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감동을 만나다
또 다른 감동을 만나다
  • 서울대학교사범대학 부설여자중학교 이영희 영양교사
  • 승인 2016.07.25 1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영희 영양교사서울대학교사범대학 부설여자중학교
우린 그랬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음식들을 만나며 학교급식활동이 몸의 건강과 함께 마음도 건강하게, 그야말로 심신의 건강을 위한 일이 되도록 하자고.

서울시교육청은 학교급식에 대한 신뢰도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하여 삼성동 코엑스에서 학교급식박람회를 개최하였다. 학교급식을 이해하고 각자가 자기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테마별로 나눠 운영하였는데, 그 중에 우리 서울영양교사(푸드표현동아리)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음식! 우리에게 말을 걸다’라는 주제로 채소, 과일 및 곡식으로 표현하는 식생활상담 ‘푸드테라피 체험존’을 진행하여 학생, 학부모, 학교급식 관련자와 전공학생, 시민들을 직접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

‘푸드테라피’의 의미는 광범위하게 이해되고 있다. 직접 식재료의 성분을 섭취함으로써 나타나는 치료의 효과를 말하는 등 여러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이번 행사에서는 음식재료를 직접 손으로 느끼고, 냄새를 맡고, 직접 만든 음식을 먹어보는 등 오감을 이용해 요리하고 먹는 과정에서 마음을 열고 치유하는 ‘푸드표현식 생활상담’의 의미가 부여됐다.

실제 학교에서 비만학생과 편식학생의 영양상담을 푸드표현으로 시행했더니 식재료가 주는 친근함이 학생들의 마음을 쉽게 열게 했다. 또 싫어하는 식재료도 자신이 요리하면 편식교정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특수학생 또는 선도가 필요한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뿐만아니라, 환경교육 등 여러 교육활동에도 푸드표현 상담이 활용되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심신 건강을 위한 학교급식을 위하여 ‘푸드표현식 생활상담’을 널리 알려나가고 있다. 이번 서울학교급식박람회에서 활동사진 자료를 전시하며 채소·곡식·과일 등의 식재료와 함께 만났던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다.

단체로 온 초등학교 학생들은 똘망똘망하고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로 왔다가 이내 신기하고 재미난 경험으로 얼굴에는 가득 미소짓는다.

자녀를 지켜보는 학부모는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 눈빛으로 왔다가 곧 신뢰의 눈빛으로 변한다.

고 3학생은 자신의 진로와 사회에 대한 진지한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하고, 식품영양학과 학생들은 식재료를 만지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맘이 편해졌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초보 영양교사는 남들에게 말하지 못한 애환까지 쏟아내고, 서로 공감하며 함께 눈물 글썽이기도 했다. 처음 만난 낯선 사람에게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열고 이야기 할 수 있게 하는 ‘푸드표현 상담’이였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진행을 맡은 ‘푸드표현 동아리’ 선생님들에게도 소중한 기회였다. 자신 없던 마음에 ‘사람과 사람의 만남’의 의미를 새롭게 알게 하고,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었다는 보람은 진심으로 함께 하고자 할 때 같이 나눌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물로 받은 것 같다.

바쁜 일상 속에서 푸드표현 상담공부를 하고, 학교현장에서 더욱 효과적인 식생활상담을 위해 서로 경험을 나누며 진화하는 학교급식이 되도록 노력하는 우리에게 3일간의 ‘푸드테라피 체험존’에 시간들은 감동의 시간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