰빙식단을 맛볼 수 있다.

 

◆ 안전한 식재료로 만든 맛있는 밥상


2007년 1월 새롭게 문을 연 서초구청 구내식당 ‘아방세홀’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1식 6찬의 식사를 뷔페식으로 먹을 수 있다.특히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 더욱 입소문이 났다.
박성중 서초구청장은 특별히 ‘좋은 쌀에 좋은 김치’를 강조해 구청급식에 유기농 쌀과 국내산 김치만 사용한다. 유기농 쌀은 당연히 일반미보다 단가가 비싸다. 하지만 박 청장은 ‘직원들에게 잘해줘야 직원들이 구민들에게도 잘해준다’는 믿음을 가지고 유기농 쌀을 고집했다.
그래서 식당 이름도 ‘아방세홀’이다. 이덕행 서초구청 총무과후생복지팀장은 “‘아방세’는 스페인어로 ‘재충전’이라는 뜻”이라며, “열심히 일한 직원들이 식당에 와서 좋은 음식을 먹고 재충전하라는 의미로 이렇게 이름 붙였다”고 한다.
저렴한 식비를 받고 어떻게 이렇게 품질 좋은 급식을 제공할 수 있을까? 황채연 총무과 주임은 직영으로 운영하기에 가능하다고 전한다. 황 주임은 “직영이라서 수익을 남길 필요가 없고, 식수가 많아 오히려 원가를 최대한 절약할 수 있다”며 “일부 모자란 부분은 매점 운영을 통한 수익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비법을 알려줬다.
서초구청 구내식당은 백반, 갈비탕 등 한식을 주 메뉴로 한다. 젊은 직원들의 기호를 고려해 한 달에 한번 돈가스를 제공하는데, 이것이 별미다. 잠원동에 있는 유명 돈가스집에서 맛의 비밀을 배워 와 조리한 것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서울시청 근처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에서 조리 노하우를 배워 온 북엇국도 맛이 좋아 인기라고 한다. 이렇게 영양사와 조리사들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직원들의 구내식당 만족도는 급상승했다.

 

‘조리실명제’를 도입하여 급식만족도 높여

식당 입구에 ‘서초구청 구내식당 만족도 조사’라는 게시판이 있다. 쌀밥, 김치, 나물 등 각각의 메뉴에 담당 조리사 이름과 사진이 붙어 있다.
식당을 이용한 고객들은 밥을 먹고 난 뒤, ‘맛있어요’와 ‘별로에요’ 중 하나를 선택해 표시한다. 이렇게 이용자들의 의견을 모은 후, 품평회를 열어 좋은 평가를 받은 조리사는 포상하고, 불만이 많이 나오는 음식은 메뉴에서 제외한다.
지난달 16일부터 서초구청 구내식당은 이처럼 ‘조리실명제’를 도입했다. 조리사별로 담당 메뉴를 정해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급식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직원들에게 더욱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 서초구청 총무과 후생복지팀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다. 이덕행 서초구청 총무과 후생복지팀장은 “일단 불만이 나온 음식은 보완해서 다시 한 번 제공하고, 그래도 반응이 안 좋으면 메뉴에서 뺄 예정”이라며, “현재 김치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아 일단 김치 납품업체에게 경고 조치를 한 상태인데, 향후 시정이 안 될 경우 다른 업체로 교체할 것”이라고 했다.

 

구내식당에 주부 모니터요원이 있다?

특이하게도 서초구청 구내식당에는 주부 모니터요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직원들이 좋아하는 메뉴에 대한 의견을 받기 위해 지난해부터 주부 모니터링 제도를 실시한 것.특히 서초구청 구내식당에서는 영양사가 식단을 단독으로 짜지 않고, 주부 모니터요원들의 적극적인 의견을 받아들여 식단을 구성한다.
주부 모니터요원들은 매달 외부에서 식단을 추천 받고 이를 검토한 후에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희망하는 메뉴를 영양사에게 전달한다. 이를 전달받은 영양사는 칼로리, 식재료 단가 등을 고려해 식단을 구성한다. 이렇게 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다 보니 만족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주부 모니터요원은 각 과에서 추천을 받아 12명을 선발한다.모니터요원은 3개월에 1번씩 교체해 전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고루 반영한다.

 

 

서초구청 _ 이덕행 총무과 후생복지팀장

‘구내식당 휴무제’ 도입해 주변 식당가 보호
경기침제로 어려워진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최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구내식당 휴무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값싼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주변 식당들이 어려움을 겪자,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의무적으로 외식하는 날을 지정해준 것이다.
서초구청 구내식당 ‘아방세홀’은 이미2년 전부터 ‘구내식당 휴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2007년 1월 ‘아방세홀’이 처음문을 연 뒤, 지역주민들까지 구내식당으로 몰려들자 주변 식당가에서 불만을 토로했다.

서초구청은 이러한 의견을 받아들여, 2007년 5월부터 ‘이트아웃 데이’(Eat out day)를 만들었다. 매달 첫째, 셋째 금요일점심에 한해 각 국별로 조를 짜서 외식을 한다. 식당을 아예 하루 쉬면, 조리사들 임금문제도 있고 외부인들이 잘 모르고 찾아오는 경우도 있어 직원들이 나눠서 외식을 함으로써 부담을 줄였다. 주변 상권을 보호하고, 내부 직원들의 편의도 최대한 고려한 상생전략이었다.
이덕행 총무과 후생복지팀장은 “처음에는 구청직원들이 외부 식당에서 점심 먹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꼈지만,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글_이제남 기자 ljn@fsnews.co.kr 사진_이구희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