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한설희 교수팀, 광진구 치매 노인 1400여명 조사
운동과 담을 쌓고 지내는 등 신체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경우 중증 치매에 10배 더 잘 걸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교수팀은 "중증 치매 환자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고령자, 여성, 저학력자, 흡연ㆍ과음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 ▲신체 활동이 적은 사람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중증 치매 환자수에서 여성(454명, 81.9%)이 남성보다 월등히 많았고 비흡연자(502명, 90.6%)가 과거 또는 현재 흡연자(46명, 8.3%)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의 수(498명, 89.9%)도 과거 또는 현재 과음자(50명, 9.1%) 수의 거의 10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종류에 상관없이 하루 3잔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을 과음자로 분류했다.
이는 음주ㆍ흡연이 중증 치매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기 보다는 여성의 낮은 흡연ㆍ음주율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교수팀은 "음주ㆍ흡연이 치매에 미치는 역할에 대해선 아직 찬반양론이 있다"며 "금주ㆍ신체적 비활동ㆍ종교 활동 미참여 등 ‘사회적 아웃사이더’라면 (치매 진단 등) 의료 서비스를 제때 받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증 치매 환자 554명 중 신체 활동이 적은 사람은 509명(91.9%)에 달했다. 이는 신체 활동을 게을리 하면 중증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무신론자 또는 매주 1번 이상 교회ㆍ절을 방문하지 않는 등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은 67.1%(372명)였다.
한 교수팀은 "혼자 사는 노인에 비해 배우자와 함께 살거나 배우자 외의 다른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노인이 중증 치매를 가진 경우가 10배 이상 많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연령, 저학력, 낮은 사회적 교류, 적은 신체 활동, 가족과 함께 거주 등이 치매가 초기 상태에서 진단될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한 교수팀은 지적했다.
한 교수팀은 "독거노인은 모든 일상을 스스로 꾸려가야 하므로 자신의 인지능력 저하 등을 더 빨리 감지하게 된다"며 "가족과 함께 지내는 노인은 유교 전통에 따라 자녀 등이 대신 가사를 돌봐 줘 치매를 늦게 진단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번 연구결과(치매에 가장 취약한 도시 노인의 계층은?)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영문 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근호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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